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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오사무17

04. 이제는 내 정체를 완벽히 은폐할 수 있겠구나 두 번째 수기 바닷가. 파도가 들이친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물가에, 새카만 나무껍질의 커다란 산벚나무가 스무 그루 넘게 쭉 서 있습니다. 새 학년이 시작되면 산벚나무는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끈끈한 갈색 어린잎과 함께 그 화려한 꽃을 피우고, 얼마 후에 꽃잎이 눈처럼 날릴 때에는 수많은 꽃잎이 바다에 흩뿌려져서 수면을 아로새기며 떠돌다가, 파도에 실려 다시 바닷가로 밀려오지요. 그 벚꽃으로 뒤덮인 모래밭을 그대로 교정으로 사용하는 도호쿠의 어느 중학교에 저는 입시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는데, 그럭저럭 별일 없이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학교의 교복 모자 배지에도, 교복 단추에도 벚꽃 그림이 피어 있었습니다. 그 학교 바로 근처에 저희 먼 친척분이 살고 계셔서, 아버지가 제게 그 바다와 벚.. 2022. 6. 27.
03. 저에게는 둘 중의 하나를 고르는 능력조차없던 것입니다. 첫 번째 수기 저희 아버지는 도쿄에 업무가 많은 분이어서 우에노의 사쿠라기초에 별장을 갖고 계셨습니다. 한 달에 반 정도는 도쿄의 그 별장에서 지내셨지요. 그리고 돌아올 때는 가족과 친척에게까지 그야말로 엄청나게 많은 선물을 사다 주시는 것이 뭐랄까, 아버지의 취미 같은 것이었습니다. 언젠가 도쿄에 가시기 전날 밤, 아버지는 아이들을 응접실에 모아두고 이번에 돌아올 때는 어떤 선물을 갖고 싶은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웃으며 물으시고는 그에 대한 아이들의 대답을 하나하나 수첩에 적으셨습니다. 아버지가 이렇게 아이들을 다정하게 대하는 건 드문 일이었습니다. “요조는 뭘 갖고 싶니?” 아버지가 이렇게 물으시자 저는 말문이 막혀서 우물거리고 말았습니다. 뭐가 갖고 싶냐는 질문을 들으면 저는 아무것도 갖고 싶어지.. 2022. 6. 26.
02. 저는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첫 번째 수기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보내왔습니다. 저는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도호쿠 지방의 시골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꽤 자란 다음에야 기차를 처음 보았습니다. 정거장에 있는 육교를 오르내리면서도 그것이 선로를 건너가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전혀 몰랐지요. 선로는 그저 정거장의 구내를 외국의 놀이시설처럼 복잡하고 즐겁게, 유행에 맞게 만들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것도 꽤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육교를 오르내리는 행동을 상당히 세련된 놀이이자 철도 서비스 중에서도 가장 멋진 서비스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것이 단순히 여행객들이 선로를 건너가게 만들어 놓은 굉장히 실용적인 계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는 흥이 깨졌습니다. 또, 어릴 .. 2022. 6. 24.
01. 서문 나는 그 남자의 사진 석 장을 본 적이 있다. 한 장은 그 남자의 유년 시절이라고 해야 하나? 열 살 전후로 추정되는 사진인데, 그 아이가 많은 여자에게 둘러싸여(아마 그 아이의 누나들, 여동생들, 그리고 사촌들인 것 같다) 정원의 연못 근처에서, 굵은 줄무늬 하카마를 입고 고개를 30도 정도 왼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이고 서서 흉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다. 흉하게? 하지만 무딘(말하자면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귀여운 꼬마네요.’ 라고 적당히 입에 발린 말을 해도 아주 빈말로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소위 말하는 세속적인 ‘귀여움’이 그 아이의 얼굴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내공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얼굴을 한 번 보고 바로, ‘뭐.. 2022. 6. 23.
00. <인간 실격> 연재 예고 『인간 실격』, 행복마저도 두려워했던 한 사람의 고백 역자 후기 일본의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太宰治, 1909~1948)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그가 죽기 직전에 쓰였다. 다소 강렬하고 자극적인 제목의 이 소설은 일본은 물론이고 한국에서도 이미 꽤 유명하다. 긴 시간 동안 다양한 번역서가 나왔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꾸준히 읽고 있다. 여러 차례 영화화도 됐으며, 몇 년 전에는 일본의 유명한 만화가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화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인간실격』이 누적 판매 부수 천만 부 이상을 기록하면서 다자이 오사무는 일본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아마 십여 년 전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는 그저 우울한 기질을 지닌 사람의 극단적인 이야기라고만.. 2022. 6. 22.
