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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126

00. <생태 위기 시대에 노자 읽기> 연재 예고 왜 지금 노자인가? 인간의 탐욕, 과잉 생산과 과잉 소비가 불러온 환경 재앙과 자연 파괴, 21세기에도 끊이지 않는 전쟁과 폭력, 전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전 지구적 위기 시대를 맞이한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사고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무위(無爲), 자연(自然), 비움을 중시한 노자의 사상에서 그 희망의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노자를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생태 위기 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는 노자의 혜안 오늘날의 생태적 위기 상황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관계가 깨진 데서 비롯되었다. 산업화 이래 인간 중심의 개발 논리와 발전 욕망이 우선시되면서 있는 그대로 궁극적인 존재이자 우리에게 대가 없이 무진장한 은혜를 베풀어 주는 .. 2022. 4. 14.
08. 서대는 소의 혀와 비슷하다. 서대는 소의 혀와 비슷하다 서대는 서해와 남해에 많이 서식한다. 어획량을 봐도 여수, 목포 등 전남에서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어서 인천과 전북순이다. 서대 어획량은 1990년대 3,000~4,000톤이었으나 최근에는 절반으로 줄었다. 반면에 한강 상류인 행주대교에서 전어와 함께 서대가 그물에 종종 잡히는 일도 있다. 서해와 한강의 경계 지점인 김포시 용강리 유도를 기점으로 무려 약 35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서대를 잡을 때는 저인망 그물을 이용한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기 때문이다. 보통 20미터가 되지 않는 그물을 300~400개씩 가지고 나가 그물을 펼친다. 7월 금어기를 제외하고 6월부터 10월까지 조업을 한다. 사리에 물길을 따라 그물을 내리고 물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낮에 내린 그물은 어.. 2022. 4. 13.
07. 대구는 일찍부터 귀한 대접을 받았다. 수산왕 가시이 겐타로, 바다를 점령하다 대구를 잡는 전통 어법은 어전이었다. 어전은 조기, 대구, 청어처럼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무리를 이루어 이동하는 어류를 포획하는 어법이다. 지역에 따라 어살 혹은 방렴이라고도 한다. 남해와 사천의 죽방렴도 원래 이름은 ‘경상도 방렴’으로 기록되어 있다. 지금처럼 멸치가 아니라 대구나 청어 등을 잡았다. 조선시대에 대구는 거제도 특산물이었다.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 거제현」에 “토공(土貢: 공물)은 대구어·문어·생포(生鮑: 전복) ·미역·우무(牛毛)·표고버섯·세모(細毛)”라고 기록되어 있다. 당시 대구 어장은 백성들이 소유할 수 없었다. 1906년 ‘칙지(勅旨: 대한제국에서 내리는 문서)’를 보면, 거제도·가덕도· 가조도 등 ‘어기(漁基: 어장)’를 의친왕부(義親.. 2022. 4. 12.
06.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바닷물고기 '숭어'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바닷물고기 『해동역사』를 보면, 발해에서 당나라에 사신을 파견할 때 외교 선물로 숭어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 숭어는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이유로 숭어(崇漁)라고도 불렸다. 조선시대에 숭어 중에서 평양의 대동강에서 잡은 동숭어를 으뜸으로 쳤다. 『승정원일기』 1886년(고종 23) 10월 22일에는 고종 때 대왕대비의 생일잔치에 동숭어회를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평양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냉면과 함께 대동강 숭엇국이 꼽힌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기대승(奇大升, 1527~1572)이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에게 보낸 편지에도 동숭어를 선물로 보내니 기쁜 마음으로 받아 달라고 기록되어 있다. 허균이 지은 『성소부부고』의 「도문대작」에는 “수어는 서해에.. 2022. 4. 11.
