
퇴사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저는 회사에 재직 중입니다. 개인적으로 1인기업에 관심이 있는데 퇴사 전에 제가 어떤 것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1인기업에 관심 있는 직장인들에게서 종종 듣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자신들의 직장생활이 타의에 의해 끊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위와 같은 고민을 한 번쯤 마음에 품곤 한다. 그런데 조금 포괄적인 질문이라 무턱대고 답하기는 어렵다. 이 질문에 적합한 답을 찾다 보니 네 가지 정도로 방향이 모아졌다. 나는 위와 유사한 질문들에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답하곤 한다.
1. 전문성을 키워라
첫째는 자신이 필요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누구나 1인기업으로서 필요한 역량이 있다.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역량도 필요하고, 이를 다시 강의나 컨설팅으로 풀어내는 역량도 있어야 할 것이다. 강의를 예로 들어보자. 예전에 일했던 곳에서 강의는 어떤 이에겐 즐거움이었고, 어떤 이들에겐 고생이기도 했다. 내게는 즐거움에 가까웠는데 언젠가 독립을 하면 결국 주 수입원은 강의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돈을 받으며 트레이닝을 하는 셈이니 그 이상의 좋은 훈련과정이 어디 있을까. 이처럼 어떤 구체적인 목표를 염두에 두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독립을 꿈꾸고 있는 영역이 지금 하는 일과 겹친다면 천운이다. 물론 그 천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독립을 위한 노력은 대부분 실제 업계에서 환영받는 역량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만약 지금 하는 일과 독립하려는 영역이 다르다면, 그때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흔히 전문가가 되기 위한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하는데 이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데 예전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보가 워낙 잘 개방되어 있고, 한 사람의 수련을 위한 시스템이 아주 훌륭하게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늘 아쉬운 것은 재직 중에 독립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인데, 스스로 시간을 만드는 것 외엔 해결법이 없다. 잠을 줄이건, 여가를 없애건, 가족과의 시간을 줄이건 선택은 자유지만,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을 가진 인간으로선 결국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늘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챙기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드라마 속 주인공 외에는.
2. 좋은 평판을 남겨라
둘째,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좋은 평판’을 남기라는 것이다. 조금 다른 각도로 말하자면 현재까지 지나온 과정에서 만났던 사람들이나 회사들을 언젠가 사회에서 다시 만날 때 내 우군이 될 정도의 관계와 평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다.
언젠가는 조직을 나와서 일하겠지만 만약 그 일이 예전에 했던 일과 같은 것이라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경험했던 회사들을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현재 좋은 평판을 만드는 것은 훗날 자기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설사 1인기업을 하려는 분야와 지금 하는 일이 다르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평판은 영역을 넘나들며 모르는 이에게까지 자신을 알리는 것이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부딪힐지 모른다.
그럼 좋은 평판을 남기기 위해서 뭘 해야 할까? 당연히 현재 직장에서 업무적으로 좋은 결과를 남겨야 한다. 1인기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결국 어디서든 잘했던 사람이 1인기업이 되어서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혹여라도 곧 독립해 1인기업을 할 예정이니 지금 일은 조금 소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 솔직히 창업을 말리고 싶다. 그런 사람은 험한 길을 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나온 과정들이 스스로를 돕지 못한다면 그냥 맨바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건 결단코 권할 만한 과정이 아니다. 1인기업도 창업인데 사람의 도움 없이 크길 기대한다면 그건 일종의 망상이다. 그러니 지금 그 자리에서 일단 열심히 하는 것이 좋다. 떠날 때 모든 사람이 아쉬워할 만큼.

