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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연재1865

06. 선생도 아이가 있다면 알겠지만, 그 애만 괜찮으면 난 아무런 걱정이 없어요. “개인 상담을 할 수는 있습니다.” 에릭은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말했다. 사실 새 환자가 필요하지는 않았다. “맥스가 원한다면 시간을 내보지요.” “정말요?” 티크너 부인의 쌍꺼풀 없는 눈에 희망이 가득했다. “그래줄 수 있겠어요?” “네. 맥스가 원하면요.” “정말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티크너 부인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자 에릭의 마음도 편해졌다. “하지만 심리 치료는 아주 만만찮은 일이고, 환자 본인이 원해야만 도움이 된다는 건 알고 계실 겁니다. 제가 맥스에게 제안은 해보겠지만 모든 건 당사자한테 달렸어요.” “그 애도 받아들일 거예요. 선생님이 내 무거운 짐을 덜어줬네요.” 티크너 부인이 휴지를 꼭 쥔 채 관절염으로 울퉁불퉁한 손을 맞잡았다. “이 세상에 그 애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오. 맥.. 2022. 5. 16.
02. 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지구는 푸른빛이었다.” 이 말은 인류 최초로 우주로 나간 가가린이 우주에서 지구를 본 뒤에 한 말이다. 인공위성 분야에 이어 유인 우주탐사 분야에서도 미국은 구소련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었다. 이렇게 우주에서 구소련에 주도권을 빼앗긴 미국은 방향을 달로 돌렸다.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미국과 구소련은 모두 인간의 달 착륙을 목표로 온갖 노력을 했으나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험난했고 모든 도전이 그렇듯이 처음에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1970년이 되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던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말대로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다. 아폴로 11호는 아폴로 계획의 다섯 번째 유인 우주 비행인 동시에 세 번째 유인 달 탐사이기도 했다. 아폴로 계.. 2022. 5. 16.
05. 상대를 객관적으로 관찰하자! SNS를 하는 것이 괴로운 이유는 비교 때문 아닐까? 비교가 습관인 사람들은 시선이 오롯이 타인에게 가 있어서 정작 자기가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은 보지 못할 때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갖지 못한 것들에만 집중하다 보면 괜히 상대를 시기, 질투하게 되기 쉽다. 이라는 영화가 있지만 질투가 에너지인 사람은 본인도, 그를 상대하는 타인도 서로 피곤하기만 하다. 비교는 다른 것과 견주어 판단하는 것이고, 관찰은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다. 비교와 관찰은 비슷한 듯하지만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SNS를 할 때는 비교가 아니라 관찰을 해야 한다. 상대의 어떤 점이 부러운지, 그 마음을 살펴보면 어쩌면 그것은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자랑질들은 과감히 건너뛰고, 그들이 이룬 것이 부럽다면 어떻.. 2022. 5. 16.
04.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 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말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될 수 있다고 될 수 있다고 그대 믿는다면”이라고 열창하는 소절은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말에 힘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 앞서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원하는 모습을 그렸고, 계속 내 뱉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 정말 꿈이 현실이 될까? 나는 작가가 될 거라고 말하면서 넷플릭스만 보고 있다면,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면서 인터넷 쇼핑만 하고 있다면 과연 그 말은 힘이 있을까? 욕망이 구체적인 현실이 되려면 우리는 액션을 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그저 몽상가, 허풍쟁이가 될 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 우리 부부의 꿈은 월든의 저자 소로우처럼, 조화로운 삶의 공저자 니어링 부부처럼 세상.. 2022. 5. 15.
04. 성범죄자들이 가진 의외성에 집중하자 우리 주변에 이웃으로 있다 당신의 이웃을 성범죄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말도 안 될 것 같지만, 나는 당신의 이웃이 성범죄자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성범죄자가 사회 안에서 평범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전자발찌 대상자를 관리하는 사람이다. 나는 그들의 집, 직장, 주변인, 관계 맺고 있는 사람들, 수시로 이동하는 곳부터 특정 지역으로의 이동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긴밀하게 관리, 감독한다. 그렇게 보호관찰하며 보건대, 그들은 절대 유별나거나 눈에 띄지 않는다. 겉모습은 너무도 평범하며, 어쩌면 동네 아이의 인사를 잘 받아주거나, 집 앞을 매일 쓸고 닦는 깔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즉, 우리는 겉모습으로 절대 그들을 알아볼 수 없다. 게다가 성범죄자라고 해서 모두 전자발찌를 부착하.. 2022. 5. 15.
