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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13

05.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 VS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 (마지막 회)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기혼자와 혼자 사는 게 뭐가 나쁘냐는 독신자가 바로 이런 속성 대 속성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기혼자는 자녀를 낳지 않는 독신자가 미래에 자신의 아이가 낸 연금으로 걱정 없이 태평하게 사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나카노: 왠지 자식을 낳지 않으면 국민이 아니라는 듯한 말투네요. 아라카와: 그렇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비난이죠. 하지만 독신자는 ‘내가 지금 내는 세금으로 당신 아버지도 생활하시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발전 없는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그래도 옛날에는 결혼이 당연한 시대였기 때문에 “알겠습니다. 결혼하겠습니다”라고 독신자 측에서 말했거든.. 2022. 11. 11.
04. 이제 결혼은 취미 생활? 경제 활동?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옛날에는 낙오된 사람을 구하는 맞선 제도라는 매칭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결혼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은 거의 없잖아요. 나카노: 딱히 결혼 안 해도 되니까요. 아라카와: 맞습니다. 결혼 안 해도 되죠. 게다가 매칭 앱에서는 애초에 그런 시스템이 없어도 충분히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사람끼리 맺어지고 있습니다. 나카노: 좀 재밌네요(웃음). 아라카와: 결국 낙오된 사람은 구제받지 못하는 겁니다. 나카노: 그렇군요. 존재 가치가 별로 없겠네요. 아라카와: 정말 결혼하고 싶지만 만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람들은 그저 머릿수만 채우는 회원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배제한 채 이런 시스템 없이도 연애할.. 2022. 11. 10.
01. 결혼을 안 하면 정말 고독사할까? ● 이 글은 독신 연구가 ‘아라카와’와 뇌과학자 ‘나카노’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라카와: 자신에게 맞거나 안 맞는 것들이 있죠. 예를 들면, 솔로 중에는 셰어하우스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카노: 아, 공감이 확 되네요. 아라카와: 그런 사람들은 집에 돌아왔을 때, 왁자지껄하거나 불이 켜져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주 캄캄하고, 아무도 없어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방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죠. 나카노: 충분히 이해됩니다. 아라카와: 나카노 씨는 결혼하셨는데도 공감하시나요? 나카노: 죄송합니다. 남편을 좋아하지만, 그가 집에 있으면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 때가 있어요. 혼자서 30분이라도 마음 편히 자고 싶을 때도 있고요. 이런 감각은 상대방을 좋아하는 감정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만들어.. 2022. 11. 7.
00. <솔로 사회가 온다> 연재 예고 그들은 왜 혼자의 삶을 선택했나 2040년에는 독신자가 인구의 50%, 기혼자(64세까지)는 30%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 충격적인 숫자를 보고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기혼자인 우리는 소수파가 되는가’, ‘이대로라면 저출생·고령화가 더욱 심각해질 텐데,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혹은 반대로 지금까지는 혼자서 살아가는 데에 불안함을 느꼈지만, ‘20년 후에는 우리가 다수파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 모습도 크게 변화할 수밖에 없으니 지금보다 더 살기 좋게 바뀔지도 모른다’며 발전적으로 생각하는 분도 계시겠지요. 그럼 실제로는 어떨까요? 앞으로의 일본은 혼자 사는 것이 당연한 사회가 된다는 예측을 주제로 독신 연구의 일인자 아라카와 가즈히사와 날카로운 기백의 뇌과학자 나카.. 2022. 11. 7.
02.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이제 시작되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엄격하고 보수적이었다. ‘넌 잘난 부모님을 닮아야지.’, ‘넌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잖아.’ 처음엔 칭찬을 받는 게 좋아서, 그다음에는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다음에는 잘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할 것 같아서 열심히 했다. 공부도 잘하면서 부모 속 썩이지 않는 눈치 빠른 아이가 되었다. 어른의 눈을 가진 아이에게는 상처가 보인다. 부모님이 다른 사람에게 나를 자랑할수록, 나는 우쭐하면서도 짓눌렸다. 앞으로도 잘해야 하니까. 나는 그 흔하다는 사춘기도 겪지 않았다. 그렇게 자라다 보니 마음속에는 부모님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대학에 가는 건 그런 내가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첫 발자국이었다. 그런데 집이 이렇게 된 이상, 대학에 갈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지.. 2022. 8. 24.
09. 산후우울을 사회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여성과 엄마됨 - 우리는 왜 엄마가 되려 하는가 엄마가 되기 전에 엄마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충분히 생각해 보셨나요? 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차니 결혼하고, 남들이 낳으니 낳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내 남은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 엄마로서의 24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생각도 못 했습니다. 육아서적을 읽는 동안에 육아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면 좋았을 텐데요. 물론, 미리 듣고 아예 출산을 단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각자의 선택이지요. 오나 도나스는 저서 《엄마됨을 후회함》을 통해, 충분한 고민 없이 엄마가 되기로 하는 것을 ‘수동적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엄마가 되기를 바라는지, 엄마가 되면 자신에게 어떤 결과가 올지를 생각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 2022. 8. 18.