05. “나카이 씨! 일어나요, 불이에요!” (마지막 회) 뱀 알 사건이 있고 나서 열흘 정도 지나자 불길한 일이 또 일어나, 어머니를 더욱 깊은 슬픔에 빠뜨렸고 끝내 명을 앞당겼다. 내가, 불을 낸 것이다. 내가 불을 내다니. 내 생애 그토록 무서운 일이 벌어지리라고는, 어려서부터 지금껏 꿈에서조차 한 번도 생각해본적 없었는데. 불을 소홀히 하면 불이 난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도 알지 못할 만큼, 나는 소위 ‘공주님’이었던 걸까.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나 현관 칸막이 옆까지 갔는데, 욕실 쪽이 환했다. 무심코 들여다보니 욕실 유리문이 새빨갛고 타닥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잰걸음으로 달려가 욕실 쪽문을 열고 맨발로 밖에 나가 보니, 욕실 아궁이 옆에 쌓아 올린 장작더미가 맹렬한 기세로 타고 있었다. 정원과 맞닿은 아랫집 농가로 달려가 있는 힘껏 문을 두드리며.. 2022. 6. 22.
04. 그건 단순한 병이 아니야 정오 무렵, 아랫마을 의사 선생님께서 다시 오셨다. 지난 번처럼 하카마 차림은 아니었지만, 흰 버선만은 여전히 신고 있었다. “입원하는 게…….” 내가 여쭈자, “아니, 그럴 것까진 없습니다. 오늘은 센 주사를 놓아드릴테니 열도 곧 내릴 겁니다.” 하고 여전히 미덥잖은 대답을 하며, 소위 그 센 주사를 놓고 가셨다. 하지만 그 센 주사가 효험이 있었던지, 그날 정오가 지나자 어머니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며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젖은 잠옷을 갈아입으시던 어머니가 웃으며 말씀하셨다. “명의인가 보다.” 열은 37도로 내려가 있었다. 나는 기뻐서 이 마을에 하나 뿐인 객점으로 달려가 주인아주머니께 부탁해 달걀 열 개를 얻어 바로 어머니께 반숙을 해드렸다. 어머니는 반숙 세개와 죽 반 그릇을 드셨다. 이튿.. 2022. 6. 21.
04. “가즈코가 있어서, 가즈코가 있어 줘서, 이즈로 가는 거야.” 어머니는 놀랄 만큼 늙고 힘없는 목소리로 뜻밖의 말씀을 하셨다. “가즈코가 있어서, 가즈코가 있어 줘서, 이즈로 가는 거야. 가즈코가 있어 주니까.”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아 엉겁결에 여쭈었다. “제가 없었으면요?” 그랬더니 어머니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셨다. “죽는 게 낫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 집에서, 엄마도, 죽어버리고, 싶어.” 띄엄띄엄 말씀하시다가 끝내 서럽게 우셨다. 어머니는 이제껏 내게 단 한 번도 이런 약한 소리를 하신 적이 없었고, 또한 이토록 애통하게 우는 모습을 보인 적도 없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내가 시집갈 때도, 배속에 아기를 품고 어머니 곁으로 돌아왔을 때도, 아기가 병원에서 죽은 채 태어났을 때도, 내가 병으로 몸져누웠을 때도, 또 나오지가 나쁜 짓을 했을 때도,.. 2022. 6. 20.
03. “아침부터 정원을 돌아다녔어요.” 저녁 무렵, 어머니와 응접실에서 차를 마시며 정원 쪽을 바라보는데, 세 번째 돌계단에 오늘 아침 그 뱀이 다시 스르르 나타났다. 어머니도 뱀을 발견하고, “저 뱀은?” 하며 일어나 내게로 달려오시더니 내 손을 꼭 잡고 서서 꼼짝도 하지 않으셨다. 그 말에 나도 문득 짚이는 바가 있어, “알의 어미?” 하고 입에 올리고 말았다. “그래, 맞아.” 어머니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숨죽인 채 잠자코 그 뱀을 지켜보았다. 돌 위에 구슬프게 웅크리고 있던 뱀은 비틀비틀 다시 움직이는가 싶더니, 힘없이 돌계단을 가로질러 제비붓꽃 쪽으로 기어들어 갔다. “아침부터 정원을 돌아다녔어요.” 내가 작은 소리로 말하자, 어머니는 한숨을 내쉬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시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그래.. 2022. 6. 19.
