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도서 연재1865 09. 낯선 동네에서 살아보기 남들보다 조금은 느려도 괜찮다. 우리가 살아갈 앞으로의 날들이 궁금해진다. 은퇴를 몇 달 남긴 작년 봄. 퇴직일을 기다리는 시간은 더뎠다. 은퇴까지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한없이 느리게 흘러갔다. 회사 생활하는 내내 프로젝트의 마감 일정에 쫓겼다. 부족한 시간을 야근으로 채워가며 업무와 씨름하다 마침내 끝날 것 같지 않던 프로젝트를 털어내면, 그새 두어 개의 계절이 훌쩍 지나 있었다. 이런 시간을 20년 가까이 보냈다.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건, 전엔 미처 겪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는 늦은 오후, 다시 한번 달력을 열어 은퇴하기까지의 일수를 셌다. 64일이 남았다. “아. 오전에도 64일 남았었는데. 그대로네.” 그즈음 은퇴 후의 하루하루를 무엇으로 채워나.. 2022. 2. 3. 10. 신공화주의: 분열의 시대, 공존의 처방 (마지막 회) 양극화와 신자유주의, 그 대안으로서 신공화주의 국민이 자신의 손으로 뽑은 정부와 국회를 믿지 못하는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는 어디에서 시작된 것일까요? 아무도 나의 이익을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불신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은 21세기에 들어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 양극화가 이 불신과 분열의 원인 중 하나라는 데 동의할 것입니다. 경제와 정치의 양극화라는 괴물이 한국 사회에서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IMF 위기였습니다. IMF는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한국 사회에 면면히 이어오던 공동체 정신을 말살했지요. IMF가 제시한 신자유주의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양극화와 분열의 괴물을 양산했는데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 2. 3. 03. 남을 위하는 사람이 더 큰 부자가 된다. _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vs 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인간의 욕망이 작동하는 기본 원리는 ‘이기심’이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논리에 의하면 인간의 존재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는 일이다. 그의 논리가 옳다면 현재 인류에게 남아 있는 유전자는 모두 이 목표에 충실했던 승리자들의 후손이다.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물은 유전자가 만들어 낸 기계다. 우리 유전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때로는 수백만 년 동안이나 생존해 왔다. 이런 유전자에 대해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성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정한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그중에는 개체 수준에 한정된 이타주의를 보임으로써 자신의 이기적 목표를 가장 잘 달성하는.. 2022. 2. 3. 08. 돈 문제는 명확해야 한다. “이번 달에 얼마나 썼어?” 아내가 가계부를 적는 스프레드시트를 열어 월초부터 사용한 금액을 살핀다. 식사 시간이 다 되어서 공연히 생활비를 물어보는 이유를 아내도 잘 알고 있다. 식사 준비가 귀찮으니 외식을 하면 어떨까 했지만, 이번 달 쓴 비용을 확인한 아내는 단호했다. “벌써 100만 원이 넘었어.”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부엌에 들어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밖에서 사 먹자 했다. 전달보다 외식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리 비싸지 않은 것들로만 먹었으니 아직은 생활비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주말에 마트에서 장 한 번 보면 끝이야. 오늘은 외식 안 돼. 뭐 당신이 사는 거면 나가서 먹어도 되고.” 한 달 용돈으로 10만 원밖에 주지 않으면서 밥을 사라니. 인심은 넉넉.. 2022. 2. 2. 05. 제작과 관련한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한 인쇄 감리 (마지막 회) 인쇄 감리(Print Inspection) 인쇄 매체의 경우 최종 인쇄 및 제작에 앞서 인쇄 감리를 최대한 진행하려는 편이다. 