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업을 향한 편견
나는 청소일을 하면서 타인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았다. 단 한 번도 내 직업이 부끄러웠던 적이 없었다. 하면 할수록 전문적인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임을 느끼게 되었고, 그와 더불어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수준 높은 테크닉 또한 필요한 직업임을 느꼈기에, 오히려 이 일을 잘 꾸려 나가는 데 있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름 업체의 대표라고는 하지만 그 직종이 사람들이 무시하던 ‘청소’였기에 내가 업체를 운영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또한 편견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다른 품목 사장님들과 공동구매(신규아파트 입주자 공동구매박람회)를 하면서 만난 신규 입주 아파트 예비입주자 대표들, 그리고 수많은 고객도 ‘할 거 없어서 청소하겠지’라며 은근히 무시하는 태도를 종종 보이곤 했다. 그런 편견들을 신뢰로 바꾸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업체를 시작으로 청소시장이 기술적인 면에서나 서비스 면에서도 전문화되어 상향평준화되길 바랐고, 그로 인해 청소를 바라보는 사회적 편견들이 조금씩이라도 완화되어 청소도 그 어떤 분야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전문기술직업이라는 시각이 자리 잡길 바랐다. 지금도 그런 바람이 조금씩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 주변 사람들의 우려 때문에 나도 지레 겁을 먹고 이 직업에 대한 편견으로 첫걸음을 떼지 않았다면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을지 모르겠다. 8년이 지나 지금 청소 전문학원을 운영하기까지 과거를 되돌아보면, 어쩌면 그 누구도 워너비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는 직종이라서, 또 젊은 사람들은 선택하지 않는 직업이라는 편견이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나는 이 직업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청소를 처음 하기 시작할 때 선배들이나 다른 청소업체 사장님들은 내게 이렇게들 말했다. “고객들은 어디를 어떻게 해주는지도 모르는데 왜 그런 것까지 하냐”, “벽지에 닦을 게 뭐가 있다고 벽지까지 닦아 주냐”, “스팀 소독은 왜 하냐”, “서랍은 왜 완전히 빼서 안에까지 닦아주냐”, “청소할 줄 모르니까 장비만 저렇게 잔뜩 들고 들어가지.”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난감했지만, 조금이라도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었던 나의 고뇌가 이 일을 계속 해왔던 사람들에게는 전혀 환영받지 못한 일이었던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데 눈높이를 올리는 내가 못마땅했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곳만 대충 청소하던 청소업체들도 이제는 전반적으로 기술과 서비스들이 상향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또한 청소업도 전문적인 기술과 서비스 정신을 갖고 일해야 성공할 수 있는 분야라는 인식의 변화들에 조금이나마 일조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참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얼마 전 아주 오랜만에 훈련생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원장님 같이 똑똑하신 분이 왜 청소를 시작하신 거예요?” 나는 그리 똑똑하지 않다. 하지만 그 질문을 한 훈련생에게는 ‘청소를 하기에는’ 똑똑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를 배우고 있음에도 다분히 편견이 묻어나는 그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제가 똑똑한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똑똑하다면, 그래서 이 직업을 알아본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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