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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생각의 보폭>

07. 정보 과잉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by BOOKCAST 2022.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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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편리해서 잃어버린 생각할’ 시간

최근에는 이상한 일이나 모르는 일은 즉시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만일 도서관을 찾아서 조사해야 한다면 개관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그때까지는 수수께끼는 수수께끼인 채 그 사람의 머릿속에 방치된다. 따라서 조금은 자신의 머리로 수수께끼에 맞서는(혹은 멀거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즉시 검색할 수 있는 편리한 인터넷이 보급된 까닭에 ‘의문을 느끼자마자’ 자신의 머리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도 전에 인터넷에 접속한다.

 


이런 환경에서 추상적으로 생각하기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인 정보가 산더미만큼 있는 데다 너무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의 사회 환경이 이러하기에 사람들의 생각의 보폭은 좁아져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물며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수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생활환경이 실현되어 있다는 것도 한 가지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도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다.

이를테면,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요소는 점차 우리 주변에서 멀어지고 있다. 잘못 사용하여 사고가 일어난 경우에도 오히려 사전에 그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은 제품이나 사용설명서가 갖춰지지 않았던 데 잘못이 있다고 추궁한다. 무슨 일이든 기업이나 국가의 책임이 된다.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은 미연에 공공기관이 시장에 나오지 않도록 막는다. 만일 먹어서 병이 된다면 해당 기관을 고소한다. 먹을 때 좀 이상한 냄새가 났지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먹은 경우에도 그것을 먹은 본인에게 책임은 없다는 식이다.

사용법은 이미 상세한 매뉴얼로 친절하고 정중하게 설명된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있으면 그것은 옳지 않다고 여긴다. 하물며 글자가 작아도 읽을 수 없다고 불평하고, 전차 안이 시끄러워도 철도회사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런 사회에서 이런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자란다.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있다면 ‘이런 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털어놓는다. 굳이 불만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머리에서는 불만스럽게 생각한다. 화를 내면서도 자신의 머리로 그것에 대하여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좀 극단적이기는 해도 이런 경향이 있다는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더욱이 극단적인 생각에서 때때로 터무니없는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건에 대해서도 ‘요즘 교육이 문제다’ ‘가족 간의 대화가 부족한 탓’이라며 구체적인 이유로 덮어버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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