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데는 주저 없는 용기가 필요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몇 년간 일을 잘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카드사마다 할부 진행을 서류로 받지 않고 모바일로 변경한다고 했다. 모바일 진행이란, 기존에 서류로 확인하던 내용을 휴대폰에서 URL 주소로 접속 후 내용을 확인하게 하고, 입력하여 체크하고 본인 인증으로 동의하는 것이다. 몇 시간 교육을 받고 습득한 후 딜러나 고객에게 설명해야 했다. 나보다 젊은 에이전트도 복잡하고 머리 아프다며 예전 방식인 서류로 진행할 정도였다. 순간 내 앞에 큰 벽이 생겨 길을 가로막은 느낌이 들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인생을 살다 보면 여러 번의 난관이 찾아온다. 어차피 넘어야 할 것이라면 내가 먼저 하자.’ 이런 생각으로 밤늦게까지 모바일 할부 진행 매뉴얼을 읽고 또 읽었다. 남편 앞으로 해보고 딸 앞으로 해보고 친구와 지인까지 동원하여 7건의 모바일 진행을 해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 강북 지역단에서 내가 처음으로 모바일로 할부 진행을 했다. 그때부터 어려운 건 미루지 않고 먼저 해버려서, 오히려 어렵다고 고민하는 일은 없어졌다.
카드사마다 모바일 진행 관련해서는 지금도 수시로 전산 개발을 하여 보완하고 있다. 이제 모바일을 못 하시는 고객을 찾아가서 진행해드리는 건 나의 일상이 되었다.
만약 처음 모바일 진행이 생겼을 때 ‘나이 들어 이런 걸 어떻게 해?’라며 포기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나이를 뛰어넘어 젊은 사람보다 잘할 수 있다. 내가 바로 그 증거이다.
7년간 일을 하면서 이와 같은 위기의 순간은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위기를 기회로 바꾸었기 때문에 1등 영업인이 된 오늘의 내가 있는 게 아닐까?
고액 연봉은 매일 먹는 밥처럼 얻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일 시작한 지 만 4년이 넘었을 무렵 연봉이 꿈 같은 숫자 1억5천을 달성했다. 믿어지지 않는 수입이었다. 가정 경제는 시원하게 잘 돌아가고, 돈을 잘 버니 친정 부모님과 형제들한테도 베풀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빨리 일을 하고 싶었다. 주말이면 빨리 월요일이 되어 일속으로 풍덩 빠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에는 삼성카드만 했었지만 그다음에 국민카드 코드를 내고 마지막으로 우리카드 코드를 냈다. 일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일에 완전히 미쳐 있었다. 그 결과가 수입으로 고스란히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해가 갈수록 거래하는 연인이나 거래를 안 하는 연인이나 만나면 반갑고 친근감이 느껴졌다. 거래를 안 하는 연인은 나를 보며 “제 지인이 이 일을 해서 실장님께 드리지 못해 미안하네요.”라고 말씀하실 때 나는 언제나 똑같은 답을 했다.
“저는 양은 냄비가 아니고 5중 바닥 냄비처럼 오래도록 이 자리에서 기다릴 테니 훗날 기회가 되면 주세요.”
그러면 이렇게 답을 하셨다.
“실장님은 일을 달라고 부담을 안 주시니까 더 미안해지네요.”
매주 방문해서 조그만 간식을 책상에 두고 인사를 하니 연인들은 “달력을 안 봐도 실장님이 오시면 무슨 요일인지 알겠어요.”라고 하신다. 그렇게 꾸준하게 얼굴도장 찍으며 오랜 시간 다니다 보니, 거래 안 하는 연인이 나를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드나 보다. 사실 이렇게 상대방을 계속 미안하게 하는 것도 ‘5중 바닥 영업’ 방법의 한 가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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