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의
분류에 따른 다양한 상황
우리는 럭셔리의 범위를 패션, 액세서리, 종종 주얼리까지 상당히 폭넓게 설정하여 다루었는데, 이는 홀세일에서 멀티브랜드 스토어까지, 매장 개발에서 온라인 판매까지 업계의 변화를 상대적으로 빠르게 따라 가기 위해서였다. 사실, 이러한 변화와 병행하여, 단일 브랜드 매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매우 다양한 제품의 출시를 동반한다.
시작
1990년대까지는 제품군에 따라 단일 브랜드 직영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향수와 화장품의 경우는 홀세일 유통을 통해 여러 개의 멀티브랜드 향수 전문매장에 판매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멀티브랜드 매장이라 하면 주로 백화점을 의미하며, 멀티브랜드 매장의 매출이 브랜드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미국, 일본, 영국,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을 포함한 몇몇 나라의 경우, 디올, 샤넬, 에스티 로더, 입생로랑, 아르마니, 랄프 로렌, 구찌 등의 향수 매장은 백화점 1층에 위치하고 브랜드 이름과 로고가 적힌 칸막이로 칸칸이 분리해 만든 방 형태인 큐비클(cubicle) 매장에서 판매가 이뤄졌다. 사실 큐비클 매장을 얻으려면, 매출이 커야 하기 때문에 주로 메이크업이나 스킨케어 제품을 함께 선보이는 브랜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남아메리카 국가에서 향수는 주거 지역의 수많은 향수 매장에서 판매됐다.
세계 곳곳에 있는 수많은 매장을 둘러보고 지원하려면, 각 나라에서 이 모든 매장들을 찾아가 판매를 독려할 영업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와인과 양주 같은 상품군도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매출이 멀티브랜드 스토어에서 일어났다.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주류의 경우에는 레스토랑, 카페, 나이트클럽 등에 공급하는 2차 판매 네트워크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계는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이나 백화점에서만 판매했다. 당시 시계 브랜드가 단독 매장을 연다는 것은 타당해 보이지 않았다.
주얼리와 시계가 함께 있는 브랜드는 시계 유통에 더 어울리는 유통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시계 매출이 매우 높았던 까르띠에와 같은 브랜드는 직영매장과 많은 개별 주얼리 숍에서 판매됐다. 처음부터 시계 브랜드로 알려지지 않았던 티파니앤코와 반클리프 앤 아펠은 단일 브랜드 매장이나 백화점 숍인숍 매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렇다면 펜과 기타 필기구 종류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이러한 제품은 백화점과 전문 문구 매장에서 독점적으로 판매되었다. 당시 프리미엄 필기구 시장은 몽블랑(Montblanc), 파커(Parker), 쉐퍼(Schaeffer), 워터맨(Waterman) 등 4개의 주요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었고, 멀티브랜드 스토어들은 이들 브랜드 제품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1991년에 몽블랑은 첫 번째 단일 브랜드 매장을 홍콩에 열었다. 그 결과 몽블랑은 제품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느꼈고, 이를 기회로 삼아 그들은 남성과 여성 가죽 제품과 주얼리 제품을 선보이게 된다. 몽블랑은 7억 6,000만 유로의 매출과 매우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 다른 세 브랜드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 걸 보면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고 동시에 제품 다각화를 하며 유통 시스템을 바꾼 몽블랑의 시도는 성공이었다고 볼 수 있다.
와인과 양주
주류는 마트, 카페, 식당, 주류전문점 등 각기 독립적인 서로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분석이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시장을 두 개의 부문으로 크게 나눈다. 하나는 판매 현장에서 바로 소비되는 온 프레미스(onpremises)부문인데, 예를 들자면 레스토랑, 바, 클럽 등에서 소비되는 주류를 말한다. 다른 하나는 판매장소 밖에서 소비되는 오프 프레미스(off-premises) 부문, 즉, 주로 가정에서 소비되는 주류를 말하는데, 이 경우 보통 슈퍼마켓, 식료품점 또는 인근 와인 전문점에서 구매하게 된다.
