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시·에세이205

00. <바람이 되어서라도 한 번만> 연재 예고 엄마의 몸이 한 줌의 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 버린 지 4년, 혼자 억누르던 이야기들을 세상으로 날려 보낸다 프롤로그 새가 노래한다 편안하다. 가슴 깊이 숨겨두었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혼자 오십 년을 넘게 그것들을 꼼짝 못하게 억누르고 있었다. 스멀스멀 고개를 들기라도 하는 날이면 왈칵 쏟아지는 눈물에 풀이 꺾여 다시 숨어버린 이야기들. 이제 가볍고 아름다운 날개를 달아 밝은 세상으로 날려 보내려 한다. 언제나처럼 따라다니던 엄마의 삶 그리고 그 일부가 되어버린 내 삶. 영원히 내 곁에 있을 것 같던 엄마가 아주 먼 길을 떠나고, 이젠 가끔 이기적인 삶을 살아가려 한다. 내 어깨를 두 팔로 살포시 보듬고 조용히 속삭여준다. 수고했다고, 이제 다 지난 .. 2022. 7. 13.
06. 홀아비 (마지막 회) 회사엘 다니던 당신은 일요일에도 출근을 해야 했지. 딸이 아주 어렸던 시절. 나는 일요일이면 딸을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지. 아동극을 보러 간다거나 한강 고수부지로 나들이를 간다거나 그냥 백화점 구경을 가기도 했지. 좀 더 큰 후에는 서점엘 데리고 나갔다가 퇴근하는 당신을 만나 함께 저녁을 먹기도 하고. 일요일마다 혼자 딸을 데리고 나가는 나를 보며 아파트 주민들은 홀아비인 줄 착각을 했고, 너무 젊어서 홀아비가 된 나를 불쌍히 생각한다는 얘길 전해 듣고 우린 한참을 웃었지. 20년도 넘은 세월이 지난 후, 어느 날 당신은 떠나고 난 진짜 홀아비가 되었어. 매주 어린 딸과 함께 나가던 그땐 내가 그의 손을 잡았지만, 이젠 가끔 딸이 내 팔짱을 끼기도 하지. 양 갈래로 곱게 머리를 땋은 딸이 아니고 이젠 서.. 2022. 6. 18.
05. 연골 나이가 들면서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져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뜨끔거리는 무릎으로 지하철 계단을 오르내리며 문득 당신을 생각했다. 손가락을 접고 펴고 손을 흔들고 걷고 뛰고 앉고 일어서고 고개를 흔들고 고개를 저을 수 있는 것까지 모두 관절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 관절들은 연골이 있어야만 삐걱거리지 않는다. 연골이 있어야만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는 퇴행성 관절염, 우린 그것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지만 일상의 모든 관절이 갑자기 삐걱거리고 아프게 되어 버린 당신과의 이별. 이제는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가 맞부딪치는 시간, 윤활유가 다 닳아버린 엔진 같은 그 시간을 지나고 있다. 일상의 관절 사이 사이에 숨어 있던 당신이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린 후, 나.. 2022. 6. 17.
04. 가을이 되었네요 함께 나들이할 때면 당신보다 걸음이 빨라 항상 앞서가는 나를 두고 늘 타박했지요. 걸음걸이 하나 못 맞춘다고, 마누라하고 걸을 때면 좀 느긋하라고... 그럴 때면, 난 그래, 그래, 그래야지 하면서 살며시 손을 잡고 당신 걸음에 내 걸음을 맞춰보기도 했지만 또 걷다 보면 어느새 내 걸음은 빨라져 당신보다 앞서 있곤 했지요. 가끔 뒤를 돌아보면 앞서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저만치 느긋하게 걸어오는 당신이 거기 있었어요. 그렇게 느긋하게 내 뒷모습을 바라보며 걷던 당신, 그래서 늘 거기 있다고 생각했던 당신이 휭하니 앞서 가버린 후 늘 뒷모습만 보여주던 날들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걸음걸이 하나 못 맞추던 날들이 그렇게 후회될 수 없어요. 가을이 되었네요. 쨍한 가을 햇살 속, 저만치 앞서 걸어가는 당신.. 2022. 6. 16.