05.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든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인공지능을 만들 때 필요한 과정의 일부를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 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최근 엄청난 기세로 주목을 받고 있는 연구 분야가 있습니다. AutoML이란 것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인공지능 설계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들다니 어떻게 된 일일까요? 인공지능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전에 정해야 하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인공지능에게 무슨 일을 시키고 싶은지(목적 함수) 2. 인공지능의 아키텍처(알고리즘의 종류) 첫 번째 항목은 당연히 사람이 정의해야 하지만, 두 번째 항목은 자동화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하나의 작업을 수행하려면 여러 가지 아키텍처나 알고리즘 가.. 2022. 5. 14.
05. 우리 손자는 내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해요. “어째서 맥스에게 도움이 필요한 건지 말씀해주시죠.” “그 애는 내가 잘 먹으면 좀 더 오래 살거나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난 죽어가고 있으니까. 맥스는 그 사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요.” 티크너 부인은 눈도 깜빡하지 않은 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난 영양 보급관을 달고 싶지 않아요. 아흔 살이면 충분히 오래 살았지. 진통제 약효가 떨어지면 온몸이 아프다오. 난 집에서 자연스럽게 떠나고 싶어요.” “이해합니다.” 에릭은 자신도 이처럼 용감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더 이상의 검사는 필요 없다고 결정했다. 티크너 부인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본인이 치료를 거부했다. 이런 상황이면 부인의 손자에 대한 걱정을 들어주는 것이 합당했다. “맥스의 부모님은 어디 있습니까?.. 2022. 5. 14.
04. 인공지능은 어떨 때 틀리는 걸까요? 데이터가 충분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틀릴 수 있습니다. 예 다음날 도시락 매출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려는데 날씨 데이터가 없다. 완벽한 인공지능은 존재할 수 없다 인공지능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려는 사람에게는 인공지능의 정확도가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인공지능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틀릴 수 있습니다. 정확도 100%의 만능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은 애초에 비현실적입니다. 이번 장에서는 인공지능이 왜 틀리는지 그 이유를 알아봄으로써 어떻게 하면 실용적인 인공지능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장은 인공지능을 맹목적으로 과신하지 않기 위해 알아 두어야 하는 내용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이 틀리는 이.. 2022. 5. 13.
03. ‘나’의 욕망을 꺼내 놓기 SNS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 오롯이 ‘나의 기준’에 따라 선택한 것들을 ‘나의 시선’으로 필터링하여 ‘나의 생각’을 고스란히 담아 표현할 수 있게 해 준다. 욕망을 표출하는 곳, 나에게 SNS란 그런 곳이다. 현실 속 평범한 엄마가 SNS 세상에서 노래를 하고 글을 쓴다. 나를 평가하는 시선이 많은 곳이었다면 과연 내가 그렇게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었을까? 꼴불견이라는 눈초리를 이겨 낼 수 있었을까? 감히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쌍방향인 듯 보이지만 일방향이기도 한 SNS, 시선이 보이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나는 마음껏 놀고 있다. 누가 얼토당토않다고, 그게 가능한 일이냐고 비웃어도 괜찮다. 그 욕망은 그들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니까. 내가 소망.. 2022. 5. 13.
00. <ESG 투자의 연구> 연재 예고 일본은 왜 ESG 투자에 집중하는가? UN 책임투자원칙 운용자산 121조 달러, ESG 투자에 뛰어들다! 오늘날 ESG는 정부와 기업 그리고 관련 관계자들에게 전 세계적인 규범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ESG 투자는 2015년 세계 최대 연금 운용 자산을 보유한 일본의 공적연금 GPIF의 PRI 선언에서 ESG를 금융투자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으면서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다. 금융업의 경우 ESG 관점에서 기업을 평가하고 자금을 투자하기 위해 ESG를 투자 용어로 정립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 과정에서 국내 실무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ESG 요소가 정성적이고 투자와 관련된 데이터가 부족하며, 재무제표처럼 국제적으로 정립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ESG 투자 도입 초기 일본 금융 실무자들이 시도했.. 2022. 5. 13.
