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요람, 테크시티와 히어 이스트
런던의 ‘테크시티(Tech City)’는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 동쪽 도시 주변부 중 지가가 낮은 쇼디치를 중심으로 올드 스트리트와 올림픽파크에 이르는 지역에 위치한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창업 클러스터로 ‘실리콘 라운드어바웃’이라 불리는데 스타트업과 IT 등 테크 기업이 자생적으로 모여 런던과 영국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세계 3위의 유니콘 스타트업 보유 국가인 영국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업과의 협력을 이끌고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영국 유니콘 기업의 65퍼센트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유럽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30퍼센트가 영국에 있다. 알파고 구글의 딥마인드와 핀테크 중심의 스타트업도 테크시티에서 탄생했다. 2008년 테크시티에는 IT 기업이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2020년 말에는 1만 3천여 개의 스타트업이 활동했다.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몰려들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엔젤투자자 그리고 오픈랩을 운영하는 IT 글로벌 기업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영국 정부는 매년 50개의 유망 스타트업을 선정해 투자 유치, 사업 확장 및 상장 등을 지원하는 ‘퓨쳐 피프티(Future Fifty)’를 운영하고 있다. 테크시티의 성공을 기반으로 영국 전역에 디지털 혁신 허브를 조성하는 ‘테크네이션(Tech Nation)’ 프로젝트는 1조 원 규모의 벤처캐피털을 통한 수조 원의 매출로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히어 이스트와 플렉살
테크시티 동쪽 끝자락에는 퀸 엘리자베스 올림픽파크가 있는데, 2012년 런던올림픽 기간에 방송센터가 있던 지역 120만 제곱피트(약 3만 3천 평)를 2015년 기술 커뮤니티를 위한 혁신 및 기업의 중심지인 히어 이스트(Here East)로 재단장했다. 쾌적한 녹색지대인 히어 이스트는 새로운 캠퍼스로 부동산 전문 회사 데란시와 영국 최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인 인피니티 SDC가 합작해서 만들었다. 4,500명 이상의 전문가와 혁신가의 본거지이며 협업에 용이하게 설계되었다. 3,800여 명이 일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약 5만여 명이 방문했다. 히어 이스트는 런던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 가지 클러스터인 e스포츠, 모빌리티 및 크리에이티브 부문의 본거지다. 대표 입주 업체로는 BT 스튜디오스, 플렉살,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 스포츠 인터랙티브 등이 있다. 이 중 플렉살은 히어 이스트 캠퍼스 내 혁신센터이자 공유 업무 공간이다.
우리가 글로벌 커뮤니티로서 기후변화에서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현재 직면한 도전 과제에 대해 확실한 진전을 이루려면 부문간 협력을 수용해야 한다. 접근 방식은 모든 산업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이루어져야 한다. 히어 이스트에서의 경험을 통해 모두가 다양한 그룹을 수용하는 곳에서 솔루션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함께 노력하기를 열망한다는 것을 알았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스마트 칼라사타마
핀란드 수도 헬싱키는 민간 에너지 기업의 협의체를 확대하여 스마트시티 민・관 중간 조직인 포럼 비리엄 헬싱키(이하 FVH)를 운영하고 있다. FVH는 스마트시티 관련 신기술 도입 및 실험, 데이터 오픈, 역량 교육, 스마트 리전 6에이카(Smart Region 6Aika) 운영, 스마트 칼라사타마 개발 사업 지원 등을 담당하고 있다.
칼라사타마는 203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175헥타르(약 53만 평) 규모의 수변 개발 지역이다. 2040년 계획인구는 2만 5천 명이며, 고용 인구는 1만 명이다. 완공되면 주거 지역은 120헥타르, 업무 지역은 40헥타르에 달한다. 2020년 세종의 첫마을 지역과 같은 초기 건설 실험 지구로 5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
스마트 칼라사타마 프로젝트
칼라사타마의 핵심 목표는 새로운 스마트시티 솔루션과 서비스를 위한 스마트시티 실험실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실험과 공동 창작으로 미래의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 칼라사타마에 거주하는 시민은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어반랩(Urban Lab)의 사용자로서 리빙랩 구성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스마트 칼라사타마의 시민 참여 거버넌스 ‘혁신자 클럽’
‘혁신자 클럽(Innovator’s Club)’은 스마트 칼라사타마의 혁신 플랫폼 역할을 하는데, 1년에 서너 차례 공식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갖는다. 지역 네트워크인 칼라사타마 혁신자 클럽은 주민, 공무원, 민간기업, 연구원, 관광객 등 1천 명 이상의 이해 당사자로 구성되어 있다. 혁신자 클럽은 200여 명 정도가 주기적으로 모여 개발 사업의 요구 사항을 정의하고 실험에 참여하며, 스마트 칼라사타마 구축에 대한 피드백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자 클럽은 지역에너지 공급 업체, IT 회사, 스마트시티 서비스 기업, 컨설턴트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또한 칼라사타마뿐만 아니라 도시 환경, 사회 및 건강 관리, 교육 및 문화, 레저 등 헬싱키의 중요 추진 사항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부터 이어진 ‘스마트 칼라사타마 프로그램(Smart Kalasatama Program)’에는 유럽지역개발기금의 재정이 지원되고 있으며, FVH가 조정자 역할을 한다.
실제 사용자를 통해 스마트 서비스를 실험하는 리빙랩은 스마트 칼라사타마가 혁신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칼라사타마는 리빙랩을 통해 주민에게 스마트 서비스 및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실생활에서 하루에 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비전은 칼라사타마 프로젝트가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고, 참여한 주민의 스마트시티 기술에 대한 평가와 피드백으로 도시 서비스 개선 방법을 찾도록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 칼라사타마 ‘애자일 파일럿’
칼라사타마는 2015년부터 자원 재활용, 사회 및 의료 서비스, 기후 환경, 헬스케어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애자일 파일럿(Agile Pilot)’이라는 30여 개의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6개월 이내로 3~5개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작은 실험을 진행하며, 지원금은 각각 5천~1만 유로(약 700만~1400만 원) 규모이다. 칼라사타마는 주민들에게는 미래 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는 테스트베드이고,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제품을 기획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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