02. “태워버리자.” 어떤 참을 수 없는 부끄러운 생각이 덮쳐 오면, 그 기묘한, ‘아’ 하는 희미한 소리가 터져 나오곤 했다. 방금 내 가슴에 불쑥, 6년 전 이혼하던 때의 일이 선명하게 떠올라 견딜 수 없어져서, 나도 모르게 ‘아’ 소리가 새어 나온 건데, 어머니는 무슨 이유였을까? 어머니한테 나처럼 부끄러운 과거가 있을 리는 없는데. 아니, 어쩌면, 뭔가 있는 건가. “어머니도 방금 뭔가 떠오르신 거죠? 뭐예요?” “잊어버렸어.” “저랑 상관있는 일이에요?” “아니.” “그럼 나오지랑 상관있는 거예요?” “그럴…….” 어머니는 말을 하다 말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지도 모르지.”라고 하셨다. 동생 나오지는 대학에 다니다 징집되어 남방의 섬으로 갔는데, 소식이 끊겨버린 통에 전쟁이 끝났는데도 찾을 수 없었다. 어머니는 이.. 2022. 6. 17.
01. 우리 집안에도 진짜 귀족은 어머니뿐일 거야 “아.” 아침에 식당에서 수프를 한 수저 살짝 떠 드시던 어머니가 희미하게 외마디 소리를 내셨다. “머리카락?” 수프에 뭔가 불쾌한 거라도 들었나 싶었다. “아니.” 어머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사뿐히 수프를 한술 입에 흘려 넣으시고는, 새초롬하게 고개를 옆으로 돌려 부엌 창문 너머 활짝 핀 산벚꽃을 바라보더니, 그렇게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다시금 사뿐히 수프 한 입을 조그만 입술 사이로 미끄러트리듯 넣으셨다. 사뿐히, 라는 표현은 어머니에게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여성 잡지 같은 데서 나오는 식사법과는 완전히 다르다. 언제가 남동생 나오지가 술을 마시면서 누나인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작위(爵位, 1869년부터 1947년까지 존재했던 일본의 귀족 제도. 공작·후작·백작·자작·남.. 2022. 6. 16.
00. <사양> 연재 예고 절망과 희망을 함께 담아낸 아름다운 빛, 『사양』 역자 후기 강릉의 해가 저물어갑니다. 분홍빛, 초록빛, 물빛, 주홍빛……. 우주의 아름다운 빛이란 빛들이 모두 모여 하늘을 곱게 물들여 갑니다. 저는 지금 강릉에 있습니다. 작년, 강릉에서 1년살이를 하고 서울로 다시 돌아왔는데, 이 책을 옮기면서 강릉의 해 지는 풍경이 자꾸만 떠올라 번역의 막바지 작업 중, 기차에 올랐습니다. 아마 의아하실 겁니다. 강릉, 하면 일출이 가장 먼저 떠오를 테니까요. 하지만 그곳에 깃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곳 서쪽 어느 한 호수의 해 질 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녁 무렵 서쪽으로 기울어진 해, 석양. 새로운 것에 밀려 점점 쇠락해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 이 작품의 제목인 ‘사양(斜陽)’의 뜻입니.. 2022. 6. 15.
05. 다스 게마이네_“무슨 말이든 좋아. 할 마음은 있는 건가?” 3. 등용문 여기를 지나면 하나에 2전짜리 소라가 있으려나 “뭔가 터무니없는 잡지라고 하던데요.” “아뇨, 평범한 팸플릿이에요.” “바로 그런 말을 하는군요. 당신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이 들어서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지드와 발레리를 꼼짝 못하게 할 잡지라면서요.” “당신 여기 비웃으러 왔습니까?” 내가 잠깐 아래층으로 내려간 사이에 벌써 바바와 다자이가 말다툼을 시작한 모양이었다. 다기를 들고 방으로 갔더니 바바는 방구석 책상에 턱을 괴고 아무렇게나 앉아 있고, 다자이라는 남자는 바바와 대각선으로 마주 본 다른 한쪽 구석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가늘고 긴 털이 수북한 정강이를 앞으로 뻗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졸린 듯 반쯤 감긴 눈에 매우 나른한 듯 느릿느릿한 말투였지만, 속에선 분노와 살기로 .. 2022. 6. 10.