02. 너와 당신, 그리고 꼰대(Tú y Usted, y Conde) - 아, 그런데 몇 살이세요?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질문한다. 놀랍게도 한 살이라도 차이가 나면 계단이 생긴다. 1년 단위로 학년이 나뉘기 때문에 학교를 졸업해도 상하관계는 피할 수가 없다. 스페인어를 배우게 되면 이런 계단에서 벗어나는 해방감을 맛보게 된다. 장유유서, 존댓말이라는 장벽에 갇혀 한국어 안에서는 한정된 인간관계를 맺기가 쉽다. 그런데 스페인어를 쓰는 순간 너와 나는 친구(amigo아미고, amiga아미가)가 된다. 한두 살은커녕 몇십 살 차이가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어디서 눈 똑바로 뜨고 어른을 쳐다 봐, 가 아니라 눈 똑바로 뜨고 나이와 관계없이 토론을 할 수 있게 된다. 스페인어를 배우는 한국 사람들은 자동반사적으로 어른을 지칭할 때 너(tú).. 2022. 5. 13.
09.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예요_ 결혼은 노동이다?! (마지막 회) 막냇동생의 결혼식 때 남편이 결혼식 축사를 맡았다. 남편은 결혼식 축사에서 “여러분, 결혼은 노동입니다.”라고 말했다. ‘노동’이란 단어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남편을 아는 사람은 왜 그 말이 나왔는지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보통 결혼식 하면 ‘노력’, ‘인내’ 이런 단어들을 많이 쓰는데 남편은 그보다 수위가 높은 ‘노동’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그는 어떤 일을 하건 신중하고 매사에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기에 일뿐만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노동’을 한다. 그래서 당연히 남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와의 관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예외는 없다. 결혼 생활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노동’ 즉, 힘들지만 반드시 해.. 2022. 5. 13.
03. 과연 대한민국은 안전할까? 우리나라의 밤문화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모습을 담은 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남아공의 세 남자가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장면을 보았는데, 그들이 우리나라의 밤문화에 놀라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와, 남아공에는 월요일 저녁에 이런 분위기를 절대로 느낄 수 없어.”, “밤인데도 걱정하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어서 좋다.”, “난 휴대폰을 손에 들고 걷고 있잖아. 그런데 아직 잃어버리지 않았어.”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여행하기 좋은 이유로 ‘치안’을 1순위로 꼽는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CCTV가 골목골목 설치되어 있고, 24시간 운영하는 식당과 편의점이 있으며, 경광등을 밝히는 순찰차가 우범 지역을 수시로 순찰한다. 게다가 카페 테이블에 노트북과 지갑을 둬도 누가 가져가지 않으며, 길에서 누군가가 머리.. 2022. 5. 13.
01. 올해도 수고했어(Feliz cumpleaños) - 생일 축하합니다! - Happy birthday! - お誕生日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생일은 기쁜 날이다. 아니, 마냥 기쁜 날은 아니었다. 두려움, 부담감, 슬픔도 수반된다. 누군가에게 축하받아야 하는데 아무도 몰라줄 수도 있다. 스스로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도 애매하고, 잊고 싶어도, 내 정보가 등록된 가게에서 고객 생일 축하 메시지가 온다. 설렘을 주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누군가는 더 외롭게 느끼는 것처럼 특별한 날은 오히려 고독함을 던져주기도 한다. 생일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증명일이다. 태어난 날로부터 점점 멀어지면서 죽을 날에 가까워지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amor fati)이다. 그렇다면 스페인어로는 ‘생일 축하해’를 어떻게 말할까. ¡Feli.. 2022. 5. 12.
04. 내가 떠나면 그 애는 오롯이 혼자 남게 될 거예요. “자, 이제 부인의 상태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우울증을 앓고 계십니까? 울적하거나 기운이 없나요?” “아뇨. 아무렇지 않아요.” 티크너 부인이 고개를 저었다. 짧은 백발 머리가 새끼 흰올빼미처럼 목 위에서 흔들렸다. “정말요? 우울하다고 해도 병세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건데요.” “괜찮다고 했잖아요.” 티크너 부인이 코웃음을 쳤다. “내 머리는 검사할 필요 없어요. 그건 그렇고, 내가 두 번째 남편과 결혼할 때 선생님은 대체 어디에 있었던 건지!” 에릭은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그럼 몇 가지만 질문드릴게요. 오늘이 며칠이죠?” “날짜가 무슨 상관이지?” “부인을 진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에 대답을 해주셔야 합니다. 미국 대통령이 누구죠?” “누구든 상관있나? 정치인들은 전부 사기꾼인데.” 에.. 2022. 5. 12.
