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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럭셔리 리테일 매니지먼트>

01. 빨라지는 변화: 달라진 고객

by BOOKCAST 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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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앤컴퍼니(Bain & Co)의 럭셔리 산업에 관한 2017년 보고서는 럭셔리 산업의 모든 핵심 트렌드는 밀레니얼 세대, 즉 1980년과 2000년 사이에 태어난 Y세대의 부상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이들이 끼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 Y세대는 현재 럭셔리 제품 소비자의 38%를 차지하며, 매출기준으로 보면 럭셔리 비즈니스 시장의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 2017년 럭셔리 시장 성장의 85%가 Y세대에 의해 창출된 것이다.
 
따라서 Y세대의 기호, 행동, 기대치가 럭셔리 시장을 만들어가고, 다른 세대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이들의 행동에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세 가지 특징이 있다.
 
• 경험 추구: Y세대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한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다. 그들은 이런 의미를 반영하는 브랜드를 찾는다. 다시 말해, 그들은 열정이 있으며, 그 열정을 투영할 대상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것이다.
 
• 관여도: 이러한 성향의 Y세대 소비자는 자신들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위한 개인 홍보대사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를 경험하고’ 이를 인터넷 등을 통해 공유하고 싶어 한다.
 
• 정체성 확인: Y세대 소비자는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이때 럭셔리 브랜드는 자기표현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따라서 고객이 브랜드 스토리를 경험하는 장소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을 동시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이 브랜드 매니지먼트의 핵심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때 기업은 고객의 일상적 경험(열정, 커뮤니티, 개인적 스타일)이 브랜드 경험(서비스, 구매, 가치, 브랜드 중심의 커뮤니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베인앤컴퍼니의 럭셔리 산업 연구 보고서에서는 럭셔리 브랜드 경영자들에게 고객에 대해 ‘집착(obsession)’하고,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에 흠뻑 빠져들라고 강력히 제안하며, 그들이 과제로 다루어야 할 6가지 사항을 제시했다.
 
1.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대화와 경험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를 생생하게 만들어야 한다.
2. 고객과 개인 맞춤형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3. 유통의 전체적인 관점에서 옴니채널 고객의 이동 경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4. 고객의 열망을 파악해 그들에게 의미가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고객,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기대에서 벗어난 브랜드는 시대에 뒤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5. 고객의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 서비스, 메시지 등의 개인화 개발이 필요하다.
6. 이러한 목표를 모두 달성하기 위해 인재양성과 기술향상에 투자해야 하며, 제품 마케팅 접근을 지속해야 한다.
 
요컨대 럭셔리 브랜드는 지난 20년 동안 새로운 매장을 계속 오픈하면서(매장을 오픈을 위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모델 변경, 마케팅 및 고객과의 관계 재설정이라는 도전에 직면했다. 이는 매년 홍보와 프로모션 비용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손익계산서에 부담을 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럭셔리 브랜드가 자신을 재창조해야만 하는 역사적 전환점인 것이다. 베인앤컴퍼니의 2017년 연구보고서의 수치는 이런 관점에서 혼란을 야기한다. 럭셔리 브랜드가 대중화된 1994년~2007년과 럭셔리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2010년~2014년처럼 럭셔리 비즈니스가 잘나가던 시절에는 전체 브랜드의 85~95%가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이후에는 흑자를 기록한 브랜드는 전체의 65%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중 35%의 브랜드만이 수익성이 향상됐다. 뉴노멀 시대라 할 수 있는 현재, 이들 사이에서 또 다른 승자와 패자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례 연구
대표적인 예: ‘지금 보고바로 산다.’
 
2016년 2월 4일 버버리(Burberry)는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9월부터 남성복과 여성복으로 나누어 일 년에 4번씩 진행하던 패션쇼를 2번으로 줄이고 남성복과 여성복을 함께 선보이는 동시에, 패션쇼가 열린 후 5-6개월이 지난 후에야 매장에서 소개하던 그때까지의 관행을 깨고, 패션쇼가 열리는 기간에 제품을 매장에 바로 선보이고 판매하기 시작했다.