인쇄되는 종이나 원단의 소재에 따라서 같은 컬러라도 발색이 다르고 인쇄기를 다루는 담당자의 기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현장 감리는 제작과 관련한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색상뿐 아니라 유실된 데이터는 없는지, 혹여 오버프린트된 부분이 있지는 않은지(간혹 기관 로고나 전달 받은 데이터가 오버프린트 적용된 경우가 있다.) 예상치 못한 인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디자이너에게 인쇄 현장을 이해하고 감리 보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때문에 디자인 감리가 처음인 디자이너들은 꼭 동행하여 인쇄소를 경험케 한다. 특히 이미지가 많은 도록이나 다양한 컬러가 적용되는 패키지 .. 2022. 2. 2. 09. 디지털 노마드가 디지털 아나키스트로 디지털 노마드는 어나니머스처럼 투쟁하는 집단은 아닙니다. 그러나 디지털 노마드가 지나간 흔적을 보면 꽤 파괴적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흐름의 두 번째 웨이브에서 세 번째 웨이브로 넘어가는 시기, 그러니까 디지털 노마드가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환상을 파는 비즈니스가 나타났습니다. 자신이 노마드로 사는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내 콘텐츠를 사면 이렇게 멋지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것입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대부분 편법을 써서 파워블로거가 되는 방법, 아마존에서 배송 대행을 하는 방법 등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입니다. 한 마디로 과대포장 상품이지요. 세금 문제는 해당 국가에 더 뼈아픕니다. 실리콘밸리 기업에 취업한 한국인이 발리에서 노마드로 산다면, 어디에 세금을 내야 할까요? 자신이 .. 2022. 2. 1. 10. 레이나는 어디든 갈 거야 (마지막 회) “다음은 어떻게 하고 싶어?” 이츠카짱이 묻는다. 보스턴 커먼 ― 호텔 앞에 있는 공원 이름이었다 ― 안을 산책하고 벤치에 앉은 참이다. 눈앞의 연못 물은 탁한 녹색이고 연못가에는 개구리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이츠카짱은?” 벌써 10월인데 바지 자락을 걷어 올리고 그 얕은 못에 들어가 노는 아이가 있다. 그 곁에는 엄마로 보이는 여자도 있었는데 강아지 리드 줄 같은 것을 아들의 허리에 매고 그 한쪽 끝을 손으로 감아쥐고 있었다. 아이는 장난감 양동이와 물뿌리개를 들고 있다. 레이나는 남동생인 유즈루를 떠올렸다. 연못 안의 아이는 유즈루보다 어렸지만. “난 다 좋아, 뭘 하든 안 하든.” 이츠카짱이 말한다. “왜냐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여행은 하고 있는 거니까.” 그건 그렇다고 레이나도 생각한다.. 2022. 2. 1. 02. 거대한 칼날 위를 달리는 인플레이션 _하노 벡,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 《인플레이션》 자본주의는 인간의 탐욕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폐의 역사를 보아도 그렇다. 지폐는 아무 가치도 없는 작은 종이에 불과하다. 이런 작은 종이가 어떻게 재화와 교환하는 가치를 얻게 되었을까. 이는 황금을 향한 인간의 탐욕에서 출발했다. 황금을 아무리 좋아한다고 해도 자유롭게 소유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보관도 어렵고, 거래도 어려우며, 휴대는 더욱 어려웠다. 그래서 사람들은 금 세공업자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금을 세공업자에게 맡겨놓고, 보관증을 받아서 이것을 금 대신 소유한 것이다. 이 보관증은 언제든 금을 찾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니고 있었다. 사람들은 금을 직접 거래하기보다 편리하게 보관증을 거래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 2022. 1. 31. 08. 금융의 처음 모습, 클라우드 뱅크 금융의 정확한 뜻은 무엇일까요? 중학교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금융의 뜻입니다. “금융은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여 경제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행위다.’ 은행의 주인은 누구이며, 누구를 위해 은행이 존재하는가? 은행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는데, 은행과 거래하는 나는 왜 계속 가난할까?’