08. 가족 VS 물질적 행복 얼마 전에 남편이, ‘당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물어보는 미국 한 리서치에서 다른 나라들은 모두 ‘가족’을 1순위로 선택했는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선택했다고 이야기했다. “에이 설마…. 어떻게 그럴 수가?”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았는데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미국 Pew 리서치 조사1 중 미국, 영국, 프랑스 그리고 일본까지. 모든 나라는 ‘가족’이 가장 중요했는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이 1위였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내가 아는 지인들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중 결혼한 지 아직 10년이 채 안 된 지인이 말했다. “나도 지금은 물질적 행복이 중요해. 솔직히 처음에는 사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다른 것 다 안 보고 사람.. 2022. 5. 12.
02. 점점 다양해지는 성범죄 수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신종 마약 한동안 이슈였던 ‘물뽕 사건’을 기억하는가? 강남의 한 클럽을 통해 연예인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마약과 폭행, 정경유착 의혹까지 불거진 사회적 사건이다. 이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클럽 안에서 벌어지는 무차별적인 성매매, 그것도 마약을 이용한 성범죄이다. 사실 클럽에서의 마약을 이용한 성매매 사건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리 뽑히지 않고 지속해 왔다는 건, 당신도 친구들과 놀려고 간 클럽에서 성범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과연 물뽕 사건이라 불리며,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클럽 내 성범죄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이제 갓 성인이 된 20대 여성들이 클럽에서 성적 위협을 받고, 참극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너무 안타깝다. 물론 모든 클럽이 이런 마약을 이용한 .. 2022. 5. 12.
01. 왜 지금 우주탐사인가? 일반인들에게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 무엇인지 물으면 대부분 구소련의 스푸트니크를 떠올린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가 쏘아 올린 첫 인공위성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은 1992년 8월 11일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에서 만든 우리별 1호다. 미국의 첫 인공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와 비교하면 34년 뒤진 기록이다. 우리별 1호를 발사한 지도 벌써 30년이 지났다. 그런데도 우리의 우주탐사는 여전히 지구에 매우 가까운 근지구 영역에만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위성을 발사한 경험은 저궤도와 정지궤도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과학위성으로는 우리별 1호의 계보를 잇는 과학기술 위성, 차세대 소형 위성 시리즈가 있고, 실용적인 목적으로 발사하는 다목적 실용 위성, 차세대 중형 위성이 저궤.. 2022. 5. 12.
03. 예전의 인공지능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만약 ○○라면 ××하라’와 같이 규칙을 정해서 만들어졌습니다. 분야에 따라서는 지금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게 정말 인공지능? ‘인공지능’이라고 이름 붙은 시스템 중에는 ‘그게 정말 인공지능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도 있습니다. 데이터를 사용해서 학습하는 머신러닝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머신러닝이 아닌 인공지능’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흔히 ‘인공지능=머신러닝’이라고 생각되지만, 머신러닝이 아닌 인공지능도 역사적으로는 ‘정통 인공지능’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인공지능을 일반적으로 규칙 기반 시스템(전문가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인간의 지식을 ‘기계가 알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어서 컴퓨터에 적용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표현’이란 사전에 인간.. 2022. 5. 12.
00. <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우주> 연재 예고 우주로 보는 사람이란 무엇인가 ‘인공위성을 만드는 물리학자’ 황정아 교수는 우주를 향한 도전을 ‘결핍으로부터의 자유’와 지구에서의 건강한 삶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400여 년 전에 인류 최초로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한 이래 우주는 인류에게 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지상에 붙어 있는 망원경으로 보는 우주는 멀고 먼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우주는 인류에게 새로운 개척지이자 생존 터전으로 여겨지고, 이처럼 과학기술의 진보와 인간의 끊임없는 도전은 인류의 지식을 확장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더 먼 우주를 향한 탐험은 계속되고 있다. 《푸른빛의 위대한 도약: 우주》는 인류의 우주탐사 여정을 6장으로 정리한다. 1장에서 왜 우주를 연구하는지, 생명기술에서 기후변화 예측까지 우주.. 2022. 5. 11.
