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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내 안의 소음을 줄여라>

06. 가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와라.

by BOOKCAST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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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세계와 연결을 끊고 대신 우리의 진짜 모습에
더욱 가까워지도록 노력하라.”

 

가상의 세계에서 빠져나와라.
어느 날 오후, 나는 ‘핵심 믿음’과 ‘정체성’, 그리고 이 두 가지가 ‘신념’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와테고스 베이의 주차장에 도착한 나는 아침에 콘퍼런스에서 강연을 마친 후 오후에는 글을 쓰면서 아주 멋진 자연경관을 즐길 생각이었다. 호주 전역을 여행하는 일은 그 자체로 엄청난 기쁨이다. 삶을 살아가기에 호주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훌륭한 곳이다. 한때 내가 이곳에 정착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나는 지금 이곳에서 살게 되었고 그러한 사실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45분여간 호주의 동쪽 가장 끝부분인 등대에서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았다. 햇빛이 반짝이며 부서졌고, 파도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한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등대 주변을 거닐다 보니 나 자신이 그 놀라운 풍광의 일부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내 주변을 감싸는 세상에 경외심이 들었고, 지금까지 살면서 걸어온 여정에 감사함을 느꼈다. 이처럼 의식이 완전히 깨어 있는 상태에서 주변 상황을 고스란히 느끼는 것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나는 종종 우리 사회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잃어버릴까 봐 두려워진다. 가던 길을 멈추고 가끔은 장미꽃 향기를 맡으라는 말이 상투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시간을 들여 주변에 있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 우려스럽다. 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도대체 왜 잠깐 멈추어 서서 주변을 살피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운 걸까? 기술을 기반으로 한 끊임없는 자극으로부터 한 발짝 떨어지는 것이 왜 이토록 어려울까?

그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얼마나 바쁜지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을 보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이야기 역시 얼마나 바쁘게 살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말도 안 되게 바쁘게 살고 있다. 사회 전체가 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복작거리는 출근길에서부터 끝날 줄 모르는 회의, 일정 그리고 마감일까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업무로 허우적거린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늘 소통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말이다. 요즘 사람들은 문자메시지, 이메일, 메신저, 인스타그램, 스냅챗 그리고 트위터 등을 통한 사회적인 교류에 크게 의지한다. 이는 곧 우리가 의사소통을 주고받고 반응하며, 또 피드백을 갈구하는 데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 이유는 우리가 예전에 비해 물리적으로 고개를 숙인 채 살고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만 타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몇몇 사람들만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할 뿐이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주변을 탐색하는 사람은 더욱 적다. 물론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나도 고개 숙인 사람들 중 한 명이니까.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놀랍고도 엄청난 미니컴퓨터다. 덕분에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보다 훨씬 더 많은 기술을 손안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고개를 숙이는 일이 많아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한편 스마트폰이 오히려 우리에게서 행복을 빼앗아간다는 의견도 충분히 납득이 간다. 실제로 예전보다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 늦기 전에 이러한 소음을 줄이고 우리 주변의 멋진 세상과 다시 교류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가상의 세계와 연결을 끊고 대신 우리의 진짜 모습에 더욱 가까워져야 하지 않을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자연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핵심 믿음을 가지고 있을까? 나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믿음을 원할까? 만약 주변의 아름다움에 경외심을 느끼는 편이라면 하루하루를 다르게 살아가기 위해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와테고스 베이에서 나는 자동차 뒷좌석에 있던 수건과 공책을 꺼내 해변으로 내려갔다. 선크림을 바르기는 했지만 제대로 바르지 않은 듯한 생각이 들었다. 해변까지 걸어가는 동안 따뜻한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으깨졌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해변에서 나는 빈자리를 찾아 수건을 넓게 깔았다. 그리고 몇 가지 생각을 적기 위해 공책을 꺼내 필기 준비를 했다. 매일 감사하는 마음과 모두가 겪는 분주함 사이의 관계를 나는 어떻게든 연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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