04. 다스 게마이네_“그래도 그 녀석의 그림만은 정정당당히 인정해줘야 해.” 2. 해적 사타케는 작은 소리로 말하고 손목에 찬 금시계를 꽤 오래 바라보며 뭔가 골똘히 생각에 잠긴 눈치였지만, “히비야에 신교향곡을 들으러 가려고. 고노에도 요새 상술이 좋아졌단 말이야. 내 옆자리엔 늘 외국인 아가씨가 앉는다니까. 요즘은 그게 낙이야.” 하고 말을 끝내자마자, 쥐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쫑쫑 달려갔다. “쳇! 기쿠야, 맥주 좀 줘. 너의 미남이 가버렸어. 사노 지로, 마시자. 내가 시시한 놈을 끌어들였네. 말미잘 같은 놈. 저런 놈이랑 싸우면 별짓 다 해도 못 이겨. 손 놓고 가만있어도 내가 날린 주먹에 그냥 척 달라붙어 버린다고.” 바바는 갑자기 진지하게 목소리를 낮추고 “그 녀석, 기쿠 손을 막 움켜잡더라니까. 저런 놈이 남의 부인을 쉽게 가로채는 거야. 내심 고자가 아닐까 싶은데.. 2022. 6. 9.
02. 다스 게마이네_바바가 편지를 보내왔다. 1. 환등(幻燈) 아아, 말하다 보니 무심코 이실직고해버렸다. 결국, 그 무렵의 나는 아까도 잠깐 말했듯이 금붕어 똥처럼 의지력이라고는 티끌만큼도 없는 생활을 했다. 금붕어가 헤엄치면 나도 쫄래쫄래 따라가는 똥처럼 바바와의 만남을 허무하게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팔십팔야(● 八十八夜. 입춘일로부터 88일째 되는 밤.)였다. 이상하리만치 바바는 달력에 꽤 민감해서, 오늘은 경신년의 불멸일(●佛滅日. 부처도 멸할 정도로 매우 불길한 날.)이라며 풀이 죽어 있는 날이 있다가도, 오늘은 단옷날이니 어둠 축제(● 등불을 끄고 제례를 지내는 축제.)라는 둥,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렸다. 그날도 나는 우에노 공원의 단술집에서 새끼 밴 고양이, 벚나무, 꽃보라, 송충이, 그런 풍경이 자아내는 .. 2022. 6. 7.
01. 다스 게마이네_당시, 내게는 하루하루가 만년(晩年)이었다. 1. 환등(幻燈) 당시, 내게는 하루하루가 만년(晩年)이었다. 사랑을 했다. 태어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에는 내 왼쪽 옆모습만을 보이며 나의 남자다움을 내세우고자 조바심을 냈고, 상대가 단 일 분이라도 망설이면 나는 금세 어쩔 줄 몰라 하며 거센 바람처럼 달아났다. 하지만 당시 매사에 야무지지 못했던 나는, 내 몸에 달라붙어 있다고 여긴, 상처를 최소화하는 그 현명한 자기방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이른바 절도 없는 사랑을 했다. 사랑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목쉰 중얼거림이 내 사상의 전부였다. 스물다섯. 나는 지금 태어났다. 살아 있다. 끝까지, 살아가리라. 진심이다. 사랑하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처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듯하다. 정사(情死)라는 낡은 개념을 몸으로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 2022. 6. 6.
00. <달려라 메로스> 연재 예고 다자이 오사무의 새로운 매력이 담긴 아홉 개의 반짝이는 조각들 역자 후기 이 작품집에는 표제작인 「달려라 메로스」를 포함하여 다자이 오사무가 1935년부터 1943년까지 발표한 총 아홉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각각 독립된 단편으로 이루어진 작품집이라 사실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크게 상관은 없지만, 다자이의 미묘한 내면의 변화를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순서대로 차근차근 읽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먼저 첫 번째 단편 「다스 게마이네」는 1935년 10월 에 발표된 작품입니다. ‘다스 게마이네(Das Gemeine)’란 독일어로 ‘통속성, 비속성’을 뜻합니다. 이 소설은 다자이 오사무를 비롯한 제1회 아쿠타가와상 후보자 네 명이 의 청탁을 받아 쓴 것으로, 소설 속에도 ‘해적’이라는 잡지를 ..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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