03. 쑥갓 점심으로 시킨 동태탕 위에 쑥갓 몇 잎이 얹혀 나왔네요. 쑥갓 향은 참 특이하지요.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그 쑥갓을, 쑥갓 향기를 오늘, 오랜만에 다시 만나네요. 우린 주말농장 텃밭 한편에 쑥갓도 길렀지요. 쑥갓만큼은 모종이 아니라 씨를 뿌리겠다고 고집하던 당신. 당신이 떠난 후, 나는 그 알량한 농사일도 그만두었어요. 따뜻한 봄 햇살 속에 씨를 뿌리던 당신 모습, 쑥쑥 자라는 채소들을 보며 ‘아이구, 고마워라’며 연신 감탄하던 당신의 목소리, 뜨거운 여름 햇살 속에서 김을 매고 있노라면 그늘에 앉아 ‘그만 하고 오라’며 흔들던 당신의 손짓, 그 모든 것이 사라져버린 그곳에서 나 혼자 덩그러니 채소를 가꾸는 일이 부질없어진 것이지요. 오늘은 당신과 마주한 일요일 저녁상이 아닌, 어느 식당에서 쑥갓 향을.. 2022. 6. 15.
02. 꾸역꾸역 김치냉장고 맨 아래 넣어두었던 마지막 김치 포기를 정리했습니다. 당신과 내가 농사지은 무와 배추로 담근 김치지요. 그러니까 벌써 두 해를 넘긴 김치네요. 당신이 담가놓은 김치가 늘 거기 있음에 안심이 되었기에 그냥 거기 두고 있었습니다. 그냥 거기 두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언제까지 거기 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마지막 남은 김치를 꺼내 찌개를 끓였습니다. 딸아이와 나는 저녁상을 차려 김치찌개를 가운데 두고 밥을 먹었습니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거기 둘 걸, 정리하지 말 걸, 자꾸만 후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곤 꾸역꾸역이라는 말이 어떤 모습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2022. 6. 14.
01. 흔적 아침이면 블라인드를 열며 창밖 대추나무에 와서 시끄럽게 구는 새들을 선한 눈으로 바라보는 당신이 거기 있습니다. 창밖을 내다보기 좋아하던 당신, 당신은 아직 그렇게 창가에 서서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접힌 책갈피로 혹은 낯익은 글씨로, 밤늦게 집에 들어오다 보면 술 취해 돌아오는 남편을 바라보는 애처로운 눈빛으로, 일요일 저녁 밥상에 앉아 함께 술잔을 나누다 보면 조금 말이 많아진 붉어진 얼굴로, 화초 위에 맺힌 물방울로, 성모자상 앞에 놓인 묵주로, 잘 닦인 싱크대의 반짝임으로, 아침이면 커피 내리는 소리나 그 향기로 신문 위에 놓인 붉은 테의 돋보기로, 때론 컴퓨터 자판 두드리는 소리로, 가을만 되면 이미 소파에 놓여있던 담요로, 당신은 늘 거기에 그렇게 있습니다. 2022. 6. 13.
00. <그녀를 그리다> 연재 예고 박상천 시집 우리 인생엔 어느 날 느닷없이 생각지도 못한 어둠 속에 버려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시인에겐 아내와의 사별이 그랬다. 급작스럽게 아내를 떠나보내고 시인은 ‘의미 없는 시간의 한구석’에 버려졌다고 느낀다. 아내의 부재는 모든 곳에서 왔다. 겨울이 깊어져도 바뀔 줄 모르는 여름 이불로, 단추가 떨어진 와이셔츠 소매로, 김치 얼룩이 지워지지 않는 도마로, 커피 머신으로 양치 컵으로 쑥갓으로, 아내는 ‘없음’의 모습으로 시인의 곁에 내내 머문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기 위해 시인은 삶 곳곳에 남아 있는 아내의 흔적들에 관한 시를 쓰기 시작했다. 아내에 대한 시를 쓰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안정시켰기 때문이다. 늘 있지만 늘 없는 아내를 생각하며 시를 쓰다가 시인은 아내의 웃음만이 아니라 도란거리는.. 2022. 6. 10.
