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모여서 사회・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도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다. 새롭게 계획되고 만들어지는 신도시는 인간의 이상을 구현하는 유토피아다. 서울(한양)과 수원(화성)은 조선시대의 새로운 이상향이 실현된 것이며, 미국의 뉴욕, 보스턴 등도 신도시였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을 비롯하여 한국의 세종, 호주의 캔버라, 미국의 워싱턴 등도 ‘신행정수도’라 불리는 신도시다. 신도시는 ‘뉴타운’, ‘뉴시티’, ‘네오시티’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데, 학술적으로는 ‘새로 계획된 도시(Planned Community, Planned City)’라고 칭한다. 한국은 3.3제곱킬로미터(약 100만 평) 이상의 규모로 계획된 신개발 지역을 신도시로 구분한다. 근대적 의미의 신도시는 하워드가 주창한 전원도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에 많은 신도시가 계획되었다. 유럽 신도시의 크기는 작은 마을 규모에서부터 분당의 12배가 넘는 7500만 평(248km2) 규모의 네덜란드 알메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중 기법으로써 스마트시티가 적용되는 신도시를 ‘스마트 신도시’라고 한다. 정보통신 기술과 친환경 기법을 적용해 도시문제를 최소화하고 새로운 도시 가치를 창출하는 스마트 신도시는 새로운 유토피아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도시 계획에서는 토지 이용, 교통, 주거, 환경, 산업, 정보통신 기술, 교육 등을 다룬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정보통신 기술을 도시 계획에 반영한 유시티를 도입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송도신도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흥덕지구 디지털도시는 한국 스마트시티 계획의 시초라 할 수 있다. 특히 흥덕지구에서는 건설과 정보통신 기술 융합이라는 유시티 사업의 원형을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구현된 최초의 유시티는 흥덕지구에 인접한 동탄신도시다. 영화 <살인의 추억>(2003)의 배경이 된 지역으로 당시 도시의 안전이 가장 큰 과제였다. 이러한 연유로 동탄신도시는 600여 대의 CCTV로 촘촘하게 감시하는 도시가 되었으며, CCTV를 통한 스마트 안전이 한국 스마트시티의 큰 특징이 되었다. 세계적으로 CCTV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CCTV를 통해 수많은 도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안면 인식 기술, 인공지능 기술 분야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범죄 예방 등 공익 목적의 기술 활용과 더불어 CCTV를 통한 감시사회로의 전환이 우려될 정도이다.
유럽 등 해외 스마트시티가 기존 도시를 대상으로 한 것과 달리 한국의 스마트시티는 신도시 특화 모델이자, 정보통신 기술 경쟁력을 갖춘 상품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동탄 화성 이후 운정 파주, 판교 성남 등 2000년대 중반의 수도권 2기 신도시부터는 신개발 사업에 스마트시티가 기본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제도적으로 2008년에 제정된 「유비쿼터스도시법」은 신도시 개발에서의 스마트시티 개념과 내용을 담았다. 해당 법률에서는 세부적으로 지능화된 시설, 통신망, 운영시설 등을 스마트시티 기반시설로 규정한다. 2019년 말 기준으로 전국에 120만여 대의 공공 CCTV가 설치되었으며, 229개소의 CCTV 통합관제센터가 있다. CCTV 한 대당 평균 설치 비용이 2천만 원이라고 한다면, 약 24조 원의 스마트시티 인프라가 설치된 셈이다.
