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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우주>

04. 생존을 넘어 도전과 탐험으로

by BOOKCAST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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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인류가 살 수 있는 ‘제2의 지구’로 만드는 일, 즉 외계 행성을 개조해 지구화하는 과정을 테라포밍이라고 한다. 인류가 화성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화성이 ‘제2의 지구’가 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좋은 대답이 아니다. 물론 최고 400도가 넘는 수성, 대기압이 지구의 90배에 이르며 황산비까지 내리는 생지옥 금성, 발 디딜 지표랄 것이 없는 거대한 가스 덩어리 목성과 토성에 비하면 화성은 그나마 조건이 낫다.

하지만 화성 역시 지구의 수십 배에 이르는 우주방사선이 쏟아지는 불모지로 테라포밍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화성 표면에도 달 표면처럼 레골리스가 존재한다. 이 레골리스를 활용해서 건축물을 만들고, 내부에 기압을 유지하면서 안전한 공기교환 시스템을 만들고, 온도를 적당하게 유지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거주 시설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혹은 거대한 지하 동굴 형태를 만들어 지하도시를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전히 화성에 투자하는 것은 너무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그들을 위해 더 직접적인 투자 필요성을 설명해 줄 수도 있다. 보다 직접적인 이유로 화성탐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최첨단 기술들이 한 국가의 첨단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들 수 있다. 2021년 2월 19일 화성에 착륙한 미국의 퍼서비어런스는 천 개가 넘는 미국 기업이 참여하며, 관련 산업의 경제적 파이를 확대했고, 파생된 첨단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또한 물질적으로는 측량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도 있다. 전 세계에서 국가의 위상 강화, 자국민의 자긍심 고취 등이다. 이번 퍼서비어런스의 착륙 과정 동안 미국은 우주기술 중에서도 초고난도라는 화성 착륙 성공 장면을 생중계로 가감 없이 전 세계에 공개하면서, ‘역시 미국’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심어주었다. 사실 이런 기술 권력이 주는 무서움은 현대 사회에서는 그 무엇보다 사람들의 의식에 깊이 남아 있다. 2021년 건국 50주년을 맞은 신생국 아랍에미리트 역시 아말 탐사선으로 우주산업 변방에서 단숨에 세계 다섯 번째 화성 탐사 성공 국가로 발돋움하며 전 국민, 특히 미래 세대인 자국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끌어내지 않았는가.


우주탐사는 한 나라의 과학기술 역량을 총집결해야 가능한 분야다. 우주탐사 미션은 새로운 지식에 대한 도전이자 세상에 없던 길을 만들어내야 하는 탐험이자 도전이다. 미지의 영역인 우주를 탐사하는 일은, 우리 행성 주변의 다른 천체를 이해하는 과학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과 미래 세대에게 우주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드높이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그렇게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답답하고 우울한 일상과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가깝고도 먼 우주에 대해서 상상하는 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상상에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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