04. 스파이더맨의 비애 아침에 일어나니 작은 아이가 큰아이 방에서 함께 자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물었다. 엄마 : 진아, 자다가 무서운 꿈 꿨니? 그래서 형 방에서 잤어? 진 : 엄마, 어제 진짜 무서웠어. 내가 스파이더맨이 된 거야. 엄마 : 스파이더맨? 진 : 어. 근데 엄청 높은 빌딩에서 형한테 뛰어내리라고 했거든. 내가 잡아 준다고. 엄마 : 그래서? 진 : 형을 놓쳤는데, 죽은 거야. 얼마나 무섭고 놀랐는지 몰라. 자다가 깨서 형 방에 갔잖아. 엄마 : (웃으며) 그래. 괜찮아. 개꿈이네. 두 아이가 학교에 갔다 오더니 학원 갈 준비를 한다. 큰아이가 큰소리로 나를 불렀다. 엄마 : 어. 왜? 형 : 엄마, 진이가 나한테 새 자전거를 준대. 엄마 : 진짜? 형 : 엉. 영원히 가지래. 어제 살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2022. 5. 30.
03. 작심 1일 중간시험을 끝낸 일주일 뒤 작은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 : 진아, 이번 시험에서 반 이상 맞은 과목은 잘했는데 예고에 가려면 내신 성적이 최소 70점 정도 돼야 해. 진 : ……. 아이는 공부에 취미가 없다. 없어도 너무 없어서 걱정스럽다. 기획사 연습생으로 가겠다는 걸 겨우 말려서 예고 진학으로 합의점을 찾았다. 엄마 : 예고 경쟁자가 많은데, 1차에서 성적으로 떨어지면 정말 억울하잖아. 진 : 이번엔 시험 준비 기간이 짧았어. 다음 기말시험 땐 한 달 전에 공부할 거야. 엄마 : 그럼 게임을 줄여야 공부에 집중할 수가 있잖아. 매일 게임 생각만 하다가 뇌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지. 하루에 게임하는 시간이 너무 많잖아. 진 : 어떡하지……. 아이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진 : 엄마, 피파게임을 싹.. 2022. 5. 29.
02. 위로 진이만 보면 남편이 물어본다. “공부도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거야?”로 시작해서 “네가 정말 한심하다. 공부를 해보기나 했냐?”는 말로 끝난다. 오늘도 2시간을 실컷 닦달당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몇 시간 후. 핸드폰을 들고 게임을 하는 아이에게 말했다. 엄마 : 진아, 네가 힘들고 외로울 때 엄마가 항상 옆에 있을 거야. 진 : 항상? 엄마 : 응. 진 : 옆에만 있으면 뭐 해? 엄마 : 엄마가 너 대신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왜냐하면, 결국은 네가 헤쳐나갈 길이니까. 진 : ……. 엄마 : 계속 옆에 있어 줄게. 진 : (핸드폰만 보는) ……. 엄마 : 응? 진 : 알았어. 아이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다시 게임을 한다. 나도 빨래를 마저 갠다. 우리 사이에 침묵이 있지만 우린 안.. 2022. 5. 27.
01.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아이 두 아들과 남편. 공부를 잘하는 큰아이와 공부를 못하는 작은 아이, ‘공부 못하는 것은 일부러 안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남편, 저녁 식사 시간에 남편이 작은 아이를 놀렸다. 아빠 : 넌 공부도 못하고 이담에 커서 뭐 먹고살 거야? 진 : (고개를 숙이며) ……. 아빠 : 먹는 것만 욕심내지 말고 공부 욕심도 좀 내봐. 진 : (표정이 굳은 채) ……. 아빠 : (실실 웃으며) 자다가도 먹는 거라면 벌떡 일어나잖아. 진 : ……. 계속 밥만 먹는 작은 아이. 아이의 고개가 점점 더 내려가는데 보다 못한 내가 한마디 던진다. 엄마 : (웃으며) 괜찮아. 진이는 공부 빼고 다 잘해. 어이없이 쳐다보던 남편, 날 빤히 보더니 그냥 웃는다. 그날부터 작은 아이는 아빠의 구박에도 씩씩해졌다. 공부 얘기만 나오.. 2022. 5. 26.
