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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9

01. 왕정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왕을 국가의 수반으로 둔 왕정국가가 생각보다 많다. 영국, 일본, 태국, 스웨덴, 덴마크, 벨기에가 그러하며, 이들 왕정국가 간에는 왕실끼리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국왕은 국가의 통합을 상징하는 형식적인 위치에 머물고 실제 국정 운영은 국민이 뽑은 수상이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나라들을 입헌군주정이라고 한다면, 걸프 국가들은 국왕이 국가의 상징에 그치지 않고 직접 나라를 통치한다는 점에서 현대판 절대 군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의 군주정과는 전혀 다르지만 왕이 부와 권력을 가지고 국가를 통치한다는 점에서는 절대 군주정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걸프 왕정국가에서 외교나 비즈니스를 할 경우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라비아반도에 있는 국가 중 예멘을.. 2022. 9. 21.
00. <아부다비 외교 현장에서 일하고 배우다> 연재 예고 중동의 정치, 문화, 비즈니스에 대한 생생한 체험과 외교 비하인드 6개 왕정국가를 중심으로 살펴 지난 몇 년간 우리와 중동이 많이 친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중동은 여전히 ‘먼 곳’이다. 근본적으로 중동은 우리의 상식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범위에 따라 30개 국이 넘고, 아랍인으로 구성된 아랍 국가만 22개 국에 이르기에 간단하게 설명하기도 곤란하다. 그뿐만 아니라, 중동에 관한 언론 보도는 전쟁과 테러 소식 일색이고, 중동에 부임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좋은 안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중동에 사업이나 거주 목적으로 온 상당수의 사람들은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실제로 저자는 UAE 대사로 일하면서 사업에 섣불리 접근해 실패한 사람, 계약을 한국식으로 생각하다가 고생한 .. 2022. 9. 19.
08. ‘사드’의 ‘사’자도 듣기 싫습니다. ‘사드’ 단어조차 부담스러운 한국 사드 배치를 결정한 것은 박근혜 정부였다. 당시에도 찬반 여론이 갈렸지만 배치는 결정됐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드 배치 재검토’를 약속했다. 하지만 외교에는 상대국이 있는 만큼 한번 내려진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 초기 ‘사드’는 청와대에서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였다. 그렇다고 사드 때문에 한중 관계를 손 놓고 바라볼 수만도 없었다. 한국과 중국은 협의 끝에 2017년 10월 31일에 양국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하고 사드 갈등을 일단 접기로 한다. 우리 정부는 사드 추가 배치금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편입 금지, 한ㆍ미ㆍ일 군사동맹 불가 등 ‘3불不 정책’을 이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합의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 2022. 7. 5.
07. “한국이 지소미아를 건드리다니!” 워싱턴의 분노 동맹의 균형추, 지소미아 미국과 한국은 오랜 동맹관계이고 한국이 타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의 핵우산 보호를 받게 돼 있다. 쉽게 말해 북한이 쳐들어 오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우리 국민을 보호해주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여러 측면에서 우리가 ‘을’인 경우가 많다. 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이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의 또 다른 동맹인 일본과의 관계는 좀 다르다. 한국을 대하는 것보다는 좀 더 ‘무게’가 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한국이 미국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주제는 ‘북한’인 반면, 미국은 북한문제보다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똘똘 뭉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 2022. 7. 4.
06. 독도 새우 한 마리는 왜 한미 갈등의 불씨가 되었나? ‘독도 새우’로 시작된 불만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청와대도 정권 교체 이후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맞다 보니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 게 옆에서 느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회담 자체는 3번째였다. 사실 국빈방한이라는 게 ‘의제’보다는 ‘의전’이었기에 미국 정상이 와서 뭘 하고, 어디를 가고, 뭘 먹는지가 더 큰 관심사다. 청와대는 국빈만찬 메뉴를 사진 찍어서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정갈하게 세팅된 한식 한상차림에는 송이 돌솥밥, 갈비구이, 조갯국, 잡채 등이 놓여 있었다. 특히 잡채에 올라간 새우는 ‘독도 새우’라며 사진엔 새우 한 마리도 그릇에 담겨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우 갈비구이도 ‘360년 씨간장으로 만든 소스’로 요.. 2022. 7. 1.
