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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내 아이만큼은 나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

03. 세상이 원하는 아이로 키워라!

by BOOKCAST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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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전 조카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생일 당사자인 아이는 기억도 못 하겠지만 부모와 아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뜻깊은 날이다. 특별한 날인 만큼 부모도 아이도 한껏 차려입고 행사가 진행되었다.

마음을 울리는 음악에 맞춰 추억의 사진들이 띄워지고, 모든 이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그리고 마지막은 돌잔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돌잡이’가 진행되었다. 돌잡이는 ‘실, 돈, 곡식, 붓, 활, 책, 국수’ 등을 준비해서 어떤 것을 고르는지에 따라 그 아이의 장래 운명을 점치는 한국의 풍습이었다. 지금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돌잡이 용품도 다양해졌다. 주로는 부모의 취향에 따라 돌잡이 용품이 정해진다. 요즘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기본 구성은 ‘돈, 연필, 마이크, 청진기, 판사 봉, 명주실, 마패, 축구공’이다. 돌잡이란 것이 한 번에 성공하기가 어려워 사회자는 종종 진땀을 뺀다. 아이의 선택이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아 부모가 다시 하자고 하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돈이나 연필을 잡기를 바란다. 하지만 아이에게 돈과 연필은 어떤 흥미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아이의 손에 돈과 연필을 끝까지 쥐어준다. 그렇게 해야 아이가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거라는 무의식 속에 믿음이 있는 듯하다.

우리의 조상들은 왜 돌잡이를 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왜 그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을까? 아이가 무엇을 잡든 그것이 아이의 운명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시대가 변해도 부모의 마음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아이가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그 마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마음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가끔 그 마음이 욕심으로 얼룩지기 때문이다. 또는 부모의 편협한 사고에 의해 ‘세상이 원하는 아이’가 아닌 ‘부모가 원하는 아이’로 키우기 때문이다.

‘부모가 원하는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부모의 말에 순응하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아이일 것이다. 부모가 제시하는 방향에 따라 대학에 가고,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해 경력을 쌓는 아이일 것이다. 그렇게 안정적 삶이 확보되면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는 아이일 것이다. 물론 공부를 아주 잘해서 ‘사’가 붙는 직업을 갖는다면 더욱 흡족할 것이다. 아이들의 부모는 모두 다르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아이’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세상도 모든 부모가 원하는 그 아이를 원할까?

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한다. 영어 학원장이 왜 독서 모임을 진행하나 의아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 독서 모임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하나다. 아이를 도우려면 엄마를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각과 의사결정은 엄마의 생각과 의사결정을 뛰어넘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엄마가 생각을 바꾸고 확장하도록 돕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이 독서 모임을 MF Care (Mom’s Future Care)라고 이름 지었다. 나는 이 독서 모임에서 다양한 책을 다룬다. 영어 학원장이 이끄는 독서 모임이니 ‘영어 또는 교육’ 관련 책을 다룰 거라 예상했다면 아쉽게도 모두 틀렸다. 나는 ‘돈, 경제 그리고 인문’ 관련 책을 다룬다. 사람을 모르면 돈을 잘 벌 수 없고, 돈을 잘 벌지 못하면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어렵다. 그래서 ‘돈, 경제 그리고 인문’ 관련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혼자 다양한 독서를 하는 것도 충분히 좋다. 그러나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갖는다. 우선 독서 편식이 없어진다. 나는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독서 편식이 굉장히 심했다. 그리고 이러한 독서 습관은 나의 사고를 편협하게 만들었다. 편협한 사고로 내리는 결정이 최고의 선택일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많은 돈과 시간을 잃게 되는 경험을 했다.

독서 모임에 참여하는 것은 핵심을 요약하는 능력과 표현력을 키워준다. 혼자 독서를 할 때는 ‘아~ 그렇구나!’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독서 모임은 읽은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그렇기 때문에 요약하는 힘과 표현력이 향상된다.

마지막으로 독서 습관이 정착된다. 책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한 권 두 권 읽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한 독서는 의지의 힘만으로 부족하다. 독서 모임은 일정 분량을 먼저 읽고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독서를 할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이러한 독서 모임의 혜택을 원한다면 내가 운영하는 ‘MF Care’에 초대한다. 당신은 관점의 변화와 사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얼마 전부터 시작한 『이카루스 이야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 세스 고딘의 저서다. 내가 독서 모임 책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관점의 변화를 위함이었다.

당신은 그리스 신화인 ‘이카루스의 날개’를 알고 있는가? 미노스 왕의 미움을 산 다이달로스는 자신의 아들 이카루스와 함께 크레타 섬에 갇힌다. 하지만 손재주가 뛰어 난 다이달로스는 멋진 탈출 계획을 세운다. 새의 깃털을 모으고 밀랍을 녹여 붙인 후 날개를 만들어 섬을 탈출하는 계획이었다.

모든 탈출 준비를 마친 아버지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루스에게 신신당부했다. “너무 높게 날지 말거라. 태양 가까이 가면 밀랍이 녹을 수 있다. 그러면 날개를 잃고 바다로 떨어질 수 있다. 명심해라.” 하지만 이카루스는 하늘을 나는 게 너무 신기하고 황홀해 아버지의 말을 까맣게 잊었다. 그리고 그는 점점 높이 올라갔고 밀랍은 녹아내렸다. 그렇게 그는 날개를 잃고 바다에 떨어져 죽음을 맞이했다.

많은 사람은 이 이야기의 교훈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자만하지 말라.’ 등을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세스 고딘은 ‘너무 높게 나는 것’보다 ‘너무 낮게 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왜냐하면 낮게 날면 우리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안전하다는 생각은 긴장을 풀게 만든다. 하지만 너무 낮게 날다가 날개가 젖어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다.

세스 고딘은 우리 삶에 안락지대와 안전지대가 있다고 말한다. 안전지대는 삶과 비즈니스가 우호적인 환경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영역을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지대는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시대가 바뀌면 안전지대도 그에 맞게 옮겨 간다. 안락지대는 우리가 편안함을 느끼는 영역을 말한다. 이 영역에서 우리는 습관적으로 행동하면 된다. 그래서 어떠한 긴장감이나 두려움이 없다. 사람들은 안락지대를 좋아하고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우리의 삶은 이 두 영역을 조율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안락지대를 안전지대로 착각할 때 발생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안전지대는 옮겨갔는데 많은 사람은 안락지대를 안전지대라 착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머뭇거리며 안락지대를 붙잡는다.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저항하면서 말이다.

많은 부모는 자신의 삶뿐 아니라 아이의 삶도 안락지대에 가두려 한다. 그 영역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가 짜놓은 아이의 로드맵이 ‘안전한 길’이라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가? 내가 가보니 안전해서 아이에게 그 길을 권해주는가? 안타깝게도 안전지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옮겨간다. 부모 세대에 안전했던 길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관점을 추가해야 한다. 나의 눈이 세상의 눈을 따라갈 수 있도록 말이다. 바로 그때 우리는 ‘부모가 원하는 아이’가 아닌 ‘세상이 원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아이가 ‘안락지대’에 갇혀 ‘안전지대’로 가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또한 내 삶도 안락지대가 아닌 안전지대로 옮겨 가야만 한다. 그러니 끊임없이 배우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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