05. 관리들이 웅어를 빼앗는다. 물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사라졌구나 웅어는 청어목 멸칫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다. 비늘이 잘고 몸은 은백색이다. 전남 신안, 무안, 영광 등에서는 웅에· 우어, 충청도 바닷가에서는 우여 ·위여 ·우어 등으로 불린다. 강화도에서는 ‘깨나리’, 해주에서는 ‘차나리’라고도 한다. 비슷한 어류 중에 ‘싱어’가 있어 이름이 헷갈린다. 가장 생소한 이름은 ‘충어(忠魚)’다. 당나라 소정방(蘇定方, 592~667)이 백제와 싸울 때 백마강에서 웅어를 찾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물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모두 사라졌구나”라며 웅어를 충어라고 불렀다고 한다. 웅어는 바다에 살다가 봄이면 갈대가 많은 하구로 올라와 알을 낳고 가을이면 다시 바다로 내려가 겨울을 난다. 그리고 단오 무렵 강어귀로 올라오.. 2022. 4. 10.
04. 조선 시대에는 세금을 조기로 납부했다? 조기로 세금을 납부하다 『세종실록지리지』 「나주목 영광군」에 “석수어(石首魚)는 군의 서쪽 파시평(波市坪)에서 난다. 봄· 여름 사이에 여러 곳의 어선이 모두 이곳에 모여 그물로 잡는데, 관청에서 그 세금을 받아서 국용(國用)에 이바지한다”고 했다. 파시평은 칠산 바다를 말한다. 또 『세종실록지리지』 「황해도 해주목」에도 “토산(土産, 토산물)은 석수어가 주의 남쪽 연평평(延平坪)에서 나고”라고 되어 있어 장소만 ‘연평평(연평도)’이라고 바뀔 뿐 같은 내용이 소개되었다. 두 곳 모두 조기의 주산지였다. 조선시대에 조기는 제수용품, 진상품, 하사품, 약재, 장류, 조세 물품 등 다양한 쓰임새로 나타난다. 『태조실록』 1397년(태조 6) 4월 1일에 “새로 난 석수어를 종묘(宗廟)에 천신(薦新)했다”고 기.. 2022. 4. 8.
03. 일본의 고등어 공급 기지로 전락한 어장 일본의 고등어 공급 기지로 전락한 어장 쓰시마섬을 근거지로 고등어잡이를 하던 일본 어민들은 봄부터 여름 사이에 부산이나 거제도 바다에서 밤에 불을 밝히고 고등어를 잡았다. 이들 중에는 부산이나 마산 객주에게 고등어를 팔기도 했다. 마침내 일본이 부산에 ‘부산수산주식회사’를 설립해 이들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직접 고등어 염장을 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는 경남 거제도 장승포, 울산 방어진, 경주 감포, 포항 구룡포, 전남 여수 거문도 등 조선의 연안에 일본인 어촌을 건설해 고등어를 잡아갔다. 이들 지역에 등대가 세워진 것도 이 무렵이다. 통영의 욕지도, 여수의 안도, 고흥의 나로도 등에도 건착망(巾着網: 자루그물 없는 긴 그물로 어군을 포위해 발아래 조임줄을 조여서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두어 잡는 .. 2022. 4. 7.
02. 과메기의 원조는 청어다! 일본의 니신소바와 독일의 청어버거 일본에는 청어 음식으로 니신소바(にしんそば)가 있다. 사실 우리도 해산물을 넣어 국물을 만들거나 직접 해산물을 넣어 먹는 국수나 칼국수가 있기에 놀랄 일도 아니다. 생선은 비리다는 선입관에서 비롯된 오해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청어 국수를 맛볼 수 있을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니신소바는 달콤하게 조린 청어와 메밀국수의 조합이다. 에도시대에 많이 잡은 청어를 말려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우리의 과메기와 다르지 않다. 다만 일본을 대표하는 소바(そば)가 더해진 점이 흥미롭다. 일본 도쿄 곳곳에는 절인 청어와 생메밀 면을 파는 곳이 많다. 청어조림, 청어알 스시, 청어 알젓도 시장에서 볼 수 있다. 새해 첫날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오세치(おせち) 요리에도.. 2022. 4. 6.
