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에게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 무엇인지 물으면 대부분 구소련의 스푸트니크를 떠올린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첫 인공위성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은 1992년 8월 11일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만든 우리별 1호다. 미국의 첫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와 비교하면 34년 뒤진 기록이다.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우리의 우주탐사는 여전히 지구에 매우 가까운 근지구 영역에만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성을 발사한 경험은 저궤도와 정지궤도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과학위성으로는 우리별 1호의 계보를 잇는 과학기술 위성, 차세대 소형 위성 시리즈가 있고, 실용적인 목적으로 발사하는 다목적 실용 위성, 차세대 중형 위성이 저궤도에 올라가고, 정지궤도에는 기상, 해양, 정지궤도 복합 위성 시리즈가 올라가고 있다.
미국에서 최초의 유인 달 착륙선을 보낸 것은 1969년이지만, 달 궤도까지 도달한 달 탐사선을 최초로 보낸 것은 그보다 훨씬 앞선 1959년 파이어니어 4호였다. 익스플로러 1호 발사에 성공한 지 1년여 만에 달 탐사를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리별 1호 이후 30여 년 만인 이제야 겨우 달 탐사를 시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러 번의 계획 변경 끝에 2022년에 달 탐사선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달 궤도에 머무는 달 궤도선을 2022년에 발사하고, 2030년에 달 표면에 착륙하는 달 착륙선과 이동형 탐사 로봇인 로버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늦었지만 늦었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우주탐사는 우리 삶의 영역을 확장하고, 인류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 국가와 국민에게 외형적인 성장이 아닌 내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래서 더더욱 우주탐사를 미룰 수 없다.
찰스 본든 NASA 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미국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기에 우주탐사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자부심이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에도 우주는 너무 넓으며 그 광활함으로 인해 우리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외형적으로 성장하는 유년기를 지나왔으며, 이제 내적 성장을 추구하는 청년기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국가의 위상과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국가의 존엄성을 높이는 길을 걷고 있다. 특히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는 대한민국이 우주탐사라는 긴 여정을 떠나는 출발점이다. 이 여행으로 우리는 우리 자신을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좀 더 내적으로 성숙하며, 사회적 자존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우주탐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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