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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나에게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이야>

05. 남을 위해 나를 잃지 말기

by BOOKCAST 2022.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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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사람들 대부분은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고 챙긴다. 그리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양보한다. 가끔은 나를 포기하기도 한다. 이것을 ‘배려’라는 이름으로 포장한다. 나도 힘들고 아프고 지치고 눈물이 난다. 하지만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는 습관에 익숙해져서 자신을 돌보는 방법은 잘 모른다. 나는 점점 지쳐간다. 나의 존재감이 없어지는 것 같다. 남을 챙기는 것에만 바쁜 내 모습이 너무 안쓰럽다.

어린아이는 자신을 잘 챙긴다. 배고프다고 울고 잠이 온다고 칭얼댄다. 갖고 싶은 장난감이 있으면 장난감 가게 앞에 주저앉아 자신의 의견을 모두 표출한다. 이건 모두 자신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다. 어린아이는 자신에게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점 성장해가며 우리는 자신보다 남을 먼저 챙기고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더 많이 가진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 쓴다. 잘못된 평가라도 받으면 밤새 걱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생각한다. 그래서 정작 자신이 힘들고 지쳐서 아픈 것은 돌보지 못한다.

새벽 5시가 되면 딸아이가 잠을 깨서 뒤척이는 소리에 나도 같이 눈이 떠진다. 태어난 지 200일이 지난 예쁜 딸은 아침에 일어나면 아기 침대에 누워 혼자 방 안 곳곳을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며 웃고 있다. 나는 아직 잠이 덜 깬 눈으로 일어나서 딸의 얼굴을 마주 보며 같이 웃어준다. 이렇게 나의 하루는 시작된다.

아기가 먹을 이유식을 준비한다. “맘마 먹자.”라고 하면 내 말을 알아듣는 듯 함박웃음을 짓는다. 내가 숟가락을 입 근처로 가져가면 아기 새가 입을 벌리듯 너무 잘 먹어준다. 이런 사소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내가 직접 만든 이유식을 내 딸이 잘 먹어준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보람차다. 이런 행복한 기분 때문에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식단표에 맞추어 이유식을 직접 만드는 이유다. 재료 손질은 각 재료에 맞게 잘해야 하고 이유식 보관에도 신경을 잘 써야 한다. 물론 내가 더 바빠진 것은 맞다. 하지만 내 딸이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음식을 내가 직접 좋은 재료로 만들어주는 것이 아기 몸에 좋으므로 나는 잘 할 수 있다.

배부르게 먹인 후 트림을 시킨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육아가 시작된다. 진심으로 놀아줘야 한다. 성의 없이 하면 눈치 빠른 딸은 무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민망하고 분위기가 싸하다.

범보 의자에 딸을 앉힌 후 각종 장난감을 하나씩 꺼내서 보여준다. 노래와 반짝이는 불빛이 나오는 장난감은 손에 직접 들고 살랑살랑 흔들어준다. 딸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좋아한다. 알록달록한 책을 꺼내서 한 장씩 넘기며 보여준다. 그러면 책을 만지려고 손을 뻗는다. 만지고 싶어 하는 딸에게 책을 손에 쥐어주면 곧장 입으로 가져간다. 한두 살 아기들은 모든 것을 입에 넣어 탐색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아기들이 좋아하는 소리가 나오는 장난감을 들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나는 재롱 아닌 재롱을 부린다. 나중에 딸이 성장하면 이제 입장은 바뀐다. 딸이 내 앞에서 춤을 추며 재롱을 피울 것이다. 얼마나 사랑스럽고 행복할지 상상만 해도 너무 좋다.

이렇게 계속 놀아주는 것도 너무 오래하면 안 된다. 아기들은 집중력이 길지 않기 때문에 금방 지루해한다. 칭얼대면 딸을 안고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닌다. 베란다 밖을 보여준다. 자동차가 지나가는 것도 보여주고, 나무도 보여주고,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도 보여준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서울 남산타워도 보여주며 말한다. 이건 자동차, 나무, 구름, 남산타워 등등.