01.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라고 하다?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라고 하다 명태는 명실공히 조선의 물고기다. 중국에서는 명태가 잡히지 않았고, 일본에서도 명란을 만들기 전까지 명태에 관심이 없었다. 중국어 밍타이(明太)나 일본어 멘타이(めんたい) 모두 조선의 명태에서 비롯된 명칭이다. 명태라는 이름이 문헌에 등장한 것은 17세기에 이르러서다. 울산 출신 박계숙(朴繼叔, 1569~1646) ·박취문(朴就文, 1617~1690) 부자가 함경도 회령에서 근무한 것을 정리한 『부북일기(赴北日記)』의 1645년(인조 23) 4월 20일 일기에 ‘생명태(生明太)’가 등장하지만, 공식적인 것은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1652년(효종 3) 9월 10일의 기록이다. 이 기록에는 “강원도에서 대구 알젓 대신 명태 알젓이 왔으니 관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22. 4. 5.
00. <바다 인문학> 연재 예고 동해 서해 남해 제주도에서 건져 올린 바닷물고기 이야기 바다 인문학을 위해 바다는 해양생물이 생활하는 삶터로 조석, 조류, 파랑, 해류, 수온 등의 영향을 받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해·서해· 남해는 방향에 따른 바다 이름이지만, 특성을 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 동해는 수심이 깊고 대륙붕이 발달하지 않아 조석보다 해류 영향이 크다. 서해는 수심이 얕고 대륙붕이 발달해 해류보다 조석과 조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임진강·한강·금강· 영산강 등 서해로 흐르는 큰 강이 많고, 섬이 모여 있어 주변에 갯벌이 발달했다. 남해는 내만이 발달하고 섬이 많으며, 역시 조석과 조류 영향을 받는다. 또 조류를 보면 동해는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며, 남해와 제주도는 태평양과 동중국해를 통해 올라온 높은 온도와 염도의 영향을 .. 2022. 4. 4.
05. 근자감_ 허세와 긍정의 힘을 가르는 한 끗 차이 (마지막 회) 근자감은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허구적 근자감’이고 다른 하나는 ‘태도적 근자감’이다. ‘허구적 근자감’은 지금 현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사실’과 관련된 근자감이고, ‘태도적 근자감’은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태도’와 관련된 근자감이다. 앞의 시험을 앞두고 철야기도로 성적을 올리려 한 것과 청 왕조 때 무술 단련으로 총알을 피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의화단의 경우는 ‘허구적 근자감’에 해당한다. 시험 볼 내용에 대해 전혀 공부가 되어 있지 않다는 지금 현재의 ‘사실’, 사람이 총알보다 빠를 수는 없고 중력 때문에 사람이 맨몸으로는 날 수 없다는 ‘사실’과 관련된 근자감이기 때문이다. 유방과 카이사르의 낙천적 성격은 ‘태도적 근자감’에 해당한다.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2022. 2. 19.
04. 라떼_ 무례한 친근감은 사양합니다. ‘꼰대’ 또는 ‘라떼’ 문제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권위주의와 노파심이다. 권위주의에서는 사람 관계를 수평이 아닌 수직적 관계로 인식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나이가 많든 적든 성인이면 모두 같은 수평 관계다. 같은 성인 사이라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존중을 요구하거나,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책임 경감을 요구할 수 없다. 그것은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성인 간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 직장에서의 상사와 부하는 권한과 책임 관계에 있어 업무적으로 수직 관계다. 부하는 상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동시에 그만큼의 책임도 수임한다. 그리고 상사는 위임자인 만큼 수임자인 부하에게 업무를 지시하고 위임한 권리만큼 책임을 물을 권한을 갖는다. 따라서 근로계약과 회사 내부.. 2022. 2. 18.