04. ‘하노이 결렬’ 초강수 둔 미국의 진짜 속내 베트남 하노이 거리 곳곳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로 도배가 돼 있었다. 도로마다 화단도 만드느라 분주했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역사적 만남이 이뤄지는 것인 만큼 시민들도 기대 반, 설렘 반인 것 같았다. 이번 만남이 두 정상 간 두 번째이긴 하지만 처음과는 또 많이 다른 분위기였다. 첫 만남에서야 ‘만남’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고 그야말로 ‘신기’했지만 두 번째 만남은 좀 달라야 했다. 미국에게도 북한에게도 ‘성과’가 중요했다. 내 역할도 첫 싱가포르 회담 때와는 달라졌다.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청와대 출입기자로 출연 및 앵커를 담당했지만 하노이 회담에서는 외교안보팀장으로서 사실상 기자들의 업무 총괄을 맡아야 했다. 책임도 좀 더 무거워졌기에 기자들의 기사 아이템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일 수밖.. 2022. 6. 29.
03. 김여정 통해 20분 만에 빌린 ‘백두산 천지행’ 비행기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쏟아져 나왔지만 그 뒤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는지는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것 같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만났을 때는 특히 더 그랬다. 차라리 해외 다른 나라에서 진행된 것이라면 서울에 있는 관계자들과 소통이라도 원활했을 텐데, 평양과 서울 간 소통은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아서 많은 관계자들이 애를 먹었다. 서울에서 평양의 화면이 전송돼 오기만을 기다리던 기자들도 갑갑하긴 마찬가지였다. 하물며 평양에서 2박 3일간 회담과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시키는 건 더 어려웠을 거다. 실제 그랬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전화 한 통이면 이루어질 수 있는 일들이 평양에서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당시 평양을 다녀온 관계자들에게 뒷이야기를 생생히 들을 수 .. 2022. 6. 28.
01. 제가 잘하고 있는 거죠? 도보다리 브로맨스 “ 제가 잘하고 있는 거죠?” 도보다리 브로맨스 핵실험부터 ICBM, 선제타격론 등 수많은 고비와 긴장 끝에 찾아온 2018년은 그야말로 ‘한반도의 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길지 않은 그 기간에 펼쳐졌던 역사적 장면들이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2018년 4월 27일. 경기도 고양시에 마련된 ‘남북 정상회담 프레스센터’는 국내외 3천여 명의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정말 취재 열기가 느껴지는 그야말로 ‘현장’이었다. 남북 정상이 정상회담을 하는 곳은 판문점이었지만 모든 취재진이 판문점에 가 있을 수 없는 만큼 이런 대형 이벤트가 있을 때 기자들은 ‘풀’이라는 걸 만든다. 즉, 해당 행사에 기자단 대표로 가서 현장 모습을 기록하고 취재한 뒤 기자단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경우, 청.. 2022. 6. 24.
00. <청와대 마지막 대통령, 5년의 외교 비하인드> 연재 예고 JTBC 국제외교안보팀 정제윤, 신진 기자가 취재한 생생한 외교의 순간 역사가 기억할 문재인의 외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기록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죄다 틀어졌다고 타박할지도 모르지만,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남·북·미가 함께 일군 일들은 역사적으로 기록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외교의 소용돌이 속에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일 또한 많다. 지금 기록해두어야 추후 일어날 일을 대비할 수 있다. ‘기록’이 갖는 힘은 엄청나기 때문이다. ―정제윤 정제윤 기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청와대 출입기자가 되면서,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을 치렀고, 외교안보팀장을 맡아 또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판문점 회동까지 취재했다. “우리가 10년 .. 202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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