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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생활·요리/<놓아주는 엄마 주도하는 아이>

10. ‘당신의 성공’보다 ‘아이의 행복’을 바란다면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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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망상 부수기

빌은 8세 소년의 평가를 맡은 적이 있었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 브라운대학에 진학해야만 등록금을 대줄 것이라고 말했다. 빌은 그녀의 말이 농담이라 생각하며 웃었다. 하지만 그녀는 농담이 아니라고 했다. 이에 빌은 답했다. “성공한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브라운을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어머님의 말씀이 다소 억지라는 걸 알고 계시죠?” 그 어머니는 화를 내면서 날카롭게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세상은 그렇게 돌아간다고요.”

많은 사람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는 이런 종류의 근거 없는 믿음 체계, 특히 많은 어른이 동의하는 이런 믿음의 체계를 ‘공유 망상(shared delusion)’이라고 부른다. 학교는 부모들보다 아이의 가능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들은 매년 수백 명의 아이들을 본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런 종류의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을 지지하곤 한다. 고등학교 교장들에게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나요? 어느 대학에 가느냐가 인생의 성공과 큰 상관이 없다는 이야기를 왜 하지 않습니까?”라고 질문하면 그들은 늘 이렇게 답한다. “대학을 못 가면 인생에서 실패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진실을 말하면 당장 그런 부모들의 항의 전화로 행정이 마비될 겁니다.”

세상의 진실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융통성과 추진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의욕이 없던 아이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여기 성공하기 위해서 내가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허들(대학)이 있어”에서 “이 세상에 기여하고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길이 있어”로 관점을 바꾸게 된다. 친구나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혹은 학교에서 강연할 때 우리가 ‘다른 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저마다 일화를 꺼내놓는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가는 정비소에는 MIT에서 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보다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위해 학교를 떠나 정비사가 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아는 정비사는 대학에 가지 않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워낙 뛰어나서 32세에 현업에서 물러나 12명의 정비사를 두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길에 대한 질문

부모들은 성공적이고 성취감을 주는 삶을 향한 다른 길이 있다는 말에 이의를 제기하곤 한다. 아이가 하는 일에서 자신의 자아를 완전히 분리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보니 이런 상황이 빚어진다. 일단 자신의 자아와 분리를 한 후에도 걱정은 남는다. 여기에 우리가 흔히 듣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 하지만 일반적인 길을 택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요.”

명석하고 4년의 대학 생활을 마칠 만한 자제력이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살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달리 말해 그들은 대학을 졸업하든 안 하든 똑똑하고 자제력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누가 그들의 성공이 학교 교육 덕이라고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배우이자 TV 프로그램 진행자, 운동가인 마이크 로는 다음의 간단한 근거를 댄다.

•1조 달러의 학자금 대출
•기록적으로 높은 실업률


“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으니 대학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요? 대학 졸업장이 없으면 고용주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텐데요.”

몇 가지 지적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로봇공학을 비롯한 여러 형태의 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5~10년 후에 일터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인력에게 기술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그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교육이 필요한지는 알지 못한다.

그래픽디자이너인 벤, 그는 언제나 일거리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다. 그는 학위보다 자기 능력을 더 믿는다.

학위에는 분명 많은 이점이 있다. 부모는 가능하면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하지 않는다고 풀죽을 필요는 없다. 학위 없이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단 걸 깨닫길 바란다.


돈과 성공이 같지 않다고 역설하는 것은 이 책의 주제가 아니다. 수입과 자기 행복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그 상관관계는 수입이 아주 낮은 수준일 때 훨씬 유효하다. 재정적 안정이 어느 정도, 사실 상당히 낮은 수준만 달성되어도 수입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줄어든다. 아이들이 이 점을 꼭 알아야 한다. 돈을 못 벌어도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아이들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사려 깊은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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