00. <스파이더맨의 비애> 연재 예고 남다르게 평범한 여성의 가족과 책과 인생 책을 여는 말 아이들을 키우면서 마주이야기를 썼다. 어디 풀 곳도 없고 키우는 일은 만만치 않아서 엄마인 나를 늘 좌절하게 했다. 육아는 오롯이 혼자만의 몫이었고, 모순투성이 엄마는 항상 흔들리고 약해지고 답답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행복과 기쁨에 1순위를 두었던 것은 지금까지 했던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이제 20대를 살고 있는 아이들은 최소한 ‘자기 행복에 대해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 덕분에 엄마인 나는 조금 마음을 놓아 본다. 자기 행복을 아는 사람이 남의 행복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면 따뜻한 사회 일원이 되리라 생각한다. 요즈음은 ‘혼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혼자 하는 말도 점점 늘겠지,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잘 노는.. 2022. 5. 25.
05. 인정의 기준을 달리했다. (마지막 회) 어린 시절에는 세상의 기준이 나였다. 유치원에서 내 그림 칭찬이 쏟아졌다. 선생님은 휘황찬란한 언어로 부모님께 그림을 설명했다. 초등학교 때는 그림과 만들기로 상을 자주 받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그림의 의미가 옅어졌다. 입시 미술을 준비하면서 그림에 등급이 생겼다. 타인의 기준에 의해 줄 세우기식 그림이 되었다. 인정의 기준이 내가 아닌 남으로 옮겨갔다. 대학시절에도 인정을 주는 대상이 타인이었기에 그림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 그림을 다시 그리면서부터 인정의 기준이 달라졌다. 내가 나를 인정하면 만족했다. 나를 인정하자 마음이 편해졌고 가족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내 그림을 아껴주는 사람들이 생겼고 외주 일이 들어왔다. 남이 주는 좋아함과 외주 일은 내 인생의 작은 이벤트였다. 하지만 그것은 .. 2022. 5. 9.
04. 우리에게 필요한 거리 SNS에 인간관계의 어려움에 관한 글을 올리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인간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전화벨이 울렸다. 친구였다. “수진아, 진희한테 무슨 일 생겼어?” 처음 듣는 소식이었다. 사실 나는 친구들로부터 전화가 오면 반갑게 통화하더라도 전화를 먼저 걸지 않았다. 친구는 진희가 요즘 자신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운한 점이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친구가 모르는 사건을 내가 헤아려 알 수는 없었다. 차분히 둘 사이에 오간 이야기를 들었다. 답답해하는 친구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진희는 마음이 공허하고 인정욕구가 높은 아이였다. 공허함을 타인이 주는 인정으로 채웠다. 어린 시절에는 진희의 환경을 알기에 공감했고 배려했다... 2022. 5. 8.
03. 내 그림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골방에서 혼자만 보던 그림이었다. 혼자만의 만족으로 끝나는 그림이었기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용기를 내어 SNS에 그림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휴대전화 화면 속에서 만난 그림은 2센티미터에 불과했다. 실제 그림보다 작은 크기인 그림은 자연스럽게 멀리서 바라보는 효과를 경험하게 했다. 의도하지 않게 원근법이 적용되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발견하지 못한 어수룩함과 어색함이 보였다. 수정과 보완을 통해 완성에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원근법은 그림을 볼 때 ‘멀다’, ‘가깝다’와 같이 거리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림과 ‘가깝다’라는 기준은 손을 뻗지 않아도 닿는 거리다. 그렇다면 ‘멀다’라는 기준은 무엇일까? ‘멀다’는 그림의 크기와 작가의 의도에 따라 달라진다. 그림의 크기가 커질수록 .. 2022. 5. 6.