03. 인싸&아싸_ 슬기로운 친교의 기술 이 세상에서 아싸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회적으로 평화롭게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자신의 의도와 달리, 살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아싸가 되어 있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인싸가 되길 거부하고 아싸를 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인싸·아싸는 일반적으로 공동사회(Gemeinschaft)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공동사회는 수평적 인간관계이고 그 관계의 기본은 친구다. 따라서 인싸·아싸 문제에서 친구의 의미를 따져보는 것은 우선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다. 먼저, 자신이 아싸가 되어 있는 경우다. 여기서 아싸가 되었다는 것은 내가 스스로 아싸가 되기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같은 무리의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고 기피함으로써 내가 외톨이로 몰린 경우다. 맹자는 .. 2022. 2. 17.
02. 빌런_ 단순한 나쁜 놈과 매력적인 악당의 차이 SNS상에서 ‘빌런’의 쓰임새는 당연히 훨씬 더 다양하고 빈도도 높다. 마스크 빌런, 독서실 빌런, 술집 빌런, 오피스 빌런, 골목 빌런, 플렉스 빌런, 섹시 빌런, 개그 빌런, 치킨 빌런, 갬성 빌런, 커피 빌런, 냉면 빌런, 얼죽아 빌런, 얼죽코 빌런, 카페 빌런 등등이다. 이 세상 그 어떤 말도 ‘빌런’으로 꾸밀 수 없는 말이 없는 듯하다. ‘빌런’을 뒤에 갖다 붙이기만 하면 그 순간 바로 ‘빌런 어족(語族)’이 된다. ‘빌런’의 의미는 상반되면서도 또 어딘가 서로 뜻이 통하기도 하는 두 가지와 둘 사이의 경계선상 의미, 셋으로 나뉜다. 먼저, 영어 ‘빌런(villain)’의 원래 뜻인 ‘악당’ 의미 그대로이고, 다른 하나는 긍정적 차원의, 평범한 것과는 좀 다른 ‘괴짜’의 의미다. 그리고 둘 사이.. 2022. 2. 16.
01. 잉여인간_ 공자도 알고 보면 잉여인간? ‘잉여인간’ 하면 또 빠트릴 수 없는 인물이 공자(BC522-BC479)다. 우리는 공자 하면 ‘공자 말씀’을 남긴, 범인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높은 정신세계의 성인으로만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공자 역시 실존의 인간이었다. 공자는 “나라에 도가 서 있으면 벼슬에 나가고, 나라에 도가 서 있지 않으면 벼슬에서 물러나 가슴속에 뜻을 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자라고 해서 항상 이 거룩한 말씀 그대로 산 것은 아니었다. 어느 하루 제자 자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여기에 아름다운 옥이 있습니다. 이것을 장롱 깊이 넣어두시겠습니까 아니면 좋은 값을 받고 파시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팔아야지, 팔아야지. 나는 지금 좋은 값에 팔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하루빨리 취직되길 기다리는 지금 .. 2022. 2. 15.
00. <SNS 인문학> 연재 예고 알고 쓰면 더 재밌는 SNS 신조어 유행 따라 별생각 없이 쓰는 말들, 인문학의 렌즈로 조금 더 들여다보기! 신조어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특히 요즘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생성과 소멸의 속도는 물론 확산 속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종류도 다양해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오다)’처럼 단순히 줄여 쓰는 것들도 있고, ‘국뽕’처럼 한글과 외래어를 조합한 것들도 있으며,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특정 상황을 적확하게 잘 비유한 것들도 있다. 하나같이 재치가 넘치고 전달력이 뛰어나다. 그런 만큼 신조어들은 빠르게 전파되고 개중 일부는 오래 살아남아 일상 용어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특히 시대 상황을 압축적으로 잘 담아낸 것들일수록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최근 생겨나 오랫동안 인구.. 2022. 2. 14.
