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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람 공간 건축>

08. 반복되고 상존하는 자연의 두려움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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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바이러스에 의한 공포는 언제나 공존했다. 1350년 무렵 페스트, 즉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은 천연두였다. 최소 3억 명이 사망했으며 18세기 제너의 종두법 발견 이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100여 년 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건 스페인 독감이었다. 당시 1차 세계대전이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을 부추겨 2천5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의 사스는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77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10여 년 전에는 신종플루로 인해 일본 내에서만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 28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2014년엔 에볼라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일대에 퍼졌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예방과 치료가 어려워 치사율이 50%나 되면서 아프리카에서만 4천8백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동의 낙타가 감염체 알려진 메르스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만 무려 440여 명이 숨졌다.

전염병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적이며, 한편으론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 적이기도 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즉 코로나19의 발병으로 세계 각처에서 수백만 명의 생활 방식이 극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상당수는 일시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다.

역사적으로 질병은 장기적인 큰 영향을 남기기도 했다. 왕조가 몰락하고, 식민주의가 확대되고, 심지어 기후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지난 50년 동안 출현한 질병의 대다수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것이었다. 예를 들면 호주에서는 교외로 나가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과일박쥐가 인간이 기르는 말에게 전염병을 옮겼으며 이를 통해 헨드라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었다. 이는 사람들이 외진 영역으로 점점 더 침투하며 우리의 영역 밖의 생물들과 접촉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외진 곳으로 침투하는 원인은 세 가지 요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첫째, 증가하는 주택 수요에 대한 새로운 지역의 개발, 둘째, 식량생산을 위한 재배 농업 설계, 셋째, 경제적인 이유로 귀중한 자원을 찾아 자연의 깊은 곳으로 침투했기 때문이다. 전염병은 항상 숲과 야생동물을 떠나 도시로 퍼졌다고 볼 수 있다. 말라리아와 아마존 지역의 관계가 그 예이다.


아마존 지역은 전염병의 매개체가 어떻게 도시로 전달되는지 잘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 지역에서 삼림이 약 4% 이상 사라질 때 말라리아 발병률은 거의 50% 이상 증가했다. 그 이유는 질병을 옮기는 모기가 삼림 벌채 지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모기들은 삼림이 사라지면서 빛과 물이 많은 이상적인 번식지를 찾아 이동하는데 도시가 그 대상이 된 것이다. 현대에는 의학의 발달로 많은 질병이 극복되었지만 새로 출현하는 질병은 오히려 더 늘어 지난 반세기 동안 4배나 증가했다. 자연은 스스로 생존하기 위하여 인간의 개입으로 약화되는 자체 보호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의 보호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다음 전염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열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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