02. 삶에도 명도가 필요하다. 그림과 인생 모두 명도가 중요하다. 명도는 색의 세 가지 요소 중 하나로, 색의 밝고 어두운 정도를 뜻한다. 명도가 낮으면 어둡고 명도가 높으면 밝다. 빛은 명도에 영향을 준다. 명도가 높고 낮음의 격차가 클수록 그림의 대비가 강하고, 대비가 강할수록 이미지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림뿐 아니라 인생의 대비도 강한 인상을 준다. 인생의 불운과 행운의 격차가 클수록 다른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크다. 남의 불운을 통해 내 고통은 그보다 덜하다는 것을 깨닫고, 깨달음은 위안과 동시에 좀 더 견디는 힘을 준다. 다른 사람의 행운에서 희망과 막연한 기대감을 품기도 한다. 인생의 대비뿐 아니라 자연의 밝고 어두운 차이는 감성과 이성에 영향을 준다. 어릴 때는 밝은 햇살과 푸른 하늘을 보며 상쾌함, 열정, 설.. 2022. 5. 4.
01. 생각의 결 생각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기쁘다. 나이가 어리고 많음은 중요하지 않다. 나이가 많아도 아이 같은 사람이 있고, 나이가 어려도 생각이 깊은 사람도 있다. 생각의 결이 맞는 사람들에게서 안정감을 얻고, 그들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다. 성장한 생각은 삶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게 도와준다. 생각의 결이 비슷하다는 것은 자신에게 맞는 수채화 종이를 찾는 것과 같다. 수채화 종이는 표면의 질감이 거친 정도와 물을 머금는 시간에 따라 황목, 중목, 세목으로 나뉜다. 황목은 표면의 돌기가 가장 많다. 물을 머금은 붓으로 그리면 종이의 움푹 팬 부분에 물감이 고여 돌기들이 알갱이처럼 두드러진다. 물이 거의 없는 붓으로 그리면 돌기 부분에 물감이 채색되어 거친 질감을 .. 2022. 5. 3.
10. 지금 이 순간을 사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회) 지금 이 순간을 사시기 바랍니다. 지나간 어제를 후회하다보면 오늘이라는 귀중한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갈 것입니다. 어제로 인해 오늘이 낭비되지 않게 해주세요. 지금 눈앞에 있는 일에 전념할 때 함께하는 그 사람의 말을 깊이 경청할 때 현재를 최대한 누리고 느끼게 됩니다. 더 애쓰고, 더 마음을 내어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2022. 5. 3.
10.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신비한 정리정돈의 비밀? (마지막 회) 연식이위기(埏埴以爲器) 당기무(當其無) 유기지용(有器之用)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릇 안이 비어 있어서 그릇의 쓸모가 있다. 고유지이위리(故有之以爲利) 무지이위용(無之以爲用) 그런 고로 있음의 가치는 비어 있는 여백에서 나온다. _《도덕경》 11장 무용(無用) ‘캠릿브지대학의 연결구과에 따르면, 한 단어 안에서 글자가 어떤 순서로 배되열어 있는가 하것는은 중요하지 않고, 첫째번와 마지막 글자가 올바른 위치에 있것는이 중하요다고 한다. 나머지 글들자은 완전히 엉진망창의 순서로 되어 있지을라도 당신은 아무 문없제이 이것을 읽을 수 있다. 왜하냐면 인간의 두뇌는 모든 글자를 하나하나 읽것는이 아니라 단어 하나를 전체로 인하식기 때이문다.’ 방금 읽은 글을 한 구절, 한 구절 천천히 또박또박 다시 읽어.. 2022. 5. 2.
00.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연재 예고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여백을 담는 일상의 빛깔 나는 수채화를 그리는 사람이다 《깊은 밤을 건너온 너에게》 누군가가 ‘수많은’의 기준을 물었다. 나는 모른다. 각자의 삶이 다르듯 ‘수많은’의 조건과 기준은 다르다. 연습을 통해 적당한 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말의 의미를 깨달을 것이다. 평범한 삶이 어렵듯 적당한 농도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다. 농도를 조절하는 연습을 거치다 보면 투명성을 확보하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은 그림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채화를 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 자신만의 ‘농도’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 농도를 사계절로 나누어 풀어놓는다. 봄에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열정과 생각이 가득하고, 여름에는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할 수.. 2022. 5. 2.
