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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6

03. 벨 에포크 시대의 파리와 같은 도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 우리나라 관점에서 파리와 로마 같은 유럽의 도시를 보면, 속된 말로 조상 덕분에 관광만으로도 먹고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그만큼 과거 이 도시를 정비할 때부터 미적인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도시화 과정 자체가 경제개발 논리 속에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미적인 요소까지 강요할 수 없었다. 사실 유럽의 건축법은 로마시대로 올라가고, 당시부터 건축법은 ‘황제가 보기에 좋았다’라는 식의 심미적인 가치가 내포된다. 파리 대개조 사업은 나폴레옹 3세의 실각 후에도 계속되어,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사업이 시작된 지 약 60년 만에 완결된다. 대규모 도시계획이 연속성을 갖고 장기간에 걸쳐 실행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은 근대화 사업이 완료.. 2022. 11. 1.
01. 걷고 싶은 거리 세계적인 문호 괴테는 건축을 ‘얼어붙은 음악’이라고 정의했다. 생각해 보면 이 표현 속에서 건축은 곧바로 음악으로 치환되지 않는다. 즉 건축=음악이라는 등식이 직접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얼어붙은’, 즉 동결이다. 사실 음악은 시간의 예술이다. 일정한 장소에서 정지된 사물을 바라보는 회화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따라가야 느낄 수 있는 예술이다. 멜로디도 리듬도 시간의 흐름을 타고 완성된다. 그래서 음악은 현장성이 중요하며, 음악을 듣는다는 행위는 연주자와 연주를 들으며 현장에서 함께 시간을 공유하거나 녹음된 음악을 통해 임의로 지연된 시간을 함께하는 것이다. 음악을 감상하면 시간의 흐름을 타고 바로 직전의 음률은 사라지지만, 그 여운과 함께 바로 이어지는 현재의 음률이 생명을.. 2022. 10. 17.
03. 한국 신도시와 스마트시티 사람이 모여서 사회・경제 활동을 영위하는 도시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다. 새롭게 계획되고 만들어지는 신도시는 인간의 이상을 구현하는 유토피아다. 서울(한양)과 수원(화성)은 조선시대의 새로운 이상향이 실현된 것이며, 미국의 뉴욕, 보스턴 등도 신도시였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을 비롯하여 한국의 세종, 호주의 캔버라, 미국의 워싱턴 등도 ‘신행정수도’라 불리는 신도시다. 신도시는 ‘뉴타운’, ‘뉴시티’, ‘네오시티’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데, 학술적으로는 ‘새로 계획된 도시(Planned Community, Planned City)’라고 칭한다. 한국은 3.3제곱킬로미터(약 100만 평) 이상의 규모로 계획된 신개발 지역을 신도시로 구분한다. 근대적 의미의 신도시는 하워드가 주창한 전원.. 2022. 5. 23.
05. 도시는 음악이다. 도시에서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경험이 만일 흥미롭고 유익한 것이라면 그 도시는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 경험이 바로 인간과 도시 간의 대화이다. 그런데 아무런 대화가 없는 침묵의 도시가 있다. 차라리 이것은 참을 만하다. 하지만 불쾌한 경험과 긴장감, 그리고 불안정한 경험을 하게 만드는 도시도 있다. 인간이 고등동물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촉감에 대해 절대가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적인 욕구는 육체의 안정된 상황이다. 2차적인 욕구는 교환할 수 있는 풍족함이다. 이 2차적인 욕구는 경계선에 놓여있다. 1차적인 욕구와 경계를 이루는 것이 바로 정신적인 것이다. 좋은 사회는 이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관념을 존중한다. 이 정신적인 부분에서부터 우리는 인간임을 인정받게 되고 고등동물.. 2022. 5. 6.
04. 비어 있는 다락방 도시는 시민들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도시는 시민들이 상상하는 기능을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은 건축물로는 부족하다. 도시는 건축물 외에 수 공간, 녹지 공간, 레크리에이션 공간 등도 제공해야 한다. 건축물은 도시를 위하여 세금을 지불하는 등 직접적인 역할을 제공하는 데 그 세금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이러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일부 계층에만 제공되어서는 안 되며 시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는 도시에서 우리는 좋은 인상을 받는다. “좋은 장소는 잘 기억되며 그것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버클리대학 건축과 돈린 린든 교수의 말이다.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도시는 좋은 도시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좋은 도시는 자연.. 2022. 5. 5.
03. 도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도시의 구성 도시에는 많은 건축물이 있다. 많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도시가 탄생한다. 그렇다면 도시와 건축물 중 무엇이 먼저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도시가 공간이고 건축물이 가구라면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기 쉽다. 공간에 따라 가구의 종류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침실이라면 그 공간에 맞는 침대가 우선적으로 결정되어야 하며 부수적인 기능을 하는 화장대 등은 그 후에 결정된다. 거실 공간은 소파, 탁자 등이 우선적으로 선택되고 그다음에 가구 배치를 계획할 것이다. 도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성격의 도시를 만들 것인지 결정되면 그 기능에 맞는 건축물과 영역을 우선적으로 계획하게 된다. 이러한 도시 구성은 사실 오랜 역사 속에서 반복적인 도시 계획을 통하여 만들어졌다. 공간 안에 가구를 배..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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