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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솔로 사회가 온다>

05.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 VS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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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와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가 바로 이런 속성 대 속성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혼자는 자녀를 낳지 않는 독신자가 미래에 자신의 아이가 낸 연금으로 걱정 없이 태평하게 사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나카노: 왠지 자식을 낳지 않으면 국민이 아니라는 듯한 말투네요.
 
아라카와: 그렇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죠. 하지만 독신자는 ‘내가 지금 내는 세금으로 당신 아버지도 생활하시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발전 없는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결혼이 당연한 시대였기 때문에 “알겠습니다. 결혼하겠습니다”라고 독신자 측에서 말했거든요. 그런데 독신자가 점점 다수파가 되어가고, 미래에는 인구의 절반이 독신자라고 하니 기혼자 측도 초조해지겠죠. 자신들이 어쩌면 소수파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바로 그 경쟁이 이뤄지고 있고, ‘독신은 악’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나카노: 반대 움직임이 있군요.
 
아라카와: 그렇죠. 바로 속성 대 속성 싸움이죠. 그 부분에서 서로 정의를 내세우는 겁니다.
 
나카노: 각자의 정의를 말이죠. 본인들은 기분 좋을지도 모릅니다만…….
 
아라카와: 솔로 입장에서 보면 갑자기 트집이 잡혀 뭔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지만,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웃음).
 
나카노: 상관없죠. 아이 안 낳는 여자를 마치 ‘악’처럼 말하지만, 연금 생활자와 비교하면 세금을 내고 있고, 아이 키우는 데 들어가지 않는 돈은 소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서로 인정하면 좋겠지만, 결국 모두 싸워 이겨서 쾌감을 얻고 싶은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아라카와: 거기에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싶은 부분도 있겠죠. 지지를 받지 못하면 자기들 수가 적어지니까요.
 
나카노: 자기 편을 늘려서 유대 안에서 안심하고 싶은 거죠.
 
아라카와: 집단이 작아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군요. 그 집단에 속해서 계속 안도감을 얻고 있던 사람은 집단이 없어질까 봐 매우 두려워하죠.
 
나카노: 국가나 집단을 위한 자기희생적 행위는 고귀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의 운명과 집단의 운명은 다릅니다. 한 인간의 무게를 소중히 여기는 사고방식과 공동체의 운명이 대치할 때, 사람들이 너무나 공동체와 동화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 공동체의 운명과 자신의 운명이 겹칠 때는 특히 더 위험합니다. 사회적 배제를 통한 쾌감을 느끼기 쉽거든요. 이른바 ‘비국민’이라고 분류될 법한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것이 정의가 되어버리죠. 혼자서만 덕을 보고 호화롭게 사는 놈은 맞아야 한다고 말이죠. 자아가 공동체와 동화된 사람에게는 공동체를 잃는 것이 가장 큰 공포가 됩니다. ‘모두’와 ‘세상’이라는 용어의 실체가 무엇인지 잘 모르면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목숨도 내놓으려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대가 개인보다 위에 자리 잡게 되는데요. 그러한 상황이 국가적 차원에서 일어날까 봐 매우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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