3. 로드맵이 필요하다
셋째는 실행을 위한 ‘로드맵’을 짜는 것이다. 1인기업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리고 지금 재직 중이라면 어떤 과정을 거쳐 독립할지 자신만의 로드맵을 그리는 것은 필수다. 필요한 자격증, 꼭 해야 할 경험, 도움이 될 사람들과의 네트워크 등을 하나하나 잡고 실행해가다 보면 그 일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확신도 생길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현실에 수도 없이 많은 양보를 한다. 지금은 이래서 안 되고, 나중엔 저래서 안 된다. 머릿속으로만 계획한 상황이라면 실제로 행동했을 때 그 과정이 순탄하게 지켜질 가능성은 드물다. 만약 그 준비과정조차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안타깝지만 ‘다음 기회’가 정답이다.
로드맵을 그릴 때 중요한 것은 역순으로 계획을 짜는 것이다. 언제쯤 독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후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전 단계들을 상정하고 하나씩 밟아나가면 되는 것이다. 아래의 표는 예를 들어 로드맵 일정을 짜본 것이다. 이처럼 아주 단순한 형태라도 좋다. 자신이 갈 과정의 지표만 될 수 있다면 그 역할은 충분하다. 적어도 길을 잃고 헤매거나 실행 시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부작용은 막아줄 것이다.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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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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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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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담 분야 1인기업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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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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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간, 전문가 네트워크에 참여해 공동작업의 기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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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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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콘텐츠 확장, 심리검사 도구 관련 자격 취득, 책 집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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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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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상담사 자격증 취득, 관련 분야 회사 입사, 강의 시작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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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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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야 책 10권 이상 읽기, 온·오프라인 인적 네트워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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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능성을 실험하라
마지막 네 번째는 자신이 꿈꾸는 1인기업의 실질적 ‘가능성’을 실험하는 일이다.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직업을 선택할 때 대개 그 직업에 대한 이미지와 조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는 직업환경은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해보지 않으면 실체를 알기는 어렵다.
지인 중에 목수가 되는 꿈을 꾸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실제로 재직 중에 목공 교육을 받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가지고 와서 보여준 적이 있었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은 그가 그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파는 시도까지 해본 것이었다. 실제로 팔리더라는 말을 들으며 나는 그가 언제든 정말 독립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1인기업으로의 전환은 아주 특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 과정에서 실험한다는 것은 두 가지의 큰 장점을 제공해준다. 첫 번째는 내 역량에 대한 실험이다. 당연히 ‘직접 해본 사람’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실제로 자기가 상품화하고자 생각해온 것을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신감과 함께 추진력을 제공해주는 기회가 된다. 두 번째는 시장환경에 대한 실험이다. 이 시장이 평소 생각해온 것과 유사한지, 전혀 생각지 못한 난관을 주는 시장인지를 확인한다면 그에 미리 대비할 수 있다. 만약 오판임이 확실했다면 포기 역시 쉬울 수 있다. 안팎으로 이런 이점이 있으니 실험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미리 깊이 있는 실험을 해보는 이들이 많지 않다. 머리로, 혹은 하루 이틀의 경험을 가지고 실험이라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래서는 제대로 된 결론을 내기 어려울뿐더러 오판의 가능성만 키울 수 있다. 그러니 실험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음식점 같은 분야를 경험하려면 최소 3개월 정도는 겪어봐야 하고, 단발 프로젝트라면 다수의 경험을 해봐야 한다. 강의도 단발 프로젝트와 유사하니 시간을 두고 여러 번의 경험을 쌓아본 후 결단을 내리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이런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들이 많이 갖추어져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창업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마이샵온샵 같은 매장공유(혹은 점포셰어링) 사이트 등을 활용해 적은 위험 부담을 안고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다. IT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크몽 같은 재능마켓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1인기업 비즈니스로 활용 가능한지 확인할 수 있다. 강사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은 다양한 기관에서 강사 양성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니 그런 것들을 통해 실험해보면 시행착오를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시작 전 한 발을 더 내디뎌볼 수 있다면, 한 번의 실패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지금 딛고 선 안전한 곳에서 좀 더 용감하게, 깊이 있게 실험을 해보자. 1인기업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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