10. 생각의 보폭을 한 걸음 더 내딛자. (마지막 회) 여하튼 중요한 것은 한 마디로 ‘좀 더 생각하자’는 것이다. 너무 간단해 ‘겨우 그거야?’라고 놀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든 조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지 생각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간단히 선택지를 찾을 수 없는 조금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좀처럼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은 학교 공부나 시험에서 ‘이해하지 못한’ 상태가 ‘모르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한다는 것은 ‘지식을 아는’ 것이다. 지식을 익힌다는 것이 학업이고 대상을 전부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는.. 2022. 1. 27.
09. 생각의 정원을 가꿔야 하는 이유 머릿속에 자신만의 정원을 만든다. 이것이 추상적인 사고와 일맥상통하는 구체적인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국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머리, 재미있는 발상, 새로운 발견을 낳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 ‘장소’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일매일 자신의 사고공간을 관찰하고 둘러보고 구체적인 잡초를 발견하면 꼽는 것이다. 이런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씨앗을 뿌리고 꾸준히 살핌으로써 점차 그리고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왜 ‘정원’일까? 머릿속에 만든 장소이니 돔구장도 좋고 고층 빌딩도 피라미드도 좋지 않은가? 이런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두뇌가 생각하는 것은 그런 ‘인공적’인 것이다. 사실 ‘논리’도 인공적인 것으로 .. 2022. 1. 26.
08. 발상을 키우는 6가지 방법? 1. 일상적인 것을 의심한다. 평소에 태연히 해오던 것들을 의심한다는 건 평범한 사람들이 간과해온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기던 것에 ‘왜?’라고 묻는 것이다. 자주 ‘상식을 의심하라’는 말을 듣는 데 그리 거창하게 생각할 건 없다. 일상적으로 ‘어, 이상하지 않아?’라는 눈으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바라보는 자세다. 이것은 트집을 잡는 것도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 오해를 받기 일쑤라 굳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해도 충분하다(하지만 주변 사람에게 묻고 상대의 반응을 보는 건 공부가 될 것이다). 가을이 되면 나뭇잎은 빨갛게 혹은 노랗게 물든다. 그런데 잎사귀는 왜 색을 바꿔야만 할까? 자연계의 모든 것은 어떤 의미에서 목적을 가진다. 그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자.. 2022. 1. 25.
07. 정보 과잉의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너무 편리해서 잃어버린 ‘생각할’ 시간 최근에는 이상한 일이나 모르는 일은 즉시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만일 도서관을 찾아서 조사해야 한다면 개관 시간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그때까지는 수수께끼는 수수께끼인 채 그 사람의 머릿속에 방치된다. 따라서 조금은 자신의 머리로 수수께끼에 맞서는(혹은 멀거니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즉시 검색할 수 있는 편리한 인터넷이 보급된 까닭에 ‘의문을 느끼자마자’ 자신의 머리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도 전에 인터넷에 접속한다. 이런 환경에서 추상적으로 생각하기란 분명 어려운 일이다. 구체적인 정보가 산더미만큼 있는 데다 너무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요즘의 사회 환경이 이러하기에 사람들의 생각의 보폭은 좁아져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 2022. 1. 18.
06. 현대에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운 이유 구체적인 정보의 실체 정보라는 건 구체적일수록 가치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즉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큰 뜻을 품어라’라는 추상적인 조언에 굳이 돈을 지불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저 식당에서는 정해진 시간 내에 마음껏 먹을 수 있다. 이 요리가 맛있다’는 구체적인 정보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현혹되어 그런 정보를 모아놓은 잡지나 책을 구매한다. 정보는 돈 주고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정보는 공짜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정보에 사로잡혀 그 식당의 요리를 먹는다면 이것은 이미 공짜가 아니다. 그래서 장사하는 사람은 무료 정보, 즉 광고를 한다. 세상에 널리 확산된 정보의 90% 이상은 이 같은 광고다. 언론매체의 보도도 지금은 그 대부분이 광고다. 내가 어.. 2022. 1. 17.