하는 궁금증이 들지 않습니까? 은행이 주주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정당할까요? 나를 위해 존재하는 은행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습니다. 클라우드 국가의 ‘클라우드 뱅크’ 클라우드 국가’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의 ‘클라우드 뱅크’를 하나 만들면 어떨까요? 불합리한 기존 은행거래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서 말이죠. 은행이 잘 운영될수록 고객인 우리도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은행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겁.. 2022. 1. 31. 09. 바다로 빨려 들어가 버릴까 무서워 마크 말에 따르면, 배는 11월까지만 운항하는 듯하다. 여름철에는 거의 확실하게 어떠한 종류의 고래가 보이는데 겨울이 가까워지면서 그 확률이 떨어진단다. 만약 고래를 보지 못하게 되면, 45달러를 주고 산 승선권은 다른 날 다시 배를 탈 수 있는 티켓으로 교환해 주는 모양이었다. 승선에서 하선까지 전체 여정은 4시간이 소요되었다. 객실은 난방이 되고 있었지만, 먼 바다로 나가자 맑은 하늘이 무색하게 갑판 위는 추웠고 롱패딩이 도움이 됐다. 다만 그것을 입은 이츠카는 사촌 여동생에게도 리비 일행에게도 큰 웃음을 사게 되었다. 매점에는 아동용과 성인용 두 종류뿐이었고 아동용은 레이나에게 딱 맞는 사이즈였는데 남녀공용인 성인용은 이츠카에게는 너무 커서 흡사 어린아이가 어른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 2022. 1. 31. 08. 바라는 게 없으면 실망할 일도 없을 텐데 햄버거는 맛있었다. 가이드북에 ‘보스턴 명물’로 추천되어 있던 클램 차우더는 이츠카 입에는 너무 짰지만. 멀리 오클라호마에서 왔다는 세 사람은 퍼거스와 마크가 대학생으로 열아홉 살, 리비가 생협에 근무(본인 왈, ‘공부에 취미가 없어서’ 대학에는 가지 않았단다)하며 스물한 살이었는데 그 나이치고는 어처구니없을 만큼 바보스러운 짓들을 ― 먹다 말고 갑자기 기성을 지르는가 하면 서로 팔꿈치로 상대방을 쿡쿡 찌른다든지, 누군가의 접시에 놓인 감자를(자기 몫도 아직 남아 있으면서) 잽싸게 빼앗아 먹는다든지 ― 했지만, 기본적으로 나쁜 아이들은 아닌 듯 보였다. 작년 여름에도 이곳에 고래를 보러 왔다는데 예의 고래 관광선에 관해서도 상세히 알려 주었다. 특히 리비의 남동생인 마크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친절하게 설.. 2022. 1. 30. 10. 삶의 의미 (마지막 회) 상처받는 것을 멈추고 내 안에 있던 상처를 치유하며 남의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는 내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아가고 그것을 세상에 표현해 나만의 독특한 길을 간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우리 인생에서 더 이상 얻을 것이 없어도 충만한 느낌이 들까? 아마도 모든 것이 익숙해지는 어느 순간, 이상하게도 허무함이 몰려올 것이다. 그리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도대체 나는 이 세상에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내가 이 땅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한 대학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적 있는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중 85%의 학생들이 그 이유를 “삶이 무의미해 보여서”라고 답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 대답을 한 학생.. 2022. 1. 30. 07. 고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몸이 차가워져 있던 터라 목욕을 하기로 한 건 아주 좋은 생각이었다. 욕조 물에 몸을 담근 채 향긋한 비누로 팔다리를 씻으면서 레이나는 그리 생각했다. 욕실은 넓고 청결하고 쾌적하다. 다만 방에 혼자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하기도 했다. 산책 나간 사촌 언니가 얼른 돌아와 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배가 엄청 고프지만, 좀 있다 레스토랑에 간다(리비 일행과 약속한 가게 이름은 ‘파이브 버거스’니까 아마도 햄버거를 먹게 되겠지)는 것을 알기에 배가 고픈 것도 이제는 즐거웠다. 게다가 고래! 고래를 볼 수 있다니 ‘굉장한 일’이다. 크고, 힘세고, 귀여운 얼굴에 정직하다는 것이 레이나가 생각하는 고래다. 정직에 관해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레이나 자신도 알 수 없었지만 어쩐지 그런.. 2022. 