스마트시티 기반시설 및 서비스의 구축 및 운영에 관한 계획이 ‘스마트도시 계획’이다. ‘스마트도시 계획’은 수립 주체에 따라 중앙정부에서 수립하는 ‘스마트도시 종합계획’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하는 ‘스마트도시 계획’으로 나뉘며, 한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수립하는 스마트도시 계획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스마트도시 계획은 기술 개발 속도를 고려해 계획 기간을 5년으로 하고 있으며, 행정구역 전역을 계획공간으로 설정한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스마트도시 건설 사업을 체계적인 계획 없이 추진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 이는 「스마트도시법」에서 명확한 지침을 제공하지 못해 사업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 혼란을 야기하는 측면도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신도시 스마트시티 건설사업을 포함해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을 진행할 때는 스마트도시 계획과 스마트도시 건설 사업 실시 계획을 모두 수립해야 한다.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
: 부산 에코델타시티 세물머리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 시행자인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 산하의 댐과 수도를 관리하는 물 전문 공기업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낙동강 하구 지역에 위치하며, 11.7제곱킬로미터(약 360만 평), 3만 세대, 계획인구 7만 6천 명의 신도시다. 국가 시범도시로 지정된 세물머리는 세 갈래 하천이 만나는 지역이라는 의미이며, 약 2.8제곱킬로미터(약 85만 평), 3,380세대, 8,500명 규모이다. 부산 전체 면적의 0.3퍼센트이며, 생태환경과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어우러진 도시를 계획하고 있다. 2018년 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고, 2021년 말 ‘스마트빌리지’에 입주가 시작되어 에코델타시티의 시범 서비스뿐 아니라, 국가 연구 과제의 다양한 성과물에 대한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시범도시 부산 에코델타시티 입지
스마트시티로서의 부산 에코델타시티 도시 계획은 신산업 육성을 위한 5대 혁신 클러스터 조성과 플랫폼으로서의 도시 운영 기반 마련을 중심으로 한다. 5대 혁신 클러스터는 공공 자율 혁신 클러스터, 헬스케어 로봇 클러스터,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스마트빌리지, 신한류 AR・VR 클러스터 등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서는 스마트시티의 혁신적이고 지속적인 도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도시, 증강도시, 로봇도시의 3대 미래 도시 운영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세물머리 토지 이용 계획과 스마트빌리지 조감도
스마트빌리지는 스마트시티의 첫 입주 단지이자 물에너지 자급률 100퍼센트를 실현하는 시범 주택단지다. 스마트빌리지 56세대를 조성하고 관련된 국가 R&D 실증 및 리빙랩에 관심 있는 민간기업 등을 참여시켜 운영한다. 입주자 공모에서는 약 3천 세대가 지원하여 평균 경쟁률 54 대 1을 기록했다. 스마트빌리지는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1등급 블록형 단독주택단지로,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적용될 40여 가지 미래 혁신 신기술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리빙랩형 실증 단지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에 입주한 가구는 5년 동안 관리비만 부담하고 임대료는 무상으로 거주하는 대신 부산 에코델타시티에서 추진하는 리빙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스마트시티 계획에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로봇 활용 생활 혁신, 배움・일・놀이 융합 사회, 스마트워터 등 10대 혁신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는 스마트 혁신 기술 도입을 통해 개인・사회・공공・도시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창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부산 에코델타시티 세물머리 지역은 물에 특화된 스마트시티이다. 도시 설계 단계부터 친환경 수변 도시 디자인 및 도시 물 순환 회복을 위한 첨단 물 관리 기술을 적용해 글로벌 수변 랜드마크로 조성할 예정이다. 도시 내 상수 공급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 공급, 도시화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 물 순환 회복, 정보통신 기술 기반의 지능형 물 관리 등 미래 스마트시티의 물 관리 청사진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부산 에코델타시티 총괄 계획가는 “데이터가 기반이 돼 도시가 거주하는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늘려주는 증강도시 개념을 시범도시에 적용하겠다. 이를 위해 로봇공학과 증강현실 기술을 결합하며, 이를 이용해 실제로 노약자와 장애인 등의 이동과 거주, 생활을 돕는 도시를 만들 예정이다. 특히 이런 기능을 일일이 개발하는 게 아니라, 이들을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최고 기술로 마련해 원하는 서비스를 플랫폼 위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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