09. 오늘의 생각과 행동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과거의 생각과 행동이 오늘의 나를 만들고 오늘의 생각과 행동이 내일의 나를 만듭니다. 후회로 여겨지는 과거가 있다면, 인정하고 받아들이세요. 앞으로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지난날의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남을 탓하고 불평한다면 남는 것은 만족할 수 없는 현재의 삶입니다. 미래를 바꿀 힘은 지금 이 순간에 있습니다. 5년 뒤, 10년 뒤의 나에게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습니까? 충만한 미래를 살아갈 권리를 포기하지 마세요. 현재는 과거의 부족을 만족으로 바꿀 수 있고 만족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지금을 소중하게 여기시기 바랍니다. 2022. 5. 2.
09. '포옹' 때로는 생명을 구한다? 아래의 두 사진은 인큐베이터 한 대 속에 함께 있는 두 신생아의 사진입니다. 한 아이가 팔로 다른 아이를 감싸고 있는 모습인데, 사람들은 저 사진에 “생명을 구하는 포옹(The Rescuing Hug)”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두 아기의 이름은 ‘카이리’와 ‘브리엘’. 미국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메모리얼 병원에서 출생예정일보다 석 달이나 빠른 칠삭둥이로 세상에 태어난 쌍둥이 자매입니다. 체중이 1kg도 채 안 되는 조산아로 태어난 두 자매는 각각 다른 인큐베이터에 넣어졌습니다(신생아 표준체중은 약 3.4kg). 설상가상으로 동생이었던 브리엘은 심장에 이상을 갖고 태어났고, 의사들은 브리엘이 곧 죽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예상대로 언니는 비교적 잘 자랐지만, 동생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출생 .. 2022. 5. 1.
08. 침묵의 힘은 위대합니다. 침묵의 힘은 위대합니다. 내 마음에 치유의 공간을 만들고, 그곳에서 머물 힘은 오직 침묵에 있습니다. 침묵 속에 머물고 있을 때 고요함의 지혜가 떠오릅니다. 지혜는 삶의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지혜의 힘으로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습니다. 침묵의 위대한 힘은 겉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침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으로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기도 합니다. 쉼 없이 계속 말을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말하면서도 내면에서는 고요한 지혜로 침묵을 지킵니다. 필요 없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한 마디의 울림이 감동을 줍니다. 2022. 5. 1.
08. 칭찬에도 방법이 있다? 칭찬의 기술 10가지 아가야 네가 불쌍해서가 아니고 네가 이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에 너는 지금 도움이 필요한 거야. _한 난민 아이에게, 안젤리나 졸리 고래도 춤추게 하는 칭찬은 대화를 부드럽게 하고 화해(和解)를 이루게 하는 최고의 윤활유입니다. 칭찬에 대한 10가지 노하우입니다. 1. 소유물이 아닌 재능을 칭찬하라. ‘넥타이가 참 멋지네요’ Vs ‘역시 패션 감각이 탁월하시네요’ 사람은 그의 소유물이 아니라 그 자신이 인정받기를 바랍니다. 그 순간 둔재도 천재가 됩니다. 2. 결과보다 과정을 칭찬하라. ‘일 등 했다면서요’ Vs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습니까! 참 대단합니다!’ ‘올라온 높이’보다 ‘헤쳐 나온 깊이’를 바라보고 그 가치를 높여주는 칭찬입니다. 3. 타고난 재능보다 의지를 칭찬하라. ‘머리 하나는 타고 났.. 2022. 4. 30.