05.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가르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생각의 보폭을 넓혀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관하여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교육론’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교육’이라는 구체적인 ‘방법’이 사람을 키우는 것에 대하여 솔직히 나는 반신반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이라면 그 성과는 매우 또렷하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문제라면 과연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특히 ‘발상하는 방법’이나 ‘상상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몹시 난감하다. 그것을 만일 유사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해도 다른 발상이나 다른 상상, 그 사람만의 발상이나 독특한 상상.. 2022. 1. 15.
04. 생각이 얕지 않고 속이 깊은 사람이 되려면? 속이 깊은 사람, 생각이 얕은 사람 자, 어떤 사람을 관찰하고 거기서 몇 가지의 추상적인 ‘유형’을 이미지 했다고 가정해보자. 대략 ‘이 사람은 이러하다’고 꿰뚫어 봐도 때때로 그 인물이 그 유형에서 벗어난 말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할 때에 ‘아아, 이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결국에는 모델화할 수 없는 현실의 인간이 ‘얼마나 깊은지’를 깨닫게 된다. 이처럼 모델화할 수 없는 것도 인간의 ‘깊이’로서 추상할 수 있다. 한편 간단히 모델화할 수 있는 인물은 ‘얕아’ 보인다. 그것은 결국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읽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단순하기에 다루기 쉽지만 인간으로서의 깊이가 없으면 인간관계에서 다소 부족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구체적인 사고밖에 하지 .. 2022. 1. 14.
03. 고민이 너무 많아 고민인 사람들에게 ‘고민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친구란 무엇인가? 외로운 건 왜인가? 어째서 나는 고민하는가? 지금 나의 상황은 어떠한가? 이런 여러 가지 문제들을 생각하고 더 고민하는 게 좋다. 자주 터프한 선배나 연장자가 ‘그런 일로 고민하는 건 손해다. 한껏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라’고 말한다. TV 드라마에서도 흔히 이런 타입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근거 없는 명랑함이 선량하고, 끙끙거리며 고민하는 사람은 어두워 미움받는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경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게까지 단순히 단정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을까? 게다가 ‘고민하는 건 손해’라는 말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고민하여 손해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낭비’라는 것인데, 모여서 .. 2022. 1. 13.
02. 친구가 있어도 너무 외로워요! 나는 ‘외로워도 나쁘지 않다’ ‘친구가 있어도 외로울지 모른다’고 말해준다. 그 말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반발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자신의 선입견이 고민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자, 당신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친구’를 어떻게 생각할까? 본디 ‘외롭다’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친구가 없어서 고민하는 사람은 친구가 없는 상황이 곧 외로운 상태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나는 저 사람이 싫어요’라고 말하면 될 것을 ‘저 사람은 외로운 사람이에요’라는 말로 비난하기도 한다. 그냥 ‘가엽다’고 말하는 게 좋을 테지만 그러면 얕잡아보는 말처럼 들릴까? ‘가엽다’고 하든 ‘외롭다’고 하든 정작 당사자에게는 정말이지 괜한 참견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외로운 사람’이.. 2022. 1. 12.
01. 나는 추상적으로 살고 싶다.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생각의 보폭 단순히 그 정도의 일이다. 사전에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생각의 보폭을 키운 결과로써 객관적이고 추상적인 사고 혹은 거기에 동반하여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고 해도 조금 유리해지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다. 또 그럴 수 있었다고 해서 인간으로서 훌륭해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생각의 보폭을 키우다 보면 언젠가 당신은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또 한결 넓어진 생각의 보폭으로밖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우리는 일에서든 인생에서든 그런 장면과 반드시 맞닥뜨리게 된다. 그때 자신의 힘만으로 극복해나갈 수 있다면 타인과의 차이를 크게 벌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 단지 그뿐으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이야기다. .. 2020. 7. 2.
