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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나는 전자발찌를 채우는 사람입니다>

08. 그루밍 범죄란 무엇일까?

by BOOKCAST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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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

몇 년 전 포털 사이트 검색 1순위에 오르며 여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다. 교사가 초등학생인 제자와 성관계를 해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다. 교사가 “우리는 사랑하는 사이입니다.”라고 말해 화제가 되었다. 만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면, 당사자가 동의해도 범죄가 된다는 사실을 교사가 몰랐을 리 없다. 알고도 성관계를 맺은 건 명백한 범죄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남성이 가해자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반대의 경우도 많다. 여성 교사가 남자 중학생과 성관계를 맺은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중학생이 만 13세 이상이어서 무혐의로 풀려났다. 만 13세라는 기준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중학생은 아직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미숙한 때이다. 이런 문제가 법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피해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며, 많은 아이가 고통에 빠질 것이다.

그루밍 성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길들인 뒤 행하는 성범죄로 정의하며, 신뢰 관계를 쌓은 뒤 성적으로 착취하는 유형의 범죄이다. 대부분 어린아이와 청소년이 대상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은 교육계에도 만연하다. 교육계에서 일어나는 성범죄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므로 교사의 권력이 작용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교육계 그루밍 성범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윤리적 자질에만 기댈 게 아니라 법의 개선을 통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때 가능하다. 많은 사람이 그루밍 성범죄의 존재에 대해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성숙한 시선과 따뜻한 손길로 주변의 아동, 청소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종교계

종교는 신도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종교계에도 그루밍 성범죄는 존재한다. 사실 종교계 성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묵인되어 왔다. 종교계 역시 조직적이고 위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한 범죄는 없다. 종교계 성범죄 또한 미투 운동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종교계는 성범죄 사실이 드러난다고 해도 가해자가 반성의 기미가 없는 특징이 있다. 지도자의 막강한 권력과 세뇌된 신도들 때문이다. 특히 지도자를 신으로 믿는 사이비는 문제가 심각하다. 지도자와의 성관계를 신에게 선택받는 행위라고 생각하거나, 구원의 길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조직적인 성범죄가 발생해도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신도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종교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물론 사이비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이번 미투 운동으로 폭로된 종교계 그루밍 성범죄도 사이비와 다를 바 없는 양상을 띈다. 몇몇 용기 낸 신도들이 지도자의 성범죄를 폭로했으나, 대다수의 신도가 지도자를 두둔했으며, 지도자는 반성의 기미가 없었다.


예체능계

체육계 그루밍 성범죄를 알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생활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선수들에게는 상하 체계가 엄격하고, 감독과 코치에게 복종하는 분위기가 있다. 훈련은 군대와 흡사하며, 선수끼리도 선후배의 위계질서도 철저하다. 그리고 선수는 어떻게든 지도자의 눈에 띄어야 한다. 이름이라도 한 번 불려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지도자에 의해 선수 생활의 존폐가 달렸다.

이런 특수한 현실에서, 지도자를 잘못 만난다면? 지도자에게 성폭행을 당한다면? 선수 생활에 치명타를 입을뿐더러, 인간적으로도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최근 미투 운동으로 밝혀진 사건만 봐도 그렇다. 체육계 성폭력을 고발한 선수는 모두 미성년자일 때부터 상습적으로 당해 왔음을 알리며, 자신의 꿈을 위해 그간 고발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선수의 좋은 성적에 가해자들은 뻔뻔하게 웃었다. 그들의 만행이 제자의 성적에 가려진 것이다. 선수들의 용기 있는 폭로가 없었더라면, 가해자는 꿈나무들의 우상이 되었을 테고, 성폭력은 반복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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