07. 배움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배움에 늦은 때는 없습니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바로 배움의 때입니다.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닙니다. 잘 모르면서 아는 줄 아는 것이 부끄러운 일입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정으로 아는 것입니다. 자신의 무지를 아는 사람은 모르면서도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더 나은 법입니다. 잘 모르고 부족하고 서툴러도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는 사람은 발전이 있습니다. 자신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퇴행의 길을 걷게 됩니다. 언제 어디에서든 인간은 배울 수 있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배우려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오늘 배운 작은 것 하나가 쌓이고 쌓여서 지식 창고가 풍성해질 것입니다. 2022. 4. 30.
07. 모든 갈등을 해결하는 'I message 대화법'? 말의 힘은 죽은 이를 무덤에서 불러낼 수도 있고 산 자를 땅에 묻을 수도 있고, 소인을 거인으로 만들 수도 있고 거인을 완전히 망가뜨려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_하인리히 하이네 시댁에 와서 분주한 명절 준비 중에 TV만 보면서 빈둥대는 남편에게 부인이 말합니다. “당신은 왜 그렇게 이기적이에요?” “여보! 운전해 오느라 힘들었겠지만, 나를 조금만 도와주면 좋겠어요!” 두 개의 말 중에서 과연 어느 쪽이 남편을 움직이게 할까요? 상대를 비난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I message 대화법’입니다. ‘I message 대화법’으로 모든 갈등의 경우에 화해(和解)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다음 사례에서와 같은 다섯 단계만 기억하면 ‘I message 대화법’은 자연스럽게 가능합니다. 수.. 2022. 4. 29.
06.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며 존중해야 합니다. 사랑은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행복하면서도 불행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만큼 상대가 나를 사랑할 때는 행복하지만 기대한 만큼 상대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는 불행합니다. 내가 원하는 모습만을 상대에게 강요하면 관계는 훼손됩니다. 고정된 무엇에 집착하는 마음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에게 무리한 변화를 요구하고, 고정된 틀에 넣으려 한다면 두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할 공간은 줄어들게 됩니다.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며 존중해야 합니다. 소유한 물건처럼 함부로 대하면 관계는 지속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내 거친 처사로 인해 상처를 받으면 그 여파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할 것이 아니라면 상대를 존중하며, 그의 삶에 멋진 조연이.. 2022. 4. 29.
06. 중국 춘추시대 초(楚) 장왕의 연회장에서 왕의 여인을 희롱한 사건? “남의 잘못을 탓하지 말라! 남의 단점을 보지도 말라. 나의 단점을 변호하지 말라! 나의 단점을 고치기에 힘쓰라!” 경남 양산에 있는 사찰인 통도사(通度寺) 경내의 오래된 기둥 곳곳에 붙어 있는 검은 나무판에 쓰인 경구 중 하나입니다. 남을 책망하고 탓하기는 쉬우나 자신의 잘못을 아는 것이 어렵고, 어렵게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어도 자신을 합리화하는 변명을 하기 쉬우니 자신의 잘못을 고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살피고 깨우쳐서 고쳐가는 습관이 스스로를 성장하게 합니다. 중국 춘추시대 초(楚) 장왕의 일화에서 기인한 ‘절영지회(絶纓之會)’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왕이 나라의 큰 난을 평정한 후 공을 세운 신하들을 치하하기 위해 연회를 베풀었습니다. 신하들을 아끼던 장왕은 자신의 후궁들에게 이.. 2022. 4. 28.
05. 사랑은 사람을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끕니다. 사랑에는 성장, 관계, 생존 등 모든 욕구와 에너지가 들어 있습니다. 자녀에게 무한한 사랑을 줄 때, 부모의 사랑은 더욱 깊어집니다. 연인 관계에서 나타나는 사랑도 서로를 성장시킵니다. 사랑만큼 자신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도 없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자기 결점이나 부족함을 숨기려 하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상처 주지 않기 위함입니다. 상대방이 내 결점을 알아차리기 전에 먼저 고치려고 하지요. 이 과정에서 우리는 더 훌륭하고,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누구나 가진 ‘사랑’이라는 감정과 욕구야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고, 나를 나답게 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그 사람의 아름답고, 고귀한 것을 찾아내고 주시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사람을 더 높은 차.. 2022. 4. 28.
반응형