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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아빠의 비밀일기>

00. <아빠의 비밀일기> 연재 예고

by BOOKCAST 2022.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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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대디 좌충우돌 성장에세이

 

이 미숙한 것들한테 어떻게 세상을 맡기나?’ 걱정이 태산 같을지 모르나 천만의 말씀이다자고이래 세상은 늘 젊은이들의 것이었다깔고 앉은 자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새로운 임자에게 제때 비켜주지 못하는 자를 일컬어 세상은 꼰대라고 부른다변화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면 자기만 외롭고 힘들다시간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늦추고자 한다면 끊임없이 학습하고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다내게 미래란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다꿈꾸는 내일임과 동시에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하는 숙제이기도 하다.
본문 꼰대의 시간은 흐른다」 중에서
 
아이라는 선물을 받은 젊은 아빠의 한없이 신기하고 벅찬 감정으로 책은 시작된다. 그러다 어느새 사춘기 아이들의 질풍노도에 하릴없이 나부끼는 고단한 중년 아빠의 일기가 되었다가, 마지막엔 인생과 성장에 대한 짧지만 짙은 단상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육아서적이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 복작대며 사는 동안, 아빠 역시 손톱만큼씩 자라고 있음을 깨달은 인간 성장의 일기다.

작가는 섬세한 관찰자이자 창의적인 독해자다. 아이들의 행동과 변화,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경을 면밀히 지켜보고 기록한다. 또한 그 일상에 위트와 여유를 담아 해석한 뒤 가족의 역사에 의미로 새기는 일을 계속한다.

싱글대디인 작가는 십대의 자녀 둘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람은 저마다 개성껏 살아야 한다고 믿으며, 따뜻한 감성을 가진 성숙한 개인주의자들의 세상을 꿈꾼다. 그렇다고 이 한국사회에서 자기다움을 꼿꼿이 지키며 개성 있게 산다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울까.

나는 아이를 학원에 보내지 않고 자율적으로 키울 거야!”

한때 모두가 야심차게 외치는 이 말을 뚝심 있게 실천하는 이는 극소수뿐이다. ‘자의반 타의반이라지만, 사실은 거부하기 힘든 절대적 타의로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아이들을 키운다. 기준과 환경의 옳고 그름은 굳이 지금 내가 판단하고 싶지 않다. 유보한 채로 소나기를 피하듯 모면하며 살고 있을 따름이다.

이 불편한 미필적 고의를 들추어 탓하려 하지는 않는다. 작가 역시 같은 물줄기에 휩쓸려가는 처지임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와중에 어떻게 하면 불필요한 허비로부터 최대한 자신을 잃지 않고 챙길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한다. 자식 키우느라 아등바등 세월 보내고 고개 들어보니 갑자기 늙어져버린, 그런 훗날은 사양한다.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효율과 균형을 따져 판단하는 것이다.
 
작가는 주부로서도 낙제점이고, 남들처럼 자식 교육에 치밀하지도 못하다. 오늘도 마지못해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옛날 내 부모의 모습, 그리고 그 앞에 선 사춘기의 자신을 떠올린다. 또 어쩌면 영영 답을 알 수 없을지도 모르는 이런 질문에 대해 궁리하며 여전히 일기를 쓴다. 부모란 무엇인가? 나는 왜, 혹은 무슨 생각으로 부모가 되었는가? 이왕 이렇게 된 것, 나는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 될 수는 있는 건가?

 


 

저자 | 양진석
 
양진석 작가는 순천에서 나고 자랐다. 학교에서는 그림을 공부했지만 세상에 나와서는 글 쓰고 책 만드는 일을 한다. 십여 년 서울살이를 하는 동안 글을 써서는 밥벌이가 되지 않아 호구지책으로 술장사를 했다. 장사는 생각보다 잘 됐고 재미도 있었다. 장사하는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만난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엮어 홍대 앞에서 장사합니다를 썼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년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되었다. 인스타그램 @c_nergy_contents

 


[연재 목차]

01. 미국아빠 판타지
02. 너와 나의 평행이론
03. 순수의 기원
04. 보이후드
05.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06. 보리차를 끓이며
07. 꼰대의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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