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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방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

07. 우리 생명의 필수요소가 악의 메타포로 전락하기까지

by BOOKCAST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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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븐 시나 11세기 이슬람의 의학자이자 철학자, (오른쪽)이븐 시나가 펴낸 《의학전범》 경이롭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을 만큼 방대하고 깊이 있는 의학 지식을 망라하고 있다.
 
 

건강과 신체에 대한 의술뿐만 아니라 그리스와 로마의 의학서에 대한 지식도 해박했던 소위 ‘중세’의 페르시아 의사들은 우리에게는 최고 자산이다. 그들은 비교적 문명화된 서구인들이 자신들의 고전적 유산을 그대로 방치하던 시기에 그것을 보존했다. 알 라지AlRhazi(9세기 아바스 왕조의 대학자, 의학과 화학, 철학 분야에서 활약했는데 특히 의술 분야로 명성을 떨쳤다. 수두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말년에 그가 남긴 총서(아랍어로 Al-Kitab al-Hawi, 라틴어로 Liber Continens는 13세기에 완역된 이후서구권에서 가장 널리 쓰인 의서 중 하나가 되었다)와 이븐 시나Ibn Sina(980~1037년, 중세 이슬람의 철학자이자 의사. 당시의 문명 수준으로 감히 견줄 만한 것이 없는 의학서 《의학 전범》을 집필했다), 그리고 이븐 알 나피스Ibn al Nafis(1213~1280년. 다마스쿠스의 이슬람학 학자. 혈액 소순환(폐순환)을 처음 발견했다) 같은 페르시아인들은 9~13세기에 걸쳐 과잉 지방이 여러 가지 건강상 문제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경고하는 저술을 남겼다.

 

 

예를 들어 우리가 지금 내분비 질환이라고 부르는 질병을 부분적으로 지방과 연관지어 설명한 것이다. 비록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지방이 지금 우리가 심장병이나 뇌졸중이라고 부르는 혈관 질환과도 관련이 있음을 감지했다.

이렇듯 조예 깊은 전문가들은 과잉 지방으로 인해 의학적인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데 동의했지만, 지방에 대한 그들의 대화는 여전히 두루뭉술하다. 그들은 어느 정도의 지방이 과잉이고 위험한지 정의하지 않았다. 뚱뚱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어떤 의사들은 선천적인 문제라 여겼고 다른 의사들은 불균형한 체액 탓으로 돌렸다. 잘못된 식습관의 결과일 수도 있고 정신 활동이 너무 적거나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혹은 이런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뚱뚱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뚱뚱함에 대한 분석은 환자와 그것을 분석하는 의사에 따라 완전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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