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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세이/<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00.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연재 예고

by BOOKCAST 2022.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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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나는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이다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누군가가 ‘수많은’의 기준을 물었다. 나는 모른다. 각자의 삶이 다르듯 ‘수많은’의 조건과 기준은 다르다. 연습을 통해 적당한 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말의 의미를 깨달을 것이다. 평범한 삶이 어렵듯 적당한 농도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농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거치다 보면 투명성을 확보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은 그림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채화를 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자신만의 ‘농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농도를 사계절로 나누어 풀어놓는다.

봄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열정과 생각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을 찾고, 가을에는 감정이 예민해져 불안감과 답답함을 느끼고, 겨울에는 고독을 즐기되 우울해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채화에 삶의 농도를 더한다.

“나를 둘러싼 다양한 색깔이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색 머리카락, 흰색 운동화, 보라색 티, 파란색 청바지, 갈색 눈썹이 나를 감싸고 있다. 사람들이 입은 옷, 저마다 다른 건물, 자연을 천천히 바라본다. 어울리지 않는 색은 없고, 아름다운 색의 조화는 만족감을 준다. 색의 조화를 살피듯 나를 들여다본다. 이 색의 매력이 무엇인지, 언제부터 매력을 느꼈는지. 사소한 질문이었으나 기쁨이 온몸에 퍼졌다. 나를 인정해 준 나 자신에게 보내는 만족의 기쁨이었다.”

명료하지 않은 듯 보이는 수채화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빛깔이 있다. 묘사가 필요한 부분은 집중해서 그려야 하고, 여백을 어떻게 비워 놓느냐에 따라 새로운 풍경이 된다. 그림이 그렇듯 일상에도 여러 가지 빛깔이 있고, 어디에 집중하고 여백을 두느냐에 따라 자신만의 삶을 그릴 수 있다. 그러면서 깨닫는다. 자신만의 농도를 찾을 때 한결 가볍고 투명한 날들을 담을 수 있음을. 그 그림은 ‘나만의 색이어도 괜찮아’라고 말한다.

삶은 수채화와 닮았다. 매일 꾸준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그 안에서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리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한다. 그림과 마주하는 일상, 그 일상 속에서 함께하는 삶은 저자 자신은 물론 우리에게도 소중함으로 이어진다. 고독과 소소하지만 따뜻한 일상을 담는다.

 


 

저자 l 방수진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그림과 글에 담는다. 사계절의 빛깔을 예민하게 관찰하고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있으며, 삽화 작업을 하고 전시회를 열었다. 그림 안에 행복이 있음을 알기에 지금처럼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

 


 

[연재 목차]

01. 생각의 결
02. 삶에도 명도가 필요하다.
03. 내 그림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04. 우리에게 필요한 거리
05. 인정의 기준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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