몇 가지 예외를 제외하면, 주류는 여러 브랜드를 취급하는 매장에서 계속 판매될 것이다. 와인과 양주는 주요 식품 매장과 할인점에 유통되는 유일한 럭셔리 상품이다. 까르푸(Carrefour)가 와인 특판 행사를 기획하면, 정말 많은 와인이 판매된다. 까르푸는 고객층(대형마트 구매자)과 물류 시설(주차장과 카트)을 확보하고 있으며, 막대한 판매력과 구매력을 활용해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는데, 다른 채널에서는 이를 따라 하기는 힘들다.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여는
시계 브랜드와 니치 향수
몽블랑을 따라서, 다른 시계 브랜드들도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우선, 에벨(Ebel)은 1990년쯤 홍콩에서 첫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처음에는 매출이 기대했던 만큼 나오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오메가(Omega)와 롤렉스(Rolex)는 중국 멀티브랜드 스토어에 유통하는 동시에 십여 개의 단독 매장도 열었다. 이는 오메가에 행운을 가져다준 선택으로 중국에서 선망의 대상이 되는 브랜드가 되었다.
브레게(Breguet)는 다른 전략을 폈다. 파리, 런던, 모스크바와 같은 주요 국가수도의 입지가 좋은 곳에 단일 브랜드 매장을 열고, 각 매장을 멀티브랜드 리테일러들을 위한 쇼룸, 홍보 활동을 위한 발표장, 그리고 판매를 위한 부티크로 사용하고 있다.
니치 향수의 성장
지난 40년 동안, 많은 향수 회사가 일반 향수보다 2~4배 비싼 니치 향수를 개발하고, 단일 브랜드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이는 ‘향수 전문가’가 ‘향수분야의 다른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분위기 속에서 향수에 대한 지식이 많고 관심도 많은 소비자에게 더욱 특별한 향수를 선보이는, 향과 향수에만 중점을 둔 발상이었다.
르 자르댕 르트루베(Le Jardin Retrouvé, 1975), 라티장 파퓨미에르(L’Artisan Parfumeur, 1976), 아닉 구탈(Annick Goutal,1984) 등이 니치 향수의 선구자였는데, 라티장파르퓨미에르는 푸이그(Puig)그룹, 아닉 구탈은 한국의 아모레퍼시픽(Amore Pacific), 조 말론(Jo Malone)과 프레데릭 말(Frederic Malle)은 모두 에스티로더컴퍼니(Estée Lauder Companies)에 빠르게 인수됐다. 2006년 한 해에만 여러 개의 니치 브랜드가 탄생했다. 에따 리브르 도랑쥬(Etat Libre d’Orange), 르 라보(Le Labo), 바이레도(Byredo), 이센트릭 몰리큘(Escentric Molecules) 등이 대표적이다. 모든 럭셔리 그룹이 빠르게 성장하는 니치향수 부문에 눈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다. 로레알은 아틀리에 코롱(Atelier Cologne)을 (2017), LVMH는 메종 프란시스 커정(Maison Francis Kurkdjian)을 인수했고(2017), 에스티 로더 컴퍼니는 바이 킬리안(By Kilian)을 니치브랜드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니치 향수의 잠재력을 알아본 럭셔리 브랜드들은 최근 기본 향수 가격대보다 훨씬 더 높은 가격대의 향수 컬렉션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하여 샤넬의 레 젝스클루시프(Les Exclusifs), 디올의 라 콜렉시옹 프리베(La Collection Privée), 입생로랑의 르 베스티에르 데 빠르팽(Le Vestiaire des Parfums), 아르마니의 아르마니 프리베(Armani Privée), 랑콤의 메종 랑콤(Maison Lancôme), 루이비통의 레 젝스트레(Les Extraits) 등이 등장했다.
니치 향수 부문은 매년 25% 정도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빠르게 성장하며, 이 제품군만의 완전히 새로운 유통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오늘날, 럭셔리 그룹이 소유하고 있지만 (매출의 큰 부분이) 단일 브랜드 부티크에서 팔리는 향수 브랜드들과 이미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니치 버전을 포함하면, 2018년에는 30억 유로 이상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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