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열망하고 글쓰기를 갈망한 열 명의
여성 작가들을 만나다!
낯설고 불친절한 세상을 향해,
단단한 발걸음을 내디딘 여성들의 역사를 다시금 기록한 책!
우리는 걷기를 통해 인간이란 존재로 규정된다. 우리는 걷고 말한다. 우리는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대개는 언어로 생각한다. 우리의 걷는 리듬과 생각하는 리듬은 일치한다. 장자크 루소는 “걸어야만 명상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고, 윌리엄 워즈워스는 “우리에게 너무한 세상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걷는다”라고 했다. 당시 남성 작가들에게 걷기란 당당한 욕구이자 당연한 권리이자 재능의 발현이었다. 그렇다면 여성 작가들은 어땠을까? 물론 여자들도 걸었다. 그리고 자신의 걷기와 생각에 관해 글을 썼고 수 세기 동안 그렇게 해왔다. 비록 인정받는 수필가인 남편에게, 유명한 시인인 오빠에게 가려져 있었지만 그들도 두려움 없이, 대담하게 걸으면서 자신들의 글을 썼다. 그들에게 걷기란 오롯이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였고 그 안에서 세상과 자신의 관계에 대해 다시금 고민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방식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다. 다른 사람들도 걷기를 통해 자신이 느꼈던 ‘자유’를 찾길 바란 것이다. 《자기만의 산책》은 열 명의 여성 문인들이 어떻게 낯선 세상을 향해 나아갔는지, 어떤 글을 쓰고 어떤 세계를 만들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수많은 남성 작가와는 다른, 여성의 감각, 여성의 시각, 여성의 공간을 드러내며 우리가 보유한 편향된 걷기의 역사를 재평가하고자 한다.
“여성들에게 걷기란 무엇일까?”
낭만주의 시대 엘리자베스 카터부터 현대의 리베카 솔닛, 린다 크랙넬에 이르기까지
걷고 생각하고 행동하고 글을 쓴 여성 문인들에 대한 새로운 기록
역사적으로 여성 작가들에게 세상은 따뜻하지 않았다. 여성은 자신의 문학성을 함부로 드러낼 수 없었고, 늘 여성성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했으며 낯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걷기란 하나의 탈출구였다. ‘스트리트워커’는 단순히 걷는 사람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니었다. 낭만주의 시대부터 현재까지 걷는 여성들은 스트리트워커, 즉 매춘부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다. 장자크 루소, 윌리엄 워즈워스, 헨리 소로우 등 걷는 남성들은 겪어보지 못했을 위협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걷는 모습이 여성적이지 않다는 평가, 혼자 다니는 것으로 위험을 자초해서는 안 되며 많이 걸으면 병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까지, 수많은 울타리가 여성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걷기란 세계에 대한 저항이자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
이 책에서는 3백 년이라는 시간 속을 걸어온 여성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엘리자베스 카터는 마치 ‘방랑자’처럼 보이고 싶어 했다. 거친 날씨를 사랑하고 태풍 속에서도 거침없이 걸으면서 자신만의 철학을 완성시켰다. 도로시 워즈워스는 자신의 여성성을 걱정하는 이들을 무시하며 한 사람의 여성이자 작가로서 걸었고 풍부한 감정을 담은 문장으로 그 산책의 의미를 표현했다. 버지니아 울프는 낯설고 기묘한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글을 끌어내기 위해 걸었다. 그리고 세상의 낯섦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했다. 아나이스 닌은 자유롭고 싶어서, 그리고 마음껏 사랑하기 위해 걸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기행으로 보일 수 있는 자유분방함과 도시 산책을 거리낌 없이 솔직하게 표현했다. 셰릴 스트레이드는 걷기를 통해 바닥까지 떨어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했다. 극한의 산맥을 걸으면서 거칠고 불친절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여성이자 인간인 자신의 위치를 다시금 전복시켰다.
그들의 걷기는 이렇게도 고난이었지만 때로는 위로였고, 때로는 휴식이었고, 때로는 피난처였다. 무엇보다 그들은 걷고 싶었다. 드넓은 자연을 만나기 위해, 건강을 위해 걷고 싶었고,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걸었다. 저자는 말한다. 세계의 절반을 이루고 있는 여성들이 걷지 못할 이유는 또 무엇인가. 그리고 그들의 걷기가 남성들의 걷기보다 인정받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여성들의 걷기 또한 걷기의 역사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걷기에 관해 쓴 글을 읽고 함께 경험하고 오랫동안 기억하고자 한다. 이제, 우리의 차례다. 우리 또한 그들을 기억하며, 그리고 그들의 걷기를 되새기며 우리만의 걷기를 만들어야 할 때다.
저자 l 케리 앤드류스
케리 앤드류스는 영국 엣지힐대학교의 영문학 강사로 여성의 글, 특히 낭만주의 시대 여성 작가들이 쓴 글에 대해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낸 셰퍼드가 쓴 편지들을 편집하기도 했다. 케리는 열성적인 등반가이자 스코틀랜드 등산 클럽의 회원이기도 하다.
[연재 목차]
01. 엘리자베스 카터
02. 도로시 워즈워스
03. 엘렌 위튼
04. 사라 스토다트 해즐릿
05. 해리엇 마티노
06. 버니지아 울프
07. 낸 셰퍼드
08. 아나이스 닌
09. 셰릴 스트레이드
10. 린다 크랙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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