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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방은 어쩌다 공공의 적이 되었나?>

09. 엘리트 백인 남성들, 인종주의적 청교도 정신에 사로잡히다.

by BOOKCAST 2022.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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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화는 부를 낳았고,그렇게 축적한 부는 미국 백인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안겼다.교육과 건축,예술장려,자선 활동,사회적 연결망,윤택한 생활,문화적인 교양….이 모든 것은 우리의 기독교 중심 자본주의와 유럽 중심 문화의 힘과 지성,선량함을 보여주는 것들이다.스트링스의 주장에 따르면,흑인의 몸을 혹사해 부를 축적한18세기와19세기 초반 대서양 양쪽의 백인 문화는,특히 교육을 통해 길러지는 이성과 철저한 청교도적 신앙심은 이런 덕목들을 미학적으로 발달시켰다.

이제 사람들은 이성과 분별력,기독교 교리에 맞는 절제력 같은 것들을 육체적 욕망에 적용시키면 마르고 가느다란 체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믿었다.살집 없는 몸매는 덕을 드러내는 수단이었다.

이런 가치관은 불운하게도 여성들에게 더 강력하게 적용되었다.덕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은 언제나,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욱 중요했다.

‘미치광이에다 평판도 나쁘고 알고 지내기에는 위험한 사람으로’여겨졌던 바이런은 이렇듯 퇴행적이고 인종주의적인 심미안에 철저히 사로잡혀 있었다.알려졌다시피 그는 뚱뚱하면 우둔해지고 느려진다는 자신의 믿음을 끝까지 고집했다.따라서 그는 살을 빼려고 열심히 노력했던 최초의 백인 유럽인으로 기억되고 있다.그는 살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자신에게 국한하지 않았다. ‘무모하게 먹는 여성’들을 향해 아낌없는 경멸을 쏟아낸 것이다. 1812년9월,연인 캐서린 램(Catherine Lamb)에게 쓴 유명한 편지에서 바이런은 아내 애너벨라에 대해‘닭 날개와 달콤한 빵,커스터드와포트 와인까지,그녀가 그렇게 저녁 식사를 많이 먹지 않으면 좋겠다. (…)모름지기 여자는 랍스터 샐러드와 샴페인 외에 다른 것을 먹고 마시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지 말아야 한다.그런 음식만이 진정 여자다운 여자에게 어울린다.’라고 썼다.

엘리트 백인 남성들의 정치적 견해에 완벽히 들어맞는 날씬하고 고귀하고 고급스러운 여성에게 어울리는 적절한 음식,나아가 연약하며 고상한 여성성은 영국과 미국의 엘리트 백인 여성들이 추구해야 할 덕목으로 권장되었다.

검은색은 일상 전반에서,특히 외모나 인간성과 관련해 수치스럽고 빈곤하며 질 낮은 것으로 폄하되었다.검은 몸은 아무리 건강하고 생산적이어도 즉각 추한 몸,불완전한 인간의 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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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노예 여성들이 주인의 아이를 배고,노예 여성이 낳은 그 아이가 인종적으로 섞인 조상을 두어 피부 색깔이 옅어지더라도 노예는 노예였다.교묘하게 구축된 미국 노예의 합법성은 노예를 어머니의 상태와 결부시켰다.흑인 여성의 몸에서 태어난 백인 주인의 아이는 흑인 노예가 되었다.따라서‘게으르고’ ‘탐욕스럽고’ ‘추악하고’ ‘모양이 정상이 아니며’ ‘기괴하고’ ‘멍청했다.’이 모든 의미를 포함해 간단히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뚱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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