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정·생활·요리/<결혼부터 아이까지>

09.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예요_ 결혼은 노동이다?! (마지막 회)

by BOOKCAST 2022. 5. 13.
반응형

 


 

막냇동생의 결혼식 때 남편이 결혼식 축사를 맡았다. 남편은 결혼식 축사에서 “여러분, 결혼은 노동입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이란 단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남편을 아는 사람은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보통 결혼식 하면 ‘노력’, ‘인내’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는데 남편은 그보다 수위가 높은 ‘노동’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건 신중하고 매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에 일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을 한다. 그래서 당연히 남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와의 관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결혼 생활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 즉, 힘들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가정을 위한 이 ‘노동’이야말로 우리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일 수 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나는 ‘아이를 왜 갖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결혼 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 거기에다가 임신하고 출산하고 육아하는 모든 것이 참 힘든 과정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통의 사람들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고 살았다.

그래서 아이를 왜 갖는가?에 대한 나의 결론에 대해서 나름대로 답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낳았지만, 그냥 낳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다가 행복하기까지 해야 하니 이는 너무 힘든 과정이었다. 그래서 가족은 정말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실감 나게 느꼈다. 그리고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힘들지만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내가 학교에서 공부한 것보다, 아니면 내가 일한 것보다, 즉 그 무엇보다도 더 공들이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다.

그래서 남편이 ‘노동’이란 단어를 쓴 것 같다. 이 모든 것, 결혼해서 반려자와 함께 사는 과정 거기에 아이를 낳고 경제적으로 그들과 잘 살 만큼의 돈을 벌면서 아이들을 교육하고 같이 산다는 이 모든 과정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결혼을 이렇게 ‘노동’이라고 생각하고 나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결혼과 출산, 육아 모두 행복하고 꿈같이 아름다운 이야기인 양 많이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남들 SNS나 TV를 보면 다들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은데, 그래서 자기만 힘든 것 같겠지만, 사실은 모두가 다 힘들다.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참으로 어렵다. 만약, 자세히 살펴보아도 어떤 가족이 행복해 보인다면, 그들 모두 다 그 힘든 ‘노동’을 최선을 다해서 해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가정에 쏟아붓는 이 ‘노동’의 가치야말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행복’이란 결과물로 나타난다. 그래서 아예 결혼을 둘러싼 모든 일을 ‘노동’으로 생각하고, 가족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만이 인생의 행복에 가까워지는 길이 아닐까 결론지어본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