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초심으로 돌아가
그 일을 왜 시작했는지 목적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목적이 이끄는 삶을 살아라.
다음 일화는 내가 어렸을 때 캐럴 데이라는 여성이 그녀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캐럴 데이는 바로 내 어머니다.
1975년, 나는 다섯 살이었고 내 남동생은 두 살이었다. 간호사였던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는 그해 고아들을 구하기 위해 베트남 전쟁 막바지에 대혼란을 겪고 있던 사이공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두 사람이 참여했던 구조 프로그램의 이름은 ‘베이비리프트 작전’으로, 남베트남에서 수천 명의 고아와 어린아이들을 구출시켜 호주와 미국 그리고 그 외의 국가로 입양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되었다.
사이공이 북베트남 군대와 베트콩에 포위되어 함락되기 직전 두 명의 간호사가 미국에서 사이공으로 날아갔다. 두 사람은 밀반입한 돈으로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또한 폭격의 위협에도 목숨을 걸고 수백 명의 아기가 들어 있는 판지 상자를 제트기에 실었다.
실로 놀라운 이야기였다. 이는 굉장히 위험하고 험난한 여정이었다. 맨 처음 고아들을 실은 비행기는 이륙 직후 폭발했고, 비행기에 타고 있던 155명의 자원봉사자와 아기들은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는 나중에 직접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책을 쓰기도 했으며, 베이비리프트 작전과 관련된 많은 책과 다큐멘터리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소개되기도 했다.
나의 어릴 적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탑승객 명단에 어머니가 없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정신없이 전화를 걸던 가족의 모습이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는 그 비행기에 오르지 않았다. 나중에 어머니는 비행기 잔해에서 피어오른 검은 연기와 비행기가 어떻게 공격을 당해 추락했는지 자세히 이야기해주었다. 아마도 어머니는 혼란 속에서 두려움과 공포에 시달렸을 것이다.
추락사고 후 며칠이 지나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는 판지 상자에 나란히 누운 200명이 넘는 아기들과 함께 다른 비행기를 타고 사이공을 떠났다. 최종 이륙 허가를 기다리는 동안 자원봉사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24시간 내내 아기들을 돌봤다. 앉을 새 없이 수백 번 기저귀를 갈아야 했던 것 외에 다행히도 별다른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마침내 비행기는 미국에 도착했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들뜬 양부모들이 그들을 맞이했다. 베이비리프트 작전으로 인해 2,700명이 넘는 아이들이 구출되어 호주와 미국의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되었다.
목적이 확실하면 죄책감이 사라진다.
나이가 들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어머니는 어떻게 엄마를 필요로 하는 어린 두 자식을 집에 놔두고 그 험한 길을 떠날 수 있었는지, 죄책감 같은 것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위험한 여정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나와 동생을 놔두고 떠난 것에 대해 어머니에게 직접 물어봤다. 내 어려운 질문에 어머니는 괌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일어난 일을 들려주었다.
한밤중이었는데, 사이공에 가까워질수록 어머니는 불안해졌다. 사실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 기내 안을 돌며 탑승객들을 살피던 승무원이 잠에서 깨어 벌벌 떨고 있는 어머니를 발견했다.
승무원은 어머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몸을 낮춰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그는 어머니를 향해 미소를 지은 후 기분이 어떤지 물었다. 어머니는 승무원에게 온몸이 아프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죽을까 봐 두렵고, 가지 말라고 말리던 가족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한창 전쟁이 벌어지는 나라로 착륙이 가까워올수록 더욱 겁이 났다고 덧붙였다.
어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한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진 그의 말은 어머니가 다시 처음 계획한 목적에 집중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왜 자원봉사를 시작했는지 물었다. 어머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영원히 바꿀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이렇게 말했다.
“강해져야 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될 겁니다. 확신을 가지세요.”
그의 말을 들은 어머니는 바로 진정을 되찾았다. 문득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가족들이 아이들을 잘 돌보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우리를 놔두고 떠났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도 사라졌다고 했다. 그 후 어머니는 여정 내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으며, 죄책감이나 두려움을 느끼지도 않았다. 어머니가 내면의 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그 승무원이 도움을 준 것이었다.
어머니는 베트남에 도착했을 때 살아 있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승무원과의 대화는 어머니가 애초에 이 일을 왜 시작했는지 그 이유를 상기시켜주었다. 이렇듯 목적을 명확하게 알 때 두려움과 죄책감은 사라진다. 목적이 분명하면 해야 할 일에 보다 쉽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까지도 어머니는 사이공으로 떠났을 때의 모험을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으로 기억한다. 우리 모두 삶의 목적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훌륭한 일을 해내고, 쉽지 않은 모험에 도전하도록 채찍질하는 나만의 목적은 무엇인가? 때로는 초심으로 돌아가 그 일을 왜 시작했는지 목적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목적이 확실하면 죄책감을 버리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계발 > <내 안의 소음을 줄여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05. 결과에 집착하지 마라. (1) | 2022.10.21 |
---|---|
04. SNS에 가짜 행복을 연출하지 마라. (1) | 2022.10.20 |
02. 쓸데없는 장애물은 제거하라. (1) | 2022.10.18 |
01. 불필요한 죄책감은 벗어던져라. (0) | 2022.10.17 |
00. <내 안의 소음을 줄여라> 연재 예고 (0) | 2022.10.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