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하는 것이 괴로운 이유는 비교 때문 아닐까? 비교가 습관인 사람들은 시선이 오롯이 타인에게 가 있어서 정작 자기가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은 보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갖지 못한 것들에만 집중하다 보면 괜히 상대를 시기, 질투하게 되기 쉽다.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영화가 있지만 질투가 에너지인 사람은 본인도, 그를 상대하는 타인도 서로 피곤하기만 하다.
비교는 다른 것과 견주어 판단하는 것이고, 관찰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비교와 관찰은 비슷한 듯하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SNS를 할 때는 비교가 아니라 관찰을 해야 한다. 상대의 어떤 점이 부러운지, 그 마음을 살펴보면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자랑질들은 과감히 건너뛰고, 그들이 이룬 것이 부럽다면 어떻게 그걸 하게 되었는지 그 사람의 태도나 과정을 살펴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정적 감정이 생기기보다는 배워야 하는 목록이 추가될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엔 스스로 일궈 가는 사람에 대한 부러움 내지 존경심이 있다. 쉽고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 있는데도 부딪치며 경험하고 하나씩 체득하면서 가는 사람. 내가 이런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대개 쉽고 빠르게 가는 길에는 ‘돈’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전업주부인 내가 자기 계발에 쓸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다. 비싼 강의를 들을 여건은 안 되니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스스로 자신의 길을 일구어 가는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을 혼자서 견뎌 냈을까, 도와줄 사람도 없는데 그 막막함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그런 것들을 찾아보는 편이다.
끝도 모를 정도로 막연하고 불안했던 시절을 지나고 또 지나 아주 깊은 동굴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아 나온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곤 한다. ‘쟤는 뭔데 별것도 아니면서 저렇게 호들갑이야? 내가 훨씬 잘났는데⋯’라는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봤다면 나는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을 것이다.
엄마가 된 사람들은 자기만 멈춰 있는 것 같은 불안함, 초조함, 두려움을 필연적으로 가진다. 나 역시 그런 시간이 꽤 길었기 때문에 한동안은 SNS를 열 때마다 의기소침해졌다.
‘거울에 비친 나는 이렇게 아줌마 같은데 왜 그녀들은 이렇게 아가씨 같을까?’
‘나는 오늘도 버럭 화를 내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이 엄마는 어떻게 이렇게 상냥할 수가 있지?’
‘이 집은 모델하우스처럼 왜 이렇게 깨끗한 거야?’
나의 상황과 비교하자면 끝도 없다.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엄마도 내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 평소엔 늘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지만 나를 가꾸려는 마음으로 그날따라 옷을 차려입고 예쁜 사진을 찍었다든지, 비록 아이에게 화를 냈지만 그 뒤에 아이에게 사과하고 감정적으로 풀었다든지, 며칠 동안 밀린 빨래 산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열심히 개켜 넣고 뿌듯해서 찍은 깨끗한 집일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상황은 알지도 못한 채 내가 막연하게 부러움과 질투심을 둘둘 말아 의기소침해지는 동안, 나와 별다를 바 없는 상대는 그 순간에도 차곡차곡 자기만의 기록을 쌓아 가고 있다. 미래의 업과 연결 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서 털고 일어나자. 내 일상도 누군가는 그토록 꿈꾸는 삶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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