1. 29. 01. 먼저, 부자의 운을 담을 그릇이 되어라! _사이토 히토리 《부자의 행동습관》 첫째,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것. 둘째, 초등학교를 중퇴해 남들보다 학력이 부족한 것. 셋째, 몸이 병약한 것. 보통사람이라면 이 세 가지는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린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이 세 가지를 자신의 성공 비결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9세 때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남의 집에 얹혀살다가 전등공장에 들어가 기술을 배운 후 직접 개량 소켓을 만들어 팔았다. 독특한 경영 방식으로 사업을 급속하게 발전시켜 1935년 ‘마쓰시타 전기산업’을 세우고, 14개의 대기업군을 거느리며 세계 40개국에 진출해, ‘나쇼날’, ‘파나소닉’ 등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0년대에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과 더불어.. 2022. 1. 29. 07. 메타버스에 올라탈 준비가 되었는가? (마지막 회) 세계는 융합발전의 시기로 접어들었다. 이는 현재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기술융합, 산업융합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뛰어난 제품 하나로 시장을 휩쓸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말이다. 기업이 발전하려면 이미 형성된 산업 생태계에 뛰어들거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창조해야 한다. 하나의 생태계에서, 각 기업의 기술 구조는 비슷해지고 업무와 거래는 서로 연결되며 데이터 자원을 공유한다. 우리는 함께 만들고, 함께 살아가고, 함께 이익을 얻는 규칙을 따라야 한다. 경영자가 서로 관계없는 요소들을 군집으로 파악할 수 있는가? 그 답의 여부에 따라 한 기업의 업무 경계가 결정된다. 사람들은 흔히 ‘산을 보면 산이라 하고, 물을 보면 물이라 한다’라는 말로 인식의 첫 번째 단계를 표현한다. 한마디로 훙멍은 훙멍, 이.. 2022. 1. 29. 00. <부자 되는 책 읽기> 연재 예고 책벌레 아빠의 쌍둥이 딸 돈 공부 부자들은 누구나 책을 엄청나게 읽는다. 세상의 흐름을 알고 먼저 올라타기 위해! 많이 읽고 세상의 흐름을 알아야 부자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지금 의무교육을 시행하는 어느 학교에서 돈에 대한 과목을 가르치는가?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어느 학원에서 돈을 배울 수 있나? 자본주의 사회의 주인인 자본가가 되는 방법이나 창업을 위한 창의력은 어디서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가정과 책에서밖에 배울 수 없다.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 국민보다 머리가 좋고 성실하며 근면하다고 한다. 2019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한국 근로자는 미국과 일본 근로자보다 연간 200시간을 더 일한다. 그런데도 OECD 국가 중에.. 2022. 1. 28. 06. 디자이너 베이비와 남녀 선별 출산 (마지막 회) 착상 전 진단은 디자이너 베이비(맞춤아기)와 남녀 선별 출산에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정란을 조사하여, 병 때문에 이식을 필요로 하는 아이와 HLA형(백혈구 표면항원형. 한국에서는 조직적합성항원형)이 일치하는 배아 즉, 수정란을 자궁에 다시 넣어 탄생시키면 병이 있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도너 베이비’-도너가 되는 아기를 낳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형과 누나・언니와 오빠를 돕는 ‘구세주 형제’(남매)를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사례는 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미 몇몇 나라에서 실시되고 있습니다.(영화 에서도 다루어지고 있음/한국어 제목 ) 또 착상 전 진단에 대한 법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과 규제가 느슨한 타이 등지에서는 여자아이를 낳고 싶다든가 이번에는 남자아이였으면 좋겠다.. 2022. 1. 28. 09. 세상에 거저는 없다.