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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사람들은 왜 한 가지만 잘하는 식당을 찾을까?>

07. 소주잔을 깨뜨렸을 때, 식당 주인의 기발한 센스

by BOOKCAST 2020.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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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짐하고 또 다짐하고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내 마음을 담아 손님에게 기분 좋은 서비스를 하고자 마음먹고 시작한 지 약 한 달 정도 되었다. 몇 개의 버섯과 떡으로, 소주와 맥주로, 양을 2배로 넣은 김치말이국수로, 새싹쌈으로 손님에게 내 진심을 전했다. 간절하고 절실히 기다린 손님에게 우리 가게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많이 드셔 주셔서 감사하다고, 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내 진심을 전하고자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손님에게서 무엇인가 결과를 바라지 말자고 생각하지만 이런 나의 진심을 알고 손님이 자주 그리고 많이 와서 매출이 늘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생겨난다. 그럴 때마다 내 진심을 몰라줘도 상관없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했으니 그걸로 만족을 하고 행복을 느끼니 나는 그것으로 됐다.’라고 하루에도 수없이 되뇐다.

내어주는 손이지만 이 정도로 손님에게 보답하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겨우 이거라고 손님이 비웃지는 않을까? 진심이지만 오글거리는 그 멘트를 어떻게 하지? 그렇더라도 실천을 했다. 하다 보면 늘겠지. 또 조금씩 늘어감을 느끼고 괜찮게 하고 있다고 자신감이 찰 때쯤 내어주는 서비스에 어김없이 얼음장같이 차가운 반응들이 생겨나고, 내어주는 서비스에 별 반응이 없으면 이렇게까지 내가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도 조금씩 올라온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다시 내 진심을 전한다. 내 진심이 손님에게 전해져야 전쟁터와 같은 치열한 생존의 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처절한 마음 때문이다.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고마운 손님들

 

나의 이런 진심을 알아주는 손님들을 만날 때면 정말 행복하다. 그런 손님들이 내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전달해 주는 경우가 있다. 12 31 11시가 넘은 시간 아리따운 아가씨 4명이 고기를 먹으러 들어와서는 맛있게 먹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올해 마지막 고기를 우리 집에서 드셔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 드시고 2차로 나가서 또 고기 드실 거 아니니까 마지막 맞죠? 그런 의미로 맥주 한 병 서비스!” 하면서 맥주를 땄다. 그러면서 내년 첫 고기도 우리 집에서 드세요. 하하하.” 하며 한마디를 얹었다. 그런데 며칠 후 1 3일에 정말 그 손님들이 다시 재방문을 했다. 내가 했던 서비스와 멘트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진짜 첫 고기 약속을 지켜주셨네요. 그런 의미로 오늘도 맥주 서비스!” 하고 드렸다. 나를 기억해 주고, 그날의 자세한 멘트까지 기억해 준 손님이 그 기억을 가지고 다시 오는 것만큼 큰 선물이 없다. 나의 진심을 손님이 알아주는 것 역시 큰 선물이다. 이날 역시 이 손님들은 맛있고 즐겁게 많이 먹고 갔다. 많이 먹고 매출을 올려주고 가는 손님 자체가 선물이다.

서비스를 고민하고부터는 스스로 어떻게 서비스를 하고 멘트를 할 것인지 끊임없이 생각한다. 상황을 설정하고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할 멘트도 미리 준비한다. 회식 자리에서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면 취기가 오르면서 손님들 자신도 모르게 행동반경이 커진다. 그러다 보면 소주잔이나 맥주잔이 떨어져 깨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깨진 잔을 치우러 가면 손님들은 죄송해요.”라고 말한다. 나는 그때 부장님께 깨진 것도 아니고, 사장님께 깨진 것도 아니고, 소주잔이 깨진 것뿐인데 뭐 어때요. 이깟 소주잔 깨졌다고 미안해 마시고 기운 내시라고 사이다 한 병 서비스.”라고 멘트를 하려고 준비도 해놓았다. 최근 우연히 본 영상의 내용을 조금 각색한 것인데, 조만간 이 상황이 발생하면 적절하게 써먹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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