04. 대상관계 이론으로 바라보는 부모와 자녀 사이 이만하면 충분한 엄마 노릇이라고? 결혼 전 인간의 심리적 어려움과 성장을 이야기하는 여러 가지 심리치료 이론 중 좋아했던 것은 ‘대상관계 이론’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프로이트를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개인의 내적 욕동에 관심을 가졌던 프로이트 이론을 ‘한 사람 심리학’이라고 부른다면, 대상관계 이론은 ‘두 사람 심리학’이라고 부릅니다. 모든 인간이 선천적으로 지닌 관계 욕구를 기본으로 가정하고, 유아가 태어난 이후 주 양육자와 관계를 맺으며 세상에 대한 이미지, 관계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 나간다는 이론입니다. 제가 이 이론을 좋아한 이유는 유아의 출생 시점부터 내면에서 일어나는 단계적 변화와 관계 속에서의 경험을 매우 섬세하고 신비롭게 그려내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에 많은 점.. 2022. 8. 13.
03. 반피와 반피가 만나면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내비게이션에서 낭랑한 목소리로 길을 잘못 들어섰다고 말해준다. 분명 목적지가 코앞이었는데 잠깐 사이에 스쳐 지나가고 말았다. 가끔 있는 일이라 당황하는 기색조차 없다. “남의 동네 왔으면 한 번쯤은 헤매 주는 것이 예의다, 예의. 내 말이 맞나? 아이가?” 남편의 천연덕스러움에 할 말이 없다. “아, 예에. 맞습니다. 맞고요. 어련하시겠습니까.” 조금은 비꼬는 투로 답하고는 웃어넘긴다. 정말 우리는 답이 없다. 길을 몰라서도 헤매고, 둘이서 이야기하다 길을 놓치기도 한다. 아는 길도 그러기 일쑤니 우리는 남보다 30분 정도는 일찍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약속 시간을 얼추 맞추어 갈 수 있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친구들은 어서 오라는 인사보다 길을 헤매고 오지 않았는지를 먼저 .. 2022. 7. 16.
09.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예요_ 결혼은 노동이다?! (마지막 회) 막냇동생의 결혼식 때 남편이 결혼식 축사를 맡았다. 남편은 결혼식 축사에서 “여러분, 결혼은 노동입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이란 단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남편을 아는 사람은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보통 결혼식 하면 ‘노력’, ‘인내’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는데 남편은 그보다 수위가 높은 ‘노동’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건 신중하고 매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에 일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을 한다. 그래서 당연히 남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와의 관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결혼 생활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 즉, 힘들지만 반드시 해.. 2022. 5. 13.
00. <결혼부터 아이까지> 연재 예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그 풀리지 않은 숙제에 관하여! 2018년에 『나는 난임이다』를 출간하였고 2021년 초에 개정판을 내었다.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에 말하지 못했던 내용을 더 추가하였지만, 여전히 ‘결혼, 임신, 출산, 육아’라는 큰 그림에 대한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것이 항상 머릿속에 응어리져있었다. 난임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일단 아이만 성공적으로 갖게 되면 이를 에워싼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반려자와 가족을 시작하려 하는지, 반려자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우리는 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지, 아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 2022. 5. 2.
10. 결혼에 대한 소망과 못 다 이룬 꿈 (마지막 회) 결혼과 가문의 재산 신데렐라 서사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회자된 이유는, 행복한 결혼이 모두의 관심사이자 과제였기 때문이다. 물론 예외도 있었지만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을 통해 가문을 잇는 것이 자신의 큰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중세 이래로 유럽에서는 결혼 상대를 점치는 것이 유행이었고 사람들은 불안정한 현재의 처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았다. 오늘날에는 개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삶의 방식이 정착되었지만 과거 결혼은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종의 운명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동화 속 인물들은 만나자마자 서로 첫눈에 반해 결혼하며 신분 상승이 자연스럽게 실현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근대까지 신분 제도가 고정되었던 사회에서 결혼 상대를 자유롭게 결정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며 일반적으.. 2022. 3. 11.
08. 계모는 왜 항상 가해자일까? 유럽의 결혼 형태와 계모의 악행 계모가 의붓자식을 학대하는 이야기는 가족 구성의 변화 및 사회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유럽의 경우 남녀 간 합의하에 결혼하여 서로 존중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점차 남성이 여성을 지배할 권력을 가지는 가부장적인 형태로 변화했다. 이때, 아내가 죽고 재혼할 경우 아이를 슬하에 두기 때문에 아이는 계모에게 학대당하기 일쑤였다. 이후 크리스트교가 전파되자 가장을 대 신해 교회가 결혼과 재혼을 주도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일부일처제가 실시되었다. 그렇게 중세에는 여러 가족이 함께 살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크리스트교 정신과 청빈 사상에 의해 노골적인 학대가 어느 정도 억제되어 왔다. 그러나 중세에서 근대 초기, 각종 전염병이 창궐하고 전쟁과 출산으로 인한 사망이 잦아지면서 가족 관계가 무너.. 2022. 3. 9.
04. 결혼 후, 아내가 변했다. 결혼하기 전에, 퇴사는 나를 한참이나 깎아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저만치 아래로 내려가 버린, 그래서 더 이상 서로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는 나는, 더 이상 아내 앞에서 예전처럼 당당히 설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령 용기를 내어 피하지 않고 고개를 들어 마주 선다고 하더라도, 그 모습이 뻔뻔함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두려웠다. 아내는 그런 걱정이 나 혼자 불어 제껴 부풀어버린 풍선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깟 일 때문에 당신이 달라지는 건 없어.” 퇴사 시기를 잡기 전 돌아봐야 할 것이 많았다. 결혼을 하면서 새로운 가족이 늘었고, 가족은 내 선택과 결정을 일일이 설득하지 않아도 되는 친구나 지인들과는 달랐다. “너희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나의 퇴사를 망설임 없이 동의해 주던 아내.. 2022.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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