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서 쓸데없는 감정 소모를 하지 않고’,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를 발견해서 인정하고’, ‘자신 안에 원래 있는 것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꺼내어 창의성을 되찾는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과정이 원래 있던 반찬에 숟가락만 꺼내 먹는다는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장에서 다루게 될 내용은 대가를 지불하고 뭔가를 한다는 느낌이 많이 들지도 모른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는 걸 알지 않나? 우리가 만약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과정 없이 결과만 가진 프로그램을 주입함으로써 그 프로그램대로 한순간에 원하는 사람이 돼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학습을 통해 계속 스스로 발전하는 존재다. 또한 로봇과는 달리 무한하게 사람마다 다른 다양성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다. 그 결과.. 2022. 1. 28. 06. 휴대전화의 평면 세상을 초월하다.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3차원이다. 따라서 시각적 경험도 3차원적이다. 그러나 여태껏 인간의 생각을 담는 도구는 늘 2차원 형식으로 존재했다. 갑골문, 죽간, 종이부터 오늘날의 스마트폰, TV, 영화까지 모두 2차원이다. 영화의 특수효과, 특히 IMAX-3D 기술은 관객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했지만 실재감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무엇보다 관객 스스로 자신이 영화를 보고 있음을 ‘안다’는 것이다. ‘3D’ 안경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현실 세계의 물체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예를 들어 스크린을 가리는 앞 좌석 관객의 ‘머리’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제가 아니라 영화일 뿐임을 수시로 알려 준다. 3차원 시각적 경험, 더 나아가 4차원 가상 현존감은 인류가 오랫동안 꿈꾸던 목표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 2022. 1. 28. 07. 가상세계 혁신이 불러올 경제변화 클라우드 경제를 바꿀 두 가지 기술을 꼽으라면 블록체인과 가상경제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은 정보 비대칭과 거래의 신뢰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거래를 뒷받침하는 가상자산 복제 불가능한 가상자산의 형태로 신분증이 발급된다면, 금융거래는 물론 일상적인 경제 거래도 획기적으로 간편해집니다. NFT 신분증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은행 시스템과 연계되면 통장 이체도 즉시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NFT 신분증을 매개로 하는 지급결제시스템으로 단순화될 수 있습니다. 상품 거래의 혁신 블록체인 기술로 뒷받침되는 가상플랫폼은 정보 비대칭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상품 정보(생산자, 재료 원산지 등)를 NFT로 가상자산화함으로써 해결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상품정보의 토큰화는 가.. 2022. 1. 28. 07. 평생 해 줄 수 있는 것만 할래 모두 내가 앞으로도 평생 할 수 있는 것들이다. 관심을 갖는 것, 지켜보는 것, 집중하는 것, 함께하는 것. 아내와 난 결혼기념일을 챙기지 않는다. 그날은 보통의 여느 날과 다르지 않다. 결혼 후 처음 맞았던 결혼기념일 날, 나는 회식이었고 아내는 야근을 했다. 지금까지 5번의 결혼기념일을 보냈는데, 기억으로는 저녁을 딱 한 번 함께했다. 동네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먹었고, ‘그래도 기념일이니까’ 하며 소주를 곁들었다. 기념은 하지 않지만, 그 날짜를 그냥 버려두기는 뭐해서 집 현관문의 비번으로 살려두었다. 크리스마스도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흘려보낸다. 우린 그날을 사람이 너무 많아 거리가 붐비는 날, 밖에 나가면 고생하는 날, 그냥 동네 산책하는 게 나은 날로 여긴다. “이번 크리스마스 때 어떤 이벤트를.. 2022. 1. 28. 06. 고래 보러 가자 보스턴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때는 4시 정각이었고. 그런데도 이미 땅거미가 짙다. ‘춥다’는 것이 이츠카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왜 이리 컴컴해?” 라는 것이 레이나가 한 말이었다. 