 

 

버버리의 혁신적인 변화에 자극을 받은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 톰포드(Tom Ford), 레베카 밍코프(Rebecca Minkof), 베트멍(Vêtements), 멀버리(Mulberry) 같은 브랜드들도 버버리의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 물론 2017년 2월 24일, 프랑스 오뜨꾸튀르 & 레디 투웨어 디자이너 협회(French Federation of Ready-to-Wear Dressmakers)의 랄프톨레다노(Ralph Toledano) 회장이 기존의 패션쇼 스케줄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구찌(Gucci)와 케링(Kering)의 모든 브랜드는 이를 따랐다. 다시 버버리로 돌아가면, 당시 버버리의 CEO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 Bailey)는 이러한 결정이 고객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왜 패션쇼의 제품을 패션쇼 후 바로 즉시 매장에서 구입할 수 없는지, 패션은 남반구와 북반구,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는데 왜 봄/여름,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나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결국 공급과 생산 과정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 문제를 세밀하게 분석해보면, 결국 공급망의 변화를 선언한 것입니다. 중대한 변화죠.”(아메드와 아브넷(mran Amed and Kate Abnett)의 2016년 인터뷰 기사 중에서)
 
그는 특히 버버리의 실적이 부진했던 시기에 위와 같은 결정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2015년 1~6월 사이의 기간에 매출과 수익은 안정적이었지만, 라이선스 수입은 13%나 감소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럭셔리 분야의 화려한 컴백과,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연합한 진영과, 영국과 미국이 손을 잡은 진영으로 나뉘어진 대립이 그것이다.
 
“디자이너와 리테일 업자 등 몇몇 사람들이 패션쇼에 불만을 갖고 있습니다. SNS 때문에 무언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람들은 헤매고 있죠.”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의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Diane Von Furstenberg) 회장이 말했다. 그녀는 패션계의 많은 사람이 ‘지금 보고, 바로 산다’ ‘패션위크’(See Now, Buy Now’Fashion Week)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SNS와 소비자들의 강력한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를 들어, 타미힐피거의 최근 패션쇼는 ‘인스타그래머들’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최적의 조건에서 패션쇼 현장을 촬영해 인스타그램 ‘라이브’ 스냅샷에 포스팅할 수 있도록 했고, 과거에는 패션관계자 또는 VIP 고객에게만 특별하게 공개되던 뉴욕 컬렉션은 일반인에게 입장료를 받고 개방하고 있다. 뉴욕 컬렉션이 민주적인 행사가된 것이다. 파리와 밀라노에서 패션쇼를 하는 럭셔리 브랜드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제품의 희소성을 재차 강조하며, ‘창의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미국 브랜드들은 ‘마케팅이 이끄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이후 럭셔리 브랜드들은 ‘접근 가능한 럭셔리(accessible luxury)’로 표현되는 미국 브랜드 그리고 버버리와는 확실히 다른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로써 우리는 럭셔리 산업 안에서 브랜드들이 전반적으로 리포지셔닝 되는 것을 직접 보게 된 셈이다.
 
그렇다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었다. 프라다는 패션쇼에서 선보인 제품 중 두 종류의 핸드백을 매장에서 즉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칼 라거펠트는 샤넬의 구성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스마트해졌다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샤넬은 1년에 6차례(2개월마다 봄/여름, 리조트, 공방, 2번의 오뜨꾸뛰르, 가을/겨울)의 컬렉션을 만듭니다. 저는 컬렉션을 하나 더 만들었는데, 언론이나 다른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캡슐(capsule)’ 컬렉션입니다. 매장에 카탈로그가 배포되면 그때 알려지겠죠. 다른 것도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 아직 말씀드리기엔 이르지만, 온라인 특별 컬렉션인데요. 15종류의 제품들을 온라인사이트에 선보이면 고객이 보고, 제품을 주문하면 즉시 받아볼 수 있는 거죠.”
 
‘지금 보고, 바로 산다.’보다 좀 더 발전된 아이디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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