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낸 셰퍼드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생각의 황홀경에 잠기고, 완등하기 전에, 최후의 정상에 오르기 전에, 시간은 이렇게 빨리 흐른다. 길고 좁은 길 뒤에,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뾰족한 처마돌림띠를 두른 것 같은 눈 덮인 동굴 밑에서 얼음처럼 찬물이 굴러 떨어진다. 이제, 이 산중턱의 동굴에서, 정상도 아닌 곳에서, 새파란 세상도 보이지 않고, 멀리, 도달할 수 없지만, 하지만 이 회색 고원, 바위가 흩어져 있는, 거대하고, 조용한 곳, 그 어두운 호수, 그 고생스러운 험준한 바위들, 그 눈. 산은 그 안에서 문을 닫아버리지만, 그것은 하나의 세상. 그토록 광대한 세상. 그래서 아마도 마음은 이루리라, 크나큰 고생,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 허나 그것의 공포와 영광과 힘에 대한 거대하고, 어둡고, 불가사의한 느낌을. ..
2022. 4. 27.
06. 도와 하늘, 땅, 사람
有物混成, 先天地生. 寂兮寥兮, 獨立而不改, 周行而不殆, 可以爲天地母. 유물혼성, 선천지생. 적혜료혜, 독립이불개, 주행이불태, 가이위천지모. 吾不知其名, 强字之曰道, 强爲之名曰大. 大曰逝, 逝曰遠, 遠曰反. 오부지기명, 강자지왈도, 강위지명왈대. 대왈서, 서왈원, 원왈반. 故道大, 天大, 地大, 人亦大. 域中有四大, 而人居其一焉. 고도대, 천대, 지대, 인역대. 역중유사대, 이인거기일언.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 인법지, 지법천, 천법도, 도법자연. 어떤 것[道]이 혼돈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으면서, 천지보다 앞서 살고 있다.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모양도 없으며, 홀로 서서 바뀔 줄을 모르고, 두루 미치면서도 어그러지지 않으니 천지 만물의 어머니라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의 이름을 모르지..
2022.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