자다 깬 멍한 표정이다. 터미널 안 벤치에 앉아 이츠카는 접이식 지도를 펼쳤다. 원래는 걸어서 차이나타운을 지나 그 부근에 밀집한 호텔 중 한 곳에 방을 잡을 예정이었다. 거기다 짐을 놔두고 거리를 좀 걸으며 상황을 파악한 뒤 조금 이른 저녁(이랄까, 오늘의 첫 끼니)을 먹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서 우산 없이는 추우니 가깝더라도 지하철을 타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저기, 레이나.” 걷는 게 좋은지 지하철을 타는 게 좋은지 물어보려고 고개를 들어 보니, 옆에 있어야 할 레이나는 .. 2022. 1. 28. 04. 마스킹 테이프와 그림자를 이용한 타이포그래피 작업 오프라인(Offline) POWER(WOMEN) 현재 운영하고 있는 트라이앵글-스튜디오에서는 1년에 1, 2회 정도 학생 인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별도의 모집 공고는 없으나 감사하게도 국내외 디자인을 공부하는 많은 분들이 문의를 주신다. 덕분에 그동안 꽤 많은 친구들이 오고 갔다. 보통 두어 달 정도 함께 하는데 실무를 진행하기보다는 워크숍에 가까운 형태로 개인 작업들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에 무게를 둔다. 그중 2018년 고제리 학생 인턴과 함께 했던 작업 중 하나인 마스킹 테이프와 그림자를 이용한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소개한다. 자유 주제 프로젝트의 아이디어와 재료들은 거창한 것보다는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것들 중심으로 주변의 것으로부터 많이 얻는 편이다. 컴퓨터 안에서만 해결하기보다는 일상에서 .. 2022. 1. 28. 10. 생각의 보폭을 한 걸음 더 내딛자. (마지막 회) 여하튼 중요한 것은 한 마디로 ‘좀 더 생각하자’는 것이다. 너무 간단해 ‘겨우 그거야?’라고 놀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엇이든 조금 더 생각해보기를 바란다. 현실적으로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지 생각하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간단히 선택지를 찾을 수 없는 조금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른 사람에게 묻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좀처럼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된 것은 학교 공부나 시험에서 ‘이해하지 못한’ 상태가 ‘모르는’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공부한다는 것은 ‘지식을 아는’ 것이다. 지식을 익힌다는 것이 학업이고 대상을 전부 이해하는 것이라고 믿는.. 2022. 1. 27. 05. 착상 전 진단이란? 착상 전 진단이란, 수정란의 단계에서 아이의 병과 성별, 백혈구의 모양 등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진단에 근거하여 자궁에 이식하는 배아(수정란)를 선택하면 중증 유전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생을 피하거나, 남녀선별 출산의 희망을 이루거나, 이식에 필요한 장자(長子) 도너가 될 수 있는 아이를 탄생시킬 수 있습니다. 수정란 진단이라고 불리고, 영어로는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국제적으로는 PGD라는 통칭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2년 ‘신형’ 착상 전 진단으로 보도된 PGS ‘착상 전 유전자 스크리닝(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도 있습니다. 착상 전 진단은 체외수정 기술과 유전자 해석기술이 결합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 2022. 1. 27. 08.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양육방식 가장 바람직한 부모의 양육 방식은 무엇일까? 자녀에게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부모가 해결해주면 그 아이는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몰라서 좌절을 겪을 것이다. 반대로 자녀에게 문제가 있는데도 관심을 두지 않고 내버려둔다면 아이는 인간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자신을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사람이 되기 쉽다. 