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유지의 핵심요소인 지방은 어쩌다
타락의 증거이자 공공의 적으로 몰리게 되었나?
우리 문화는 지방을 추하고 나쁘고 온갖 병을 일으키는 살인자라고 가르친다. 비만은 자기 절제력 부족의 증거이며 탐욕과 방종, 인지능력 결여를 드러낸다고 세뇌한다. 하지만 지방이 없다면 우리 삶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지방이 없었다면, 단세포 단위의 미생물조차 만들어질 수 없었다. 인류가 그토록 자랑해마지않는 뇌 기능 역시 지방이 없다면 작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 이토록 중요한 지방이 어쩌다 악의 메타포로 내몰리기 시작한 것일까?
이 책 『지방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원제: FAT)』는 우리 곁의 친근한 물질이자 생명 유지의 필수요소인 지방(FAT)의 실체 및 지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우리 일상의 갖가지 블랙코미디를 통렬하게 드러내는 책이다. 계급과 젠더 문제 전문가인 한네 블랭크는 서구의 기독교 제국주의와 인종주의, 계급주의 및 성차별 문화와 궤를 같이하는 지방 혐오의 뿌리 깊은 기원을 촘촘하게 추적한다. 더불어 ‘비만 낙인’을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모으는 현대 의료산업과 대중건강 운동의 검은 속내를 낱낱이 해부해서 보여준다. 지방의 진짜 모습부터 성적·문화적 메타포, 지방을 둘러싼 권력과 지배 이데올로기까지 영리하게 파헤친 이 책은 우리가 잘못 알았던 지방을 풍성하고 다채로운 의미로 다시 보게 한다.
저자 l 한네 블랭크
Hanne Blank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이다. 과학사와 의학사를 공부했고 생명윤리 및 정치가 계급과 인종, 젠더를 어떤 식으로 교묘하게 왜곡하고 이용해왔는지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또렷하고 직설적인 활동가로 알려진 블랭크는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심포지엄과 TV 토론, 대학강연 등에도 참여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아홉 살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공부해 1991년 조지 W. 채드윅 메달을 받은 성악가이기도 하다. 현재 데니슨 대학교에서 여성&젠더 연구교수로 일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저서인 《Big, Big Love》 《Virgin: The Untouched History》을 비롯해 《Straight: The Surprisingly Short History of Heterosexuality》 《The Unapologetic Fat Girl's Guide to Exercise and Other Incendiary Acts》 등 다수가 있다.
[연재 목차]
01. 우리는 지방을 너무 모른다.
02. ‘비만 낙인’ 살찐 사람들은 병원 치료에서도 차별당한다.
03. ‘정상적 시민의 몸’이라는, 가당치도 않은 공상이 현실화될 때…
04. 과학에 대한 맹신이 불러온, 어이없는 참극
05. 뚱뚱한 몸들이 매일매일 맞닥뜨리는 현실
06. 더 이상 나의 공간과 권리를 양보하지 않겠다.
07. 우리 생명의 필수요소가 악의 메타포로 전락하기까지
08. 기독교의 금욕주의, 금식을 성스러운 행위로 찬양하다.
09. 엘리트 백인 남성들, 인종주의적 청교도 정신에 사로잡히다.
10. 돈이 굴러 들어오는 비만 장사, 건강식품 운동과 손잡은 의료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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