00. <생각의 보폭> 연재 예고 디테일에 집착하면 전체를 보지 못한다! 일본 누적 판매 1,600만 부의 작가 모리 히로시의 발상법과 생각법 한국능률협회 추천도서 객관적으로 전체를 볼 수 있는 ‘추상’의 힘! 한동안 디테일에 주목하라는 말이 유행했다. 아주 작은 차이가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고도 했다. 물론 구체적으로 세세한 것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테일에 집작하다 보면 정작 전체를 보지 못한다. 이 책에서 모리 히로시는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추상’이란 무엇인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다소 모호하거나 뜻을 알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실제 추상의 뜻은 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작용을 말한다. 객관적이라는 말과 추상적이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생각하는.. 2020. 7. 1.
10. 맥주에 어울리는 잔 고르는 방법 (마지막 회)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잔은 주로 유리잔이다. 유리가 일반화되기 전에는 다양한 재질로 잔을 만들어 사용했다. 유리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맥주잔도 유리로 만들어졌다. 유리잔은 특유의 투명함 덕에 맥주를 더 시원하게 보이게 해주었고, 맥주의 양을 속여 팔 수 없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었다. 그런데 맥주를 마시면 흥에 겨워 잔을 부딪치게 되는데, 자주 부딪치기도 하고 술에 취해 힘을 조절하지 못하다 보니 잔이 쉽게 깨졌다. 그래서 우리나라 맥줏집의 500밀리리터 잔이나 독일 비어가르텐에서 사용하는 마스는 두꺼운 유리로 만드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도 유리 이외에 다양한 재질로 맥주잔을 만든다. 종이나 플라스틱도 있지만 주로 나무, 도자기, 주석 등으로 만든다. 유럽에서는 처음에는 구하기 쉬운.. 2020. 6. 16.
09. 맥주병 하나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맥주를 마시려면 무조건 접하게 되는 게 있다. 바로 맥주를 담는 용기다. 맥주를 담는 용기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유리병, 특히 갈색 유리병이다. 오랜 시간 맥주는 커다란 오크 통이나 케그에 담아 펍으로 옮긴 뒤 뚜껑을 열어 마셨다.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유리를 활용한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1873년 미국 앤호이저 부시(Anheuser-Busch)에서 처음으로 병맥주를 유통하면서 펍이 아니라 집에서 맥주를 마시는 문화가 생겨났다. 이후 맥주 회사마다 다양한 맥주병을 선보였다. 한동안 맥주는 짧고 뭉툭한 스터비(Stubby) 병에 담겨서 운송되었다. 스터비는 쉽게 운반하기 위해 고안된 디자인으로, 일반 병보다 목이 짧고 몸체가 크다. 무게중심이 낮아서 쉽게 넘어지지 않아 잘 깨지지 않았다... 2020. 6. 15.
08. 맥주 거품 '엔젤 링'에 감추어진 진실? 언젠가부터 ‘엔젤 링(Angel Ring)’이라는 말이 맥주 광고에 등장했다. 엔젤 링은 좋은 맥주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훈장과 같은 자국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실은 다르다. 우선, 정확한 용어는 엔젤 링이 아니라 레이싱(Lacing)이다. 엔젤 링은 마케팅을 위해 만들어낸 단어다. 엔젤 링은 광고와 달리 좋은 맥주의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좋은 맥주는 거품 띠의 유무보다는 오래 유지되는 풍부한 거품으로 판별하는 것이 옳다. 일반적으로 맥주 거품은 폼(Foam) 혹은 비어 헤드(Beer Head)라고 부른다. 그리고 거품에 함유된 폴리페놀(Polyphenol)이나 당 성분이 잔에 붙어 만들어진 띠를 레이싱이라고 한다. 맥주 거품은 맥주의 특성에 따라서 높이가 다르지만 대부분 2~3센티미터 따라내는 것.. 2020.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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