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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본삼국지 3>

11. 칼 한 자루 들고 쪽배 몰아 적진으로

by BOOKCAST 2022.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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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칼 한 자루 들고 모임에 가다 2

제갈근은 낭패한 기색이 가득해 다시 배에 올라 급히 제갈량을 찾아 서천으로 갔다. 제갈량이 마침 바깥 군들을 돌아보러 나가고 없어서 부득이 다시 유비를 찾아가 울면서 관우가 자기를 죽이려 한 일을 하소연했다.
“아우는 성질이 급해 그와 말하기가 지극히 어렵소. 자유는 먼저 돌아가시오. 내가 곧 동천과 한중 여러 군을 얻어 운장을 그쪽으로 옮겨 지키게 할 테니 그때는 형주를 내줄 수 있소.”

유비의 대답을 듣고 제갈근이 오로 돌아가 상세히 이야기하자 손권은 크게 노했다.
“자유가 이번에 거듭 뛰어다녔는데 혹시 모두 아우의 계책이 아니오?”

“아닙니다. 아우도 울면서 현덕에게 부탁해 겨우 세 군을 먼저 돌려준다는 허락을 받았는데 운장이 억지를 부리면서 내주지 않았습니다.”

“유비가 세 군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관리들을 장사와 영릉, 계양으로 보내겠소. 관우가 어찌하나 봐야지.”

손권은 제갈근의 식솔을 내보내고, 관리들을 세 군으로 보냈으나 며칠 안에 모두 쫓겨 돌아왔다.
“운장이 받아들이지 않고 가는 날 밤 쫓아냈습니다. 지체하면 죽인다고 했습니다.”

손권은 크게 노해 노숙을 불러 나무랐다.
“자경이 보증을 서서 내가 형주를 빌려주었소. 유비가 서천을 얻고도 돌려주지 않는데 어찌 앉아서 구경만 한단 말이오?”

“이 숙이 계책을 하나 마련하고 막 주공께 말씀드리려던 참입니다.”

“어떤 계책이오?”

“육구에서 모임을 열어 칼잡이들을 매복시키고 관우를 청합니다. 그가 오면 좋은 말로 설득하여 따르지 않으면 죽이고, 오지 않으면 바로 진군해 형주를 빼앗습니다.”

【육구는 육수가 장강으로 흘러드는 요충지로 오의 군사가 지키고 있었다.】

“바로 내 뜻과 같으니 곧 그대로 하시오.”

손권이 노숙의 꾀를 칭찬하는데 감택이 말렸다.
“아니 됩니다. 관우는 호랑이 같은 장수이니 보통 사람들이 미칠 바가 아닙니다. 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해나 입을까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질질 끌다가는 어느 세월에 형주를 얻겠소!”

손권이 화를 내더니 어서 계책을 시행하라고 명했다.
노숙은 육구에 가서 여몽, 감녕과 상의해 영채 밖 임강정에서 잔치를 베풀기로 하고 관우에게 초청장을 보냈다.
“자경이 청하니 내일 잔치에 가겠다.”

관우의 대답을 듣고 사자가 돌아가자 관평이 물었다.
“노숙이 청하는 데에는 좋은 뜻이 없는 게 분명합니다.”

관우가 웃었다.
“내가 어찌 모르겠느냐? 내가 세 군을 돌려주지 않으니 손권이 노숙을 시켜 강한 군사가 지키는 육구로 청해 형주를 돌려달라고 협박하려는 것이다. 내가 가지 않으면 그들은 비겁하다고 할 것이다. 내일 나는 칼 한 자루 들고 쪽배를 몰아 10여 명만 데리고 가서 그들이 어찌 나오는지 보겠다!”

“아버님은 어이하여 만금 같은 몸을 움직여 호랑이와 늑대 굴에 들어가려 하십니까? 큰아버님 부탁을 무겁게 여기는 행동이 아닐까 두렵습니다.”

“나는 천 자루 창이 찌르고 만 자루 칼이 찍으며 화살과 돌이 비 오듯 엇갈려 날아오는 싸움터에서도 한 필 말로 가로세로 누비며 사람 하나 없는 곳을 노니는 듯했는데, 어찌 강동의 쥐새끼들을 걱정하겠느냐!”

마량도 충고했다.
“노숙은 비록 점잖은 어른의 기품이 있으나 급하면 다른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장군께서는 가볍게 가셔서는 아니 됩니다.”

“옛날 전국시대에 조나라 인상여(藺相如)는 닭목을 비틀 힘조차 없는데도 민지의 모임에서 강국인 진의 임금과 신하들을 자리에 없는 듯이 다루었소. 그런데 나는 예전에 만 사람을 대적하는 법을 배우지 않았소? 이미 승낙했으니 신용을 잃어서는 아니 되오.”

【당시 진은 조보다 훨씬 강했다. 진의 소양왕과 조의 혜문왕이 민지에서 만났는데, 소양왕은 강한 국력을 믿고 혜문왕을 모욕하려 들었다. 그러나 조의 대신 인상여가 왕을 방어하면서 조금도 밀리지 않아 소양왕은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

마량이 귀띔했다.
“장군께서는 철저히 대비하셔야 합니다.”

“빠른 배 열 척에 강한 수군 500명을 숨겨 아들에게 강 위에서 기다리게 하면 되오.”
관평에게 분부했다.
“내 성이 적힌 깃발이 일어나는 것을 보면 곧 강을 건너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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