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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우주>

05. 소행성 지구 충돌 시나리오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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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행성에 대해서 일반인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생각은 소행성 지구 충돌설이다. 한때 지구를 지배한 공룡을 사라지게 한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소행성 충돌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기도 하다. 만약 6개월 안에 지구에 소행성(혹은 혜성)이 충돌해서 지구가 멸망할 예정이라면, 여러분은 이를 대비해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지구에 그대로 있으면서 평화로운 죽음을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우주선을 준비해서 지구를 탈출할 기회를 잡을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소행성의 궤도를 바꿀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인가?

2021년에 개봉한 영화 〈돈 룩 업〉은 천문학자들이 이런 대재앙을 인류에게 경고하는 와중에 정치권, 미디어, 대중이 보이는 반응을 풍자적으로 묘사한다. 과학자들은 언제나 매우 진지하지만, 정치, 자본, 언론, 대중이 보기에 과학자들의 설명은 현실감각이 부족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일 뿐이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적극적으로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려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탐사선 다트가 바로 그것이다.

2021년에만 두 번 소행성 탐사선을 발사했다. 첫 번째는 다트라는 이름의 미국의 소행성 충돌 실험 탐사선으로, 2021년 11월에 발사해 2022년 10월 소행성 디모포스에 충돌할 예정이다. 소행성 디디모스는 지름 780m인 디디모스 소행성과 그의 위성인 디모포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NASA 우주선이 충돌을 목표로 하는 소행성은 위성인 디모포스다. 디모포스의 크기는 약 160m로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비슷하다고 알려져 있다.

디모포스는 현재까지 지구와 충돌할 위험이 없으나, 이번 시험발사는 소행성에 위성을 충돌시켜 실제로 궤도를 변경시키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트 탐사선은 이 소행성이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2023년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디모포스와 충돌할 예정이다. 이 시기 지구와 디모포스의 거리는 약 1,094만 3,539㎞로, 다트 탐사선은 충돌 4시간 전에 디모포스를 향해 가속해 시속 2만 4,140㎞의 속도로 충돌한다.


이번 시험발사로 NASA는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큰 소행성을 어떻게 지구로부터 빗겨 가게 할지에 대한 자료를 얻을 예정이다. 아울러 소행성과 우주선을 충돌시켰을 때 소행성궤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과학자는 언제나 데이터로 말한다. 우리는 더욱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실험이 필요하다. 실험은 때로 무모해 보이지만, 그 실험이 쌓이고 실패를 거듭해야 인류에게 진보가 있다.

2021년에 발사한 두 번째 소행성 탐사선은 최초로 목성 트로이 소행성군을 탐사하는 루시다. NASA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태양계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2021년 10월 16일 우주로 떠났다. ‘행성 고고학 탐사선’이라 부르는 루시는 앞으로 12년간 목성까지 날아가면서 소행성 여덟 개를 탐사할 예정이다. 이동 거리가 총 63억㎞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우리는 소행성을 연구하기 위해 이렇게 멀리 간 적이 없다”라며, “이로써 우리는 태양계의 형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시라는 이름은 1974년 에티오피아 하다드 사막에서 발견된 320만 년 전 인류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화석의 애칭에서 딴 것이다. 당시 발굴단이 자주 듣던 비틀스 노래가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Lucy in the sky with Diamonds)〉였다고 한다. 인류의 조상 화석인 루시처럼 탐사선도 태양계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NASA의 과학자 톰 스태틀러는 루시 프로젝트를 행성 고고학에 비유했다. 루시가 향할 소행성은 목성 궤도와 그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작은 천체다. 소행성은 행성과 달리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성분을 그대로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이 소행성에서 태양계의 기원을 찾는 이유다. 다이아몬드와 함께 하늘에 있는 루시와 만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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