현명한 부모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현명한 부모는 자녀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직면하게 도와주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옆에서 가이드를 해주어야 한다. 물론 부모는 해결 방법을 쉽게 알 수도 있고 직접 해결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아이 스스로 해결 방법에 도달할 수 있게 유도하며 시간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아이는 스스로.. 2022. 1. 27. 06. 이른 은퇴 준비, 부모님이란 큰 산을 넘다. 은퇴 후 살아갈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지면서, 언젠가 술자리의 친구들에게 처음으로 은퇴 계획을 말했다. “은퇴라고?” 2년 가까이 아내와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했던 이슈였다. 가지고 있는 집을 파는 거로 10년을 벌었고, 10년이 지난 후부터는 든든한 연금이 있었다. 은퇴 이후 살아갈 모습은 아내와 이미 그렸다가 지우고, 다시 그리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다. 형태가 보이기 시작하는 은퇴 후 모습은 제법 괜찮아 보였다. 쏟아지는 질문을 받을 준비가 됐다. 기자 회견장에서 경쟁하듯 손을 드는 기자들에게 질문의 순서를 정해 주는 주인공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도 요즘 은퇴하고 싶다. 네가 먼저 해 보고 어떤지 알려줘.” 음? 그게 끝이야? 궁금한 건 없어? 질문을 안 하니 덧붙일 게 없었다. 친구들은 내 .. 2022. 1. 27. 03. 타이포그래피 포스터 타이포그래피 포스터(Typography Poster) 포스터는 그래픽 디자인 역사 안에서 가장 전통적이며 직관적인 매체로서 대표성을 지닌다. 지나고 보니 초등학생 시절 불조심 포스터부터 군복무 시절 국방용 포스터까지 디자인을 하지 않던 때에도 포스터를 만들었던 기억이다. 전시나 행사 등 홍보용 작업에서 포스터는 가장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항목이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일 역시 포스터로 대변되는 메인 이미지를 먼저 확정하고 나머지 응용 작업들을 이어 나간다. 홍보를 비롯한 상업적인 목적뿐 아니라 단 한 장의 이미지만으로 디자이너 개인의 성향과 관점을 드러내기 적합한 이유로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전시나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도 많이 쓰인다. 그중 타이포그래피는 포스터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표현 요소로 특.. 2022. 1. 27. 05. ‘본다’는 것은 유일한 ‘Yes’다. 장거리 버스의 뱃속에 짐들이 차곡차곡 실린다. 그러나 이츠카는 자신들의 차례가 되자 짐을 맡기길 거부했다. 다른 승객들의 짐에 비해 자신들의 짐은 훨씬 작기도 했고 이것저것 중요한 물건이 들어 있어서 손닿지 않는 곳에 놔두고 싶지 않았다. 수염을 기른 중년 직원이 목을 살짝 움츠리더니, 그럼 그냥 타라고 말하는 듯이 엄지로 어깨 뒤를 가리킨다. 30번 게이트는 지하 2층으로 밤처럼 형광등이 적막하게 비추고 있다. 바깥의 맑은 하늘이 거짓인 양. “먼지 냄새 나.” 차에 오르면서 레이나가 말한다. “그보단, 디젤 엔진 냄새 같은 걸.” 이츠카가 대답했다. 냄새는 코라기보다 입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차 안 전체가 보이는 자리여야 안심이 될 것 같아서 맨 뒷자리에 나란히 앉는다. 저마다 배낭을 무릎 .. 2022. 1. 27. 05. 가장 역동적이고 혁명적인 디지털 경제 경제학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학문으로 역사도 오래되었거니와 관점이 다양하고 유명한 인물도 셀 수 없이 많다. 경제학은 물질이 원료가 되는 상품을 연구하고 생산과 유통, 소비를 다룬다. 물질 상품은 의식주를 비롯한 일상생활의 기본적인 니즈를 충족시킨다. 이 책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수요와 상품을 거래하는 시장, 화폐, 이를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인 재산권, 법률 등과 경제 질서를 전 통 경제학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 경제학에서는 새로운 상품이 등 장하기 시작했다. 게임, 숏폼 동영상, 영화 등 디지털 제품들이 그것이다. 게임을 하다가 게임 속에서만 필요한 ‘아이템’, ‘스킨’ 등의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디지털 기술을 빌려 만든 제품을 디지털 제품이라고 한다. .. 2022. 1. 27. 이전 1 ··· 49 50 51 52 53 54 55 ··· 6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