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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여자 리셋>

04. 건강 리셋 : 사막에서 살아남는 방법?

by BOOKCAST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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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라는 당연한 소리가 요즘 부쩍 색다르게 느껴진다. 갱년기의 고통은 한두 번의 수술이나 시술로 해결되는 아픔이 아니었다. 감기처럼 자주 걸리기도 하고, 한번 걸렸다고 안 걸리는 것도 아니다. 사람에 따라 독감처럼 심하게 몸살을 앓는 사람도 있지만, 가볍게 모르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평소 자기 몸 관리를 잘한 사람과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지도 않고 걸려도 가볍게 털고 일어나듯, 갱년기도 다를 바 없었다. 남보다 이른 나이에 폐경을 경험하고, 갱년기를 아프게 겪는 이유는 젊어서 나의 몸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이 내게 보내는 경고였다. 겉모습을 예쁘게 리셋해도 몸을 먼저 건강하게 리셋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었다. 갱년기는 아픔을 통해 몸이 우리에게 보내는 경고였다.

주기적으로 아픈 내 몸의 리셋을 위해 먼저 내 몸 상태를 파악해야겠다 싶었다. 큰맘 먹고 종합 병원 건강 검진을 예약했다. 나라에서 해주는 기본 건강 검진에 여성 정밀 검사인 여성호르몬 검사, 골밀도 검사, 유방초음파, 정밀 인유두종 바이러스, 질 확대경 검사, 갑상선 초음파와 40살이 넘으면 한번은 해봐야 한다는 대장 내시경도 추가했다. 처음 해보는 대장 내시경 때문에 3일 전부터 음식을 가렸고 전날은 금식하며 속을 비웠다.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해서 3L 정도 약을 탄 물을 시간에 맞춰 3번에 나눠 마시는 것은 말 그대로 곤욕이었다.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해 정말 속을 깨끗이 비웠다. 시꺼먼 숙변을 다 빼내고 노란 물이 나올 때까지 장을 비우고 나니 다시는 내 몸에 이런 숙변과 악취를 만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적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유기농 매장에서 식재료를 사다가 아이들에게 대부분의 음식을 건강식으로 주었던 기억이 났다. 유기농 과일과 채소에 현미밥을 해 먹이고, 감자 고구마 현미 쌀로 만든 빵, 떡을 간식으로 먹었다. 감자로 만든 라면에, 뻥튀기 과자를 먹이며 극성스럽게 아이들 건강은 챙겼으면서 막상 내 몸에 정성을 들인 기억은 없었다.

아침저녁으로 면역 억제제에 혈압약, 고지혈증약, 철분제, 위장약을 한 숟가락씩 먹고 있는 내 몸을 리셋하기로 했다. 옛날 사람들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 한약을 달여 먹듯 나에게도 몸에 좋은 음식 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건강한 음식을 먹이기로 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고기, 빵과 커피, 인스턴트를 다 끊고 죄다 유기농 식단으로 바꿀 자신은 없었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내 삶의 행복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최대한 줄여가며, 기름에 굽고 튀긴 음식보단 찌고 삶은 조리법을 택하고, 채식 위주의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다시 만들어가기로 했다.

식단만큼이나 운동에도 신경 썼다. 108배와 가벼운 산책 걷기 운동을 통해 내 몸에 활기를 불어넣기로 했다. 언제가 책에서 본 글귀 중에 몸에 좋은 음식 많이 먹고 운동을 하지 않는 것 보다, 몸에 안 좋은 음식을 먹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건강에 좋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과 비타민 D 흡수를 위해서라도 햇빛이 있는 시간에 꼭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세로토닌으로 행복감이 충만해지고, 무엇보다 갱년기 골다공증 예방이라는 최고의 답이 여기 있기 때문이다.

푸석푸석 영양분이 다 빠져버린 머리카락엔 영양을 줬다. 마음 같아선 미용실의 영양 클리닉을 받고 싶었지만, 추천받은 트리트먼트로 직접 관리했다. 사자머리처럼 펄펄 날리는 잔머리는 바세린을 살짝 발라 영양도 주고 진정시켰다.

무엇보다 모든 피부 보습의 정답은 수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수분 섭취에 신경을 많이 썼다. 우리 몸의 70%가 물이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끝도 없는 건조함을 경험하면서 그 소중함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아토피랑 피부 건조함으로 꽤 고생해서인지 갱년기에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부분은 바로 피부 건조증이었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날은 얼굴이 따갑고 온몸이 간지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피부과 약을 먹고 연고를 발라도 효과는 잠시뿐 진전이 없었다. 내 몸의 안과 밖이 가뭄에 마른 논처럼 쩍쩍 갈라졌다.


좋다는 음식과 건강식품을 아무리 먹어도 효과가 없었지만, 미라클 모닝을 시작으로 눈뜨자마자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반반 섞은 음양탕과 하루 2L 이상 물 마시기는 몸의 변화를 가져다줬다. 물을 마신 지 한 달 정도 지나자 거짓말처럼 건조함이 나아졌다. 아직 온몸이 촉촉해지는 단계는 아니었지만, 얼굴에 광이 나고 피부의 까슬까슬함이 사라져 가려움이 줄어들었다. 유레카였다. 너무 당연한 소리 같겠지만, 내 눈으로 확인 한순간 확실히 믿게 되었다. 그 후로 꾸준히 물 2L 이상 마시기를 실천하며 내 몸을 수분으로 가득 채워나갔다.

가려움증 때문에 한숨도 못 잤다는 친구의 말에 온몸이 긁어서 상처투성이에다 병원 약도 별 효과가 없다는 지인의 이야기에 이젠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아침 음양탕을 시작으로 하루 2L 이상만 물을 마셔봐. 몸의 모든 순환이 잘 이루어지고, 가려움증과 건조증이 사라질 거야!”

친구는 여전히 100% 믿지 않지만 물 마시기만큼은 꼭 실천해 보라고 이야기한다. 내 몸 리셋의 가장 기본이며 큰 자양분은 물 많이 마시기가 정답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당연히 질 내 건조함도 좋아질 것이다. 요즘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면서 물과 차를 수시로 마시는 게 습관이 되었다. 촉촉한 여자가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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