02. “그거 아니어도 충분히 바빠” SNS를 권유하면 대번에 나오는 말이 무얼까? “바쁘다”이다. 왜 바쁜지, 무슨 일로 바쁜지 세세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모두 각자의 이유가 있다. 어쨌든 ‘일이 많아서 딴 일할 겨를이 없다’, ‘한 가지 일에만 매달려 딴 거 할 겨를이 없다’ 이런 뜻이다. 한마디로 SNS를 할 여유가 없다는 소리다. 평균적으로 SNS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 될까? 완벽을 요하는 사람들은 한참 더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인스타그램은 10분, 블로그도 한 시간 정도면 쓸 수 있다. 그런데 하루 중 이 시간도 내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그 시간을 써야 할 이유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 맘이다. 그녀가 터울이 많이 나는 둘째를 낳고 육아휴직을 하던 시기에 우리는 만났다.. 2022. 5. 11.
00. <태양의 언어를 만나다> 연재 예고 당신의 시선을 조금 바꿔줄 스페인어 이야기 스페인어에 담긴 새로운 시각을 만나다 따스한 태양의 언어, 스페인어와 그 문화권을 만나다 ‘스페인’ 하면 많은 것이 떠오를 것이다. 축구부터 시작해서 가우디가 설계한 놀라운 성당, 산티아고 순례길, 해산물이 가득 들어간 푸짐한 요리, 정열적인 사람들 등등. 이제 우리에게 스페인은 낯선 존재가 아닌, 매력적이고 친근한 존재로 다가온다. 그런 스페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말을 쓰고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스페인어와 그 속에 담긴 문화적 시선을 풀어낸 책 『태양의 언어를 만나다』가 북스토리에서 출간되었다. 스페인어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스페인뿐만 아니라 중남미까지 자그마치 전 세계 5억 명이 모국어로 쓰고 있는 언어이다. 한국어에 한국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 2022. 5. 11.
02. 인공지능은 어떻게 해서 최고의 한 수를 선택할까요? 사람이 넘어지면서 걸음마를 배우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실수를 해가며 판단 기준을 변화시켜서 최고의 한 수를 선택합니다. 인공지능은 입력된 정보에서 ‘각각의 행동에 대한 효용’을 계산하며, ‘그중에서 효용이 가장 높은 행동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이 입력을 출력으로 변환하기 위해 인공지능 내부에서 수행하는 연산을 효용 함수(utility function)라고 합니다. 효용 함수는 인간에 비유하면 가치관에 해당합니다. 인간도 현재 상황에서 각각의 선택지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비교하며, 가치관에 따라 행동을 결정합니다. 효용 함수가 인간의 가치관과 일치한다면, 인공지능은 인간과 똑같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 인공지능 ‘.. 2022. 5. 11.
01. 나는 무도실무관이다. 무도실무관이란? 무도실무관이 마주하는 현장은 범죄가 일어난 현장이 아니라 범죄가 일어나지 않은 현장이다.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고 예방하는 현장이다. 또 상대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니라 특정범죄(살인, 강도, 유괴, 성범죄)를 저지른, 재범 가능성이 큰 범죄자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재범을 저지르지 않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는 재범 위험도가 높은 범죄자들에게 직접 전자발찌를 부착한다. 그리고 24시간 실시간으로 그들을 관리하며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범죄자들이 있는 곳이 어디든 시선을 놓지 않고 그들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내 임무다. 우리나라도 결코 안전하지 않다. - 범죄자는 우리의 이웃 중에 나타난다. 우리는 범죄자와 이웃이다. 정말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나도 .. 2022. 5. 11.
07. 진심으로 누굴 도와주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아이들과 TV를 보다 보면 아프리카에 있는 불쌍한 사람을 도우라는 광고가 곧잘 나온다. 언젠가 아이들이 자기 반 친구들도 도와준다고 말하면서 우리도 돕자고 나를 재촉했다. 나는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말은 참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심으로 누구를 도와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내 마음이 편하기 위해서 하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한때는 이 세상에 진정한 이타주의라는 게 있을 수 있나 고민한 적도 있었다. 실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심리학자 중 두 사람, C.Daniel Batson과 Robert Cialdini가 베푸는 것이 순수하게 이타적일 수 있는지에 대해 40여 년간 대립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Batson은 순수하게 이타적인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그에 대한 수많은 연구기록을.. 2022. 5. 11.