딸은 내 품에 안겨서 편안함과 포근함 그리고 안정감을 느꼈는지 곧 잠이 든다. 아기 침대에 딸을 눕힌 후 나는 2차전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집안일을 한다. 아기 빨래 정리하기, 젖병 씻고 소독하기, 아까 가지고 놀던 장난감 정리하기…. 아직 여기까지 밖에 하지 못했는데 낮잠을 자던 아기는 금방 일어난다. 조금밖에 안 잔 것 같은데 딸은 기분이 좋은지 나를 쳐다보며 해맑게 웃어준다. 정신없이 집안일을 하던 나는 딸이 한번 웃어주면 그대로 녹아버린다.

자고 일어난 딸을 위해 다시 이유식을 먹여주고 놀아주고 재우고 반복한다. 저녁 시간이 다가오면 목욕할 준비를 한다. 욕조에 목욕물을 받고 아기를 씻긴다. 발로 물장구를 치며 내 얼굴에 물을 다 튀게 한다. 내 옷에도 거품 물이 다 묻었다. 그래도 딸은 신이 나서 계속 물장구를 친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좋다. 같이 웃으며 “아이구 우리 딸 잘한다.” 칭찬하며 목욕을 마무리한다. 목욕 후 탈수 증상 때문에 분유를 꼭 많이 먹인다. 확실하게 트림을 시킨 후 잠을 재운다. 이제 밀린 집안일을 마음 놓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것을 마무리한 후 나는 아기가 자는 방에 설치된 홈 카메라를 켠다. 카메라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나는 책을 쓴다. 요즈음 뒤집기를 한창 하는 딸이 걱정되어 수시로 딸이 자는 방을 왔다 갔다 하며 몸을 돌려준다. 가끔 자다가 꿈을 꿔서 놀라고 무서워서 울 때가 있다. 그럼 안아서 다시 재운다. 홈 카메라를 통해 수시로 아기가 자는 모습을 체크해야 한다. 내 시간을 육아에 모두 쓴다. 나보다 아기에게 더 집중한다. 가끔은 배가 고파도 못 먹고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목이 말라서 물을 먹고 싶어도 참을 때가 있다. 종종 내 모습이 안쓰럽다고 느껴진다.

가끔 거울 놀이를 하려고 아기를 안고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여준다. 해맑게 웃으며 너무 좋아한다. 나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한번 웃는다. 나를 위한 응원과 격려가 담긴 웃음이다.

항상 아기에게만 신경을 쓰고 아기를 위해 집중한다. 대부분 사람은 지금 아기가 많이 어려서 당연히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한 것은 어디에도 없다. 왜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나의 모습이라는 것이 있고 내 존재라는 것이 있다. 자신을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된다.


현재 내가 하는 일은 육아다. 하지만 내 존재감을 상실할 만큼 아기를 돌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 나를 위해 칭찬도 하고 위로도 하고 보상도 해야 한다. 내가 기분이 좋아야 아기에게 더 잘한다. 내가 기분이 나쁘면 아기도 그 감정을 모두 느낀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사람에 대한 감정 그리고 느낌은 다 알고 있다.

나는 나를 위한 보상으로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있다. 지금은 아기가 어려서 무언가를 쉽게 할 수 없다. 하지만 아기는 성장하고 있다. 바르고 건강하게 키운 후에 할 것이다.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가지며 커피 한잔 마시기, 못 잤던 잠 푹 자기, 나무가 많은 곳에 가서 산책하며 멍때리기 등.

누가 보면 사실 별거 없다. 소소한 것들이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이다. 할 수 없어서 더 하고 싶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무언가를 자신에게 스스로 선물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자신이 가장 하고 싶고 그걸 했을 때 만족하는 보상을 하면 된다.

항상 남을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자신의 생각까지 남에게 지배되어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 매우 바쁘다. 남을 위해 무언가를 끊임없이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이 사회생활을 할 때 꼭 필요한 요인이긴 하다. 하지만 적당히 해야 한다. 너무 잘하는 것도 나중에는 자신에게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 남이라는 것은 언젠가 가면이 벗겨질 것이고 언젠가 자신을 버리거나 떠날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자신을 사랑하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나부터 사랑하자.

처음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씩 나를 칭찬해 주는 것부터 시작하자. 지금까지 너무 잘했고 앞으로도 잘 될 것이다. 남을 위해 나를 잃지 말자. 제일 소중한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다. 내가 좋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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