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결혼부터 아이까지> 연재 예고
결혼, 임신, 출산, 육아 그 풀리지 않은 숙제에 관하여! 2018년에 『나는 난임이다』를 출간하였고 2021년 초에 개정판을 내었다.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에 말하지 못했던 내용을 더 추가하였지만, 여전히 ‘결혼, 임신, 출산, 육아’라는 큰 그림에 대한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것이 항상 머릿속에 응어리져있었다. 난임에 집중하는 동안에는 일단 아이만 성공적으로 갖게 되면 이를 에워싼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전에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반려자와 가족을 시작하려 하는지, 반려자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우리는 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지, 아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을지, 그리고 아이..
2022. 5. 2.
08. 아나이스 닌
어제 나는 내 글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내 인생은 이대로는 부족하다고 느껴지고, 공상과 창조의 문은 닫힌 것처럼 보인다. 나는 가끔 몇 페이지씩 썼다. 오늘 아침은 심각하고, 진지하고, 단호하고, 금욕적인 마음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내내 아빠의 책에 대한 작업을 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은 후에 센강을 따라 걸었다. 강 가까이 있으니 아주 행복했다. 심부름, 카페, 화려함, 생의 이 모든 움직임과 콧노래와 색채에 흠뻑 취해 걸었다. 이런 것들은 크나큰 갈망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어떤 해답도 주지 못한다. 그것은 열병이자 마약 같다. 샹젤리제 대로가 날 흔들어 놓는다. 기다리는 남자들, 바라보는 남자들. 따라오는 남자들. 하지만 나는 금욕적이고, 슬프고, 내성적이며, 걸으면서 책을 쓴다. - 아나이..
2022. 4. 28.
07. 낸 셰퍼드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생각의 황홀경에 잠기고, 완등하기 전에, 최후의 정상에 오르기 전에, 시간은 이렇게 빨리 흐른다. 길고 좁은 길 뒤에, 가파른 바윗길을 따라, 뾰족한 처마돌림띠를 두른 것 같은 눈 덮인 동굴 밑에서 얼음처럼 찬물이 굴러 떨어진다. 이제, 이 산중턱의 동굴에서, 정상도 아닌 곳에서, 새파란 세상도 보이지 않고, 멀리, 도달할 수 없지만, 하지만 이 회색 고원, 바위가 흩어져 있는, 거대하고, 조용한 곳, 그 어두운 호수, 그 고생스러운 험준한 바위들, 그 눈. 산은 그 안에서 문을 닫아버리지만, 그것은 하나의 세상. 그토록 광대한 세상. 그래서 아마도 마음은 이루리라, 크나큰 고생,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 허나 그것의 공포와 영광과 힘에 대한 거대하고, 어둡고, 불가사의한 느낌을. ..
2022.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