00. <나는 전자발찌를 채우는 사람입니다> 연재 예고 성범죄자 300명을 만난 무도실무관이 들려주는 성범죄 대처 매뉴얼 과연 대한민국은 치안 안전국이 맞을까? 누군가는 성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매일 전자발찌 대상자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치안 안전국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일상에서 절도, 차량 강탈 등의 범죄 피해를 입는 경우가 적다. 24시간 운영하는 식당, 편의점이 있어 늦은 시간에도 돌아다닐 수 있다. 외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여행하기 좋은 이유 중 ‘치안’을 1순위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성범죄에서는 절대 안전국이 아니다. 2020년 검찰청 통계에 따르면, 당해 성범죄는 30,105건 발생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성범죄는 32.9% 증가했다. 대한민국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 우리에게 밤길.. 2022. 5. 10.
01. 왜 인공지능을 두려워할까요? 인공지능은 한 가지 분야라도 사람만큼 잘 해내면 만능이라는 착각이 들게 합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은 제조, 유통, 서비스, 금융, 정보 통신, 의료, 사회 인프라 등 대부분의 비즈니스 영역에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주변의 일상 곳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일이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이지만, 몇 가지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검색 엔진 • 스마트폰 음성 인식 • 인터넷 쇼핑 상품 추천 • 스마트 스피커 • 자율 주행 자동차 • 자산 운용 서비스 • 로봇 청소기 또한 은 세계 인공지능 시장 규모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연평균 38.4%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한국신용정보원은 2025년에 1천 840억 달러(약.. 2022. 5. 10.
08. 반복되고 상존하는 자연의 두려움 (마지막 회) 인류 역사상 바이러스에 의한 공포는 언제나 공존했다. 1350년 무렵 페스트, 즉 흑사병이 유럽을 강타했다. 유럽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목숨을 잃을 정도로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은 천연두였다. 최소 3억 명이 사망했으며 18세기 제너의 종두법 발견 이전까지 전 세계 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100여 년 전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은 건 스페인 독감이었다. 당시 1차 세계대전이 스페인 독감의 대유행을 부추겨 2천5백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의 사스는 중국 남부에서 발생한 전염병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77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10여 년 전에는 신종플루로 인해 일본 내에서만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전 세계 28만여 명의 목숨을 앗.. 2022. 5. 10.
01. 엄마, N잡러가 되다. 나는 아이 셋을 키우는 10년차 전업주부다. 뱃속에 생명이 들어설 때마다 사회와 한 걸음씩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남편이 “나 오늘 회식이야”라든지 “야근해야 해. 일이 너무 많아”라고 할 때마다 불편한 감정이 생겼다. 처음엔 혼자 아이를 봐야 하는 고단함 때문인 줄 알았다. 차라리 그랬다면 덜 부끄러웠을지 모른다. 불편함의 정체는 사실, 질투였다. 자신의 업무에서 인정받고 있는 남편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나도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명을 키우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때때로 마주하는 초라함을 숨기기가 힘들었다. 독서지도사, 보육교사, 유치원 정교사 등 어떻게든 경력 단절을 극복하고 사회로 복귀하는 날을 꿈꾸며 자격증 공부를 했다. 진짜 일을 하려고 했던 건지, 공부를.. 2022. 5. 10.
03. 선생님, 우리 할미를 도와주세요. “여기 있는 손자 맥스 때문에 선생을 부른 거예요. 이 애는 열일곱 살밖에 안 됐지만 이 상황을 다 알고 있어요. 그런데 얘가 자꾸 나한테 미쳤다고 해서…….” 맥스가 끼어들었다. “미쳤다고 한 적 없어요. 우울증에 걸렸다는 거죠. 제가 보기에 할미는 우울증이에요. 선생님이 도와주실 거예요. 항우울제 같은 약을 처방해주실 수도 있고요.” 에릭은 맥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키가 작고 마른 체형으로, 대충 158센티미터 정도에 59킬로그램 정도 나갈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이보다 더 어려 보였다. 그는 둥근 얼굴에, 작지만 쭉 뻗은 코, 연한 푸른색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수줍게 웃을 때면 한쪽 뺨에만 보조개가 들어갔다. 밝은 갈색의 긴 머리카락은 층을